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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놈' 무학의 서울 습격사건, 결말은?

기사등록 : 2015-07-02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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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학, '컬러시리즈' 日 생산량 100만병까지 확대 계획

[뉴스핌=박민선 기자] '서울 깍쟁이'들이 '촌놈' 무학의 매력에 푹 빠졌다.

막대한 자금력과 풍부한 공급력을 앞세운 무학은 철옹성 같던 수도권을 순식간에 뚫으면서 이제는 편의점 냉장고까지 접수했다. 소주에도 '골라먹는 재미'를 안긴 무학의 서울 상경 스토리는 회식자리에서도 흥미로운 안주거리로 오르내린다.

롯데칠성이 '순하리'로 선점한 과일소주 시장에, 그것도 롯데칠성의 '안방'격인 수도권에서 무학의 '좋은데이'가 이같은 호평을 받는 것은 예사롭지 않은 변화다. 게다가 누구도 롯데칠성과 무학의 뜨거운 한판 승부의 결말에 대한 예단을 꺼려하고 있다. 뒤집어 말하면 그만큼 무학의 수도권 급습사건이 심상치 않다는 얘기다.

◆ 자금력과 공급망 등에 업고 수도권 급습…성장력 유효

무학은 지난 5월 11일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를 출시하고 한달만에 1000만병 넘게 판매했다. 한발 앞서 출시한 롯데칠성 '순하리'보다 2배 빠른 속도다.

무학의 수도권 진출이 과거 사례와 달리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무학은 막대한 자금력(1분기말 기준 현금성 자산 2899억원)과 선제적으로 확보한 소주 공급력을 바탕으로 영업조직까지 확실히 갖추고 공략에 나섰다는 점에서 수도권 소주 시장의 경쟁 구도를 변화시킬 것이라는 주장은 더욱 힘을 받는다.

교보증권 서영화 애널리스트는 "무학의 수도권 진출은 과거 지방 소주 회사들의 수도권 공략과 차원이 다르다"며 "'순하리' 열풍에 빠르게 대응하면서 수도권에서 '좋은데이' 인지도를 빠르게 높여나가고 있고 무학의 주력 제품이 16.9도 소주로 '저도화'라는 현재 트랜드에 부합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롯데칠성 '순하리' 열풍의 최대 수혜는 롯데칠성이 아닌 무학이 될 수도 있다"며 "순하리가 만든 과실주 열풍은 다양한 맛을 갖춘 좋은데이 컬러시리즈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하면서 '좋은데이' 브랜드 자체의 홍보효과를 가져다줬다"고 분석했다.

무학이 수도권 진출을 위한 1차 관문이라 할 수 있는 주류 도매상 진입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점 등을 비춰보더라도 올해가 수도권 점유율 확대의 원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신한금융투자 홍세종 애널리스트도 "무학이 수도권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은 '순하리' 출시 한달 반만에 빠르게 반격한 것이 유효했고 창원 2공장을 통해 공급 라인을 보완한 것도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다"며 "과일소주 시장 성장에 따른 소주 매출이 분기마다 7~8% 가량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학 관계자에 따르면 컬리시리즈의 일평균 생산량은 현재 60만병에서 연내 최대 90만~100만병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수도권 진출 초기보다 거래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지금은 공급량이 부족한 수준"이라며 "창원2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컬러시리즈에 대한 생산량을 꾸준히 늘려갈 것"이라고 전했다.

◆ 많이 '오른' 주가, 많이 '오를' 주가?

연초 이후 무학의 주가(1일 종가 기준) 상승률은 73%에 육박한다. 특히 '좋은데이' 출시 전후인 4월 말을 기점으로 상승 속도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무학 지분 11.76%를 보유 중인 KB자산운용은 이같은 급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최웅필 KB자산운용 밸류운용본부 상무는 부산을 점령하면서 성장성을 입증하며 1단계 성장을 거둔 무학이 경상도 지역에서 독점적인 시장 지위를 바탕으로 안정적 현금 흐름을 확보하고 수도권 진출까지 성공하면서 2단계로 접어든 성장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무엇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된 소비자들의 강한 수요는 철벽같던 수도권 진입을 수월하게 해 준 막강 무기이자 앞으로의 성장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최 상무는 "서울에서 무학 칵테일 소주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며 "맥주와 소주 사업부문이 있는 롯데칠성보다 저도주 시장의 영역 확장이 회사 실적에 기여하는 정도는 무학이 훨씬 더 높다"고 했다. "롯데칠성 '순하리'가 만들어 놓은 판에 숟가락을 얹은 무학이 되레 점유율에서 크게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최 상무는 "음식료 업체의 주가수익배율(PER)이 20배 정도라는 점, 그리고 수도권 공략을 통해 점유율을 2배 가량 높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지금도 싸다"며 "내년초 정도면 수도권에서 자리잡는 모습이 확인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맛'과 '향' 담은 저도주, 관건은 지속 여부

한편 무학의 장기 성장성을 전망하는 데 있어 주요 포인트 중 하나는 저도주 시장의 지속성 여부다. 과일소주를 찾는 소비층이 기존과 다른 새로운 범주에 속해 있다는 점에 비춰본다면 일정 수준의 시장을 확보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홍세종 애널리스트는 "청하 등 13도군의 주류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5% 수준에 불과하다"며 "기존에 소주를 마시지 않던 소비층이 선호하는 제품들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소주 시장은 그대로 연간 4~5% 수준의 성장을 이어가겠지만 칵테일 소주 시장은 이전에 없던 수요층이 개발됐다는 점에서 고객들의 충성도가 담보될 수 있다는 데 무게를 실었다.

반면 서영화 애널리스트는 "일정 부분의 포지션은 가져 가겠지만 현재와 같은 '열풍'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2009~2011년 불었던 '막걸리 열풍'을 비롯해 복분자, 보드카 등은 당시 판매량이 폭증하며 주류 시장의 바람을 일으켰지만 현재 기준 모두가 정점을 찍고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서 애널리스트는 "이들 주류의 공통된 특징은 '맛'과 '향'이 나는 주류라는 것"이라며 "소비자들은 알코올 도수 10도 이상의 주류 소비시 '맛'과 '향'이 나는 주류를 지속적으로 선택하지는 않았다는 점에 비춰 리큐르 소주 역시 일정 규모는 확보하겠지만 열풍이 지속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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