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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이세돌 9단, "마지막까지 접전, 결과 아쉬워" (종합)

기사등록 : 2016-03-15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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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바둑에 열광..하사비스 "대국 결과 분석에 집중할 것"

[뉴스핌=이수경 기자]'계산'이 특기인 컴퓨터를 상대로 이세돌 9단은 '계산’으로 정면승부를 내던졌다. 구글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와 마지막 대결에서 이 9단은 경기 종반까지 엎치락 뒤치락하며 가슴을 졸이는 경기를 펼쳤지만 결국 알파고에 4승을 내주고 말았다. 

15일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국에서 이 9단이 경기 시작 5시간만에 돌을 던졌다. 280수 끝에 불계패로, 이 9단은 알파고를 상대로 4:1로 패했다. 

경기 종결 직후 김지명 캐스터는 "인간의 도전을 보여준 대국이 아닌가 싶다. 이 9단의 패착은 면밀히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며 "계산으로 컴퓨터를 이겨보겠다는 이 9단의 전략은 아쉽게도 실패로 끝이 났다"고 평가했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알파고가 초반이 실수는 했지만, 이를 극복하고 다시금 이 9단과 접전을 펼칠 수 있었다"며 "그만큼 흥미로운 대국이었다"고 밝혔다.  

이 9단은 "알파고가 상수(바둑 실력이 쎈 쪽)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며, 아직은 인간과 비등한 대결을 할 수 있다고 본다"며 "다만 경기 결과는 다소 아쉬웠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이 9단은 "3국 경기 종결 후 말한 것과 마찬가지고 제(이세돌)가 진 거지, 인간의 패배가 아니란 걸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 9단과 구글 측의 일문 일답. 

이세돌 9단(왼쪽)과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 마인드 공동창업자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마치고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대국에 대한 총평은? 

▲(이세돌 9단) 굉장히 아쉬웠다.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이번 경기는 초반에 아무래도 초반에 유리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럼에도 패했다는 것은 아쉽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많다. 격려해주신 많은 분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 드린다. 앞으로 더 발전한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크리스 갈록 영문 해설자) 이세돌 9단과 하사비스 CEO 등 모두 감사드린다. 상당히 오랫동안 기억할만한 기념비적인 대국이었다고 생각한다. 바둑에 대한 전례없는 관심에 깊은 감사드린다. 바둑과 바둑 애호가들에게 있어서 이번 대국 자체가 선물이었다. 가장 긴 역사를 가진 바둑이라는 게임에 있어서 새로운 장을 열어준 것에 대해 감사 드린다. 많은 사람들을 하나로 뭉치게 한 저력을 보여줬다. 전세계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하나로 뭉쳐서 서로를 돕고 우정과 선의로 도왔다. 이 바둑이 가진 아름다움을 표출했던 것 간다. 해설에 함께한 마이크 레드먼드 9단에게도 경외심을 표한다.  

▲(김성룡 9단) 1국 해설과 5국 해설을 맡았다. 마지막 대국때 많은 사람이 와서 놀랐다. 이세돌 9단은 4국과 다른 전략을 펼쳤다. 우리 예상을 빗나갔다. 컴퓨터가 가장 잘하는 계산으로 맞대응했다. 경기 자체는 좋았다. 이겼으면 더 좋았겠지만 아쉽다. 이세돌 9단은 참 대단한 사람이다.  

▲향후 오랫동안 회자될만한 수를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서양을 포함해 전세계적으로 바둑의 인기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아시아뿐만 아니라 서양에서도 이번 챌린지에 대한 기사가 많이 나왔다. 이를 바탕으로 해서 정말 가장 긴 역사를 가진 바둑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질 수 있었던 것에도 감사 드린다.  

- 대국에 대한 느낌은? 

▲(이 9단) 이번 대국은 원없이 마음껏 즐겼던 것 같다. 그렇지만 인간의 창의력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었다. 알파고가 두는 수법들을 보면서 기존에 알고 있었던 것들이 과연 '맞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앞으로 조금 더 연구를 해봐야 하는 부분이다.  

- 프로기사와 알파고가 차이가 있었는가? 

▲(이 9단) 일단 기본적으로 알파고는 사람이 아니다. 너무나 생경한 경험이었고 여기에 적응하느라 시간이 걸렸다.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끝없이 집중하는 모습에, 다시 붙어도 과연 이길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실력적인 부분보다는 심리적인 부분에서 인간이 알파고를 따라갈 수는 없을 것 같다.  

- 인공지능에 공포를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 인공지능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많은 지표들도 나온 상태다.  인공지능에 대해 자체 개설한 윤리위원회에서는 어떻게 대응하고자 하는가?

▲(하사비스 CEO) 아직은 인공지능이 초기 개발 단계라고 본다. 인공지능이 인류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구축해나갈 것이다. 아직 인공지능이 이런 능력을 보이지 못했지만, 점차 기술이 고도화되는 과정에 있다. 인공지능을 적용가능한 분야가 많다고 본다.

한편, 딥마인드가 구글에 인수될 때 우리팀이 구글에 제시한 조건 중 하나가 윤리위원회 설립이다. 향후 발생할 윤리적인 문제에 대해 같이 논의해보자는 것이다. 인공지능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발하려는 목적이 있다.

현재 학계와 다른 인공지능 회사들과 긴밀하게 연구하고 이와 관련된 내용을 공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알파고에 궁금하다면 네이처지에 공개된 논문을 보면 되고, 또 다른 버전의 알파고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개방적인 연구가 필요하며, 소수가 아니라 다수를 위해 인공지능이 개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알파고의 향후 단기, 중장기 계획은?  

▲(하사비스 CEO) 인공지능 관련 기술들이 사실 뛰어나지만, 아직 발전할 여지가 많다고 본다. 우선 일단은 저희가 이 대국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딱히 아직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구체적이지 않다. 앞서 언급했듯이 알파고를 발전시킬 수 있는 부분을 많이 파악했다. 우선 영국으로 돌아가 관찰한 것을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향후 개발 방향을 정할 것이다. 기술 공개 부분, 추가 대국 진행 부분 등 몇가지 안을 정해 공개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올바른 용도로 개발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나가겠다. 

 

 

[뉴스핌 Newspim] 이수경 기자 (sophi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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