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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그레이엄의 충고, 지금 되새겨보면

기사등록 : 2009-05-27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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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우동환 기자] 현명한 투자자는 감정에 치우쳐서는 안된다고들 한다. 하지만 이런 경구는 60년전 오늘날 증시 투자 기법의 토대를 닦은 저 유명한 '벤자민 그레이엄(Benjamin Graham)'의 견해를 빌리자면 정답이 아니다.

최근 연일 계속되는 미국 증시의 랠리에 대해 많은 투자자들이 안도감과 행복감을 느끼고 있지만, '현명한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한번쯤 이같은 장세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5일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현명한투자자(THE INTELLIGENT INVESTOR)' 란을 맡고 있는 제이슨 츠웨이그(Jason Zweig)는 최근 증시의 랠리와 관련해 60년전 자신의 칼럼 제목을 따론 '마스터 그레이엄'의 저서 ≪현명한 투자자≫의 조언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칼럼니스트는 최근 미국 증시 상황은 "최악의 상황이 끝났다"는 안도감이 만연하는 등 과거 그레이엄 생존 당시의 우려할 만한 상황과 마찬가지로 전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일대의 로버트 실러 교수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최근 S&P 500 지수의 주당 수익률은 지난 3월 이후 13.1배에서 15.5배로 급증하며 25년래 최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따라서 투자자들은 이같은 상황을 마냥 즐기기 이전에 한번쯤 우려의 시각을 던질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그레이엄은 무엇보다 투자자가 시장의 분위기에 휩쓸리는 것을 경계했으며, 그의 자서전에서 밝혔듯이 시장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것은 자신의 '천성'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자신은 문학과 수학, 철학에 몰두했기 때문에 시장을 단기 투자의 관점에서 벗어나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츠웨이그 칼럼니스트는 이 같은 점 때문에 그레이엄이 다른 투자자들이 랠리에 열광할 때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할 수 있었으며 또 폭락장에서도 희망을 찾아내는 능력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그레이엄은 1945년 후반 주식시장이 36%나 급등했을 당시 이에 대해 우려감을 표명한 바 있다. 그 다음 해 주식시장은 8% 하락했다. 1958년~59년 증시가 급등하였을 때도 비관론을 제기하자 다음 해 증시가 조정받았고, 1971년에는 수십년 만에 최악의 약세장이 오기 직전 경고를 내놓기도 했다.

한편 1974년 주식시장이 수년간 약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경고할 때 그레이엄은 이것이 악재가 아니라 호재라고 투자자들을 격려했다. 오랜 약세장이 대단히 큰 투자 기회를 열어 줄 것이니 상심하지 말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주식시장에서 장기 보유 전략은 죽었다는 얘기가 나오곤 한다. 정액정기매입 등 주식의 장기 보유는 어리석은 짓이며 이같은 투자 트렌드는 이미 끝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그래이험이 1962년 지적한 바에 따르면 반드시 그런것 만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그레이엄은 매입단가평준화(dollar-cost averaging)와 같은 장기 투자전략은 모든 시장 환경을 꼼꼼히 점검하고 과감한 결정이 뒷받침된다면 시점과 관계없이 결과적으로 보상을 받게 될 것이라고 썼다.

다만 이같은 장기 투자자들은 시장의 극단적인 순환에도 일비일희 하지 않을 만큼, 일반 투자자들과은 다른 성격이 필요하다는 전제가 필요하다면서 "나 같은 경우는 그러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런 주장은 어느 누구도 시장의 군중 심리에 휩쓸리지 않을 수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소수의 투자자들만이 그럴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따라서 그레이엄이 60년 전에 주장한 '현명한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 '굳건한 성품'을 갈고 닦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츠웨이그는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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