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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vs전문건설사 하도급대금 직불제로 '2차대전'

기사등록 : 2016-04-1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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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직불제 폐지해야” vs 전문 “직불제 대환영”

[뉴스핌=김승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7일 공공발주에 대해 ‘하도급 대금 직불제’를 도입키로 결정하며 종합건설사와 전문건설사 사이에 ‘2차 대전’이 시작됐다.

원사업자인 종합건설사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고 하도급자인 전문건설사는 대환영의 뜻을 표명했다.

지난해 어정쩡하게 마무리 된 소규모 복합공사 범위 확대와 관련해 일어났던 종합건설사와 전문건설사 간 업역 분쟁이 다시 재현될 조짐이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종합건설사를 대변하는 대한건설협회와 전문건설사를 대변하는 전문건설협회는 지난 7일 하도급 대금 직불제에 대해 잇따라 공식 자료를 내며 각각 반대와 찬성의 뜻을 밝혔다.

하도급 대금 직불제는 공사‧장비‧임금‧자재 대금이 원사업자를 거치지 않고 공공발주자로부터 하도급 업체에게 직접 지급되는 제도다. 17개 광역지자체와 20개 공공기관이 합동으로 올해 총 16조원(지자체 5조3315억원, 공공기관 10조6154억 원) 규모의 공공발주 공사에 대해 하도급 대금을 직접 해당 업체에 지급한다.

이에 대해 대한건설협회는 전 세계 어느 곳도 국가가 직접 직불을 강제하는 곳은 없으며 현장 관리 효율성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처사라며 반발했다.

재무상황이 상대적으로 불안한 중소 전문건설사들이 직접 돈을 받은 후 근로자와 장비업자에게 임금을 지불하지 않고 잠적하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물어야 하냐며 공정위를 성토했다. 또 하도급 직불은 건설 관련 법체계에 반한다며 직불제를 폐지할 것을 강하게 주장했다.

건설협회 한 고위 관계자는 “관급공사를 수주한 종합건설사는 신용도가 매우 높거나 계약금이 일정 이하인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 대금지급보증서를 발급하지 않으면 처벌받으며 미지급대금은 건설공제조합 등이 보증을 선다”며 “또한 근로자, 장비업자 임금 체불은 실제 하도급업체가 하기 때문에 하도급 직불을 하려면 노임, 장비대금 직불제도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전문건설협회는 적극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하도급 대금 직불로 종합건설사의 대금 미지급·지연지급, 어음 및 대물변제 지급 등 불법하도급 대금 지급행위가 차단된다는 게 그 이유다.

또한 전문협은 원도급사 파산에 따른 하도급사 연쇄부도를 막고 하도급사가 고용하고 있는 근로자와 장비업자의 대금을 보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문건설협회 한 고위 관계자는 “관급공사도 대형종합사가 부도나면 대금을 미지급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처럼 을의 입장인 하도급업체 입장에서 보면 지급보증제라는 기존 제도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며 “장비, 노임대금 직불은 건설공사 특성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는 것으로 반대를 위한 반대”라고 말했다.

이 같은 종합업체와 전문업체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국토부가 입법예고했던 소규모 복합공사 범위 확대를 두고 양측은 격렬하게 다툰 바 있다.

소규모 복합공사는 2개 이상 전문공사로 구성된 공사다. 개정전 법에 따르면 3억원 이하 복합공사만 전문건설사가 직접 수주할 수 있다. 3억원을 넘는 공사는 종합건설사의 하청을 받아 공사를 해야 한다.

국토부는 ‘칸막이’를 트고 업역을 유연화해 건전한 경쟁체제를 구축하겠다며 이를 10억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담은 ‘건설산업기본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에 대해 대한건설협회는 개정안의 본질은 종합업계가 수주하던 공사물량을 빼앗아 전문업체에 주겠다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결국 국토부는 입법예고 기간을 6개월 이상 지난 후인 지난해 10월에서야 3억원을 4억원으로 ‘1억원’ 늘리고 올 상반기까지 7억원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것으로 '어정쩡하게' 봉합했다.

이 같은 종합업체와 전문업체의 반복되는 갈등은 먹거리가 줄어든 건설업계 간 ‘밥그릇 싸움’이라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서로 유리한 점만 부각시켜 여론을 형성해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며 “종합, 전문업체 간 반복되는 갈등은 주택시장이 반짝 살아났다 하지만 건설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서며 파이가 작아진 건설업계 내부의 밥그릇 싸움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승현 기자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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