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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그림자금융' 공포.. 양회 쟁점될까

기사등록 : 2016-03-0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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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MP, 위험자산 비중 높아…유동성 위기 우려

[뉴스핌=김성수 기자] 3일 정책 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를 시작으로 중국이 본격적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시즌에 돌입한 가운데 중국 내 그림자 금융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양회에서는 6.5%대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 확정 여부와 중국 경제의 신성장동력이 될 개혁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다만 중국에선 이전부터 '그림자 금융'으로 일컬어지는 부실채권 문제가 경제성장을 좀먹는 '썩은 부위'로 지목돼 왔다.

이러한 가운데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를 비롯한 해외 투자은행들이 최근 중국의 그림자 금융이 가진 위험성에 다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BAML는 지난달 2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 그림자 은행의 수신 기반(deposit base)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자산관리상품(WMP)이 유동성을 맞을 위험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WMP는 중국의 그림자 금융을 구성하는 대표 상품 중 하나다. 은행이 대출채권을 신탁회사에 넘기면 신탁회사는 이를 각종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상품인 WMP로 만들고, 은행은 이 WMP를 다시 받아 시중에 판매한다.

사실상 은행이 신탁회사에 돈을 빌려주는 것이지만, 은행의 재무제표에는 '대출'로 기록되지 않아 그림자 금융으로 분류된다.

중국 그림자금융과 하위 구성요소 추이 (2015년 9월 기준) <출처=인민은행(PBOC)>

◆ 중국 WMP 4362조원 중 1170조원이 '위험투자'

BAML에 따르면 은행들의 WMP 상품 관련 총 자산은 작년에 23조5000억위안(4362조원)으로 연간 기준 56% 급증했다. 직전월인 2014년에 WMP 상품 규모가 15조위안으로 47.25% 증가한 것보다 증가 속도가 가팔라진 것이다.

WMP의 최대 구매층은 고액자산가들로 조사됐다. 이들이 구매한 WMP 규모는 전체 구매 액수의 56.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관 투자자들과 은행간 거래의 비중도 각각 30.6%와 12.8%로 뒤를 이었다.

BAML은 이에 따라 중국 은행 시스템이 유동성 위기와 만기 리스크에 더 취약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만약 WMP를 구매한 고객들이 채무 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할 경우 그림자 금융 섹터 뿐 아니라 여기에 대출을 해준 은행권에도 유동성 위기가 빠르게 번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도 BAML은 현재 WMP 상품이 '예상 수익률' 정보를 담고 판매되고 있으나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수익률을 '약정(promise)'한 것으로 잘못 이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WMP에 포함된 자산들 중에도 위험 자산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세계적인 저금리 환경 속에서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고수익을 내는 위험 자산을 포트폴리오에 담아야 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12월 기준 WMP의 보유 자산 중에서 단기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 비중은 21.5%였고 회사채 등의 비중은 25.42%였다.

이 밖에 표준화되지 않은 채권 상품(non-standard debt instruments)도 15.73%를 차지했고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도 7.84%에 이르렀다. 뮤추얼펀드와 파생상품 등도 3.06%를 차지했다. 반면 상대적 안전자산인 국채의 비중은 4.07%에 그쳤다.

BAML는 "WMP 상품 중에서 주식과 비표준화된 채권 관련 상품이 총 자산의 26.63%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는 액수로는 6조3000억위안(1170조원 상당)에 이른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 머니마켓 상품도 신용상태가 긍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이를 감안하면 WMP 상품에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경우 금융섹터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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