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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한 배' 탄 현대중공업에 구조조정 압박

기사등록 : 2016-05-0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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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 2조6000억원대에, 정부도 구조조정 강화 요구

[뉴스핌=한기진 기자]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을 지난 달 28일 직접 만나, 구조조정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종로구 계동 소재  현대중공업 사옥에서 회동, 자산매각과 인력감축 등 자구계획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영업통인 함 행장이 고객사 최고경영자(CEO)를 ‘압박’ 목적으로 만난 일은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다.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그룹의 최대 위험요인이 현대중공업이기 때문에, 함 행장이 직접 나섰다고 본다.

2일 하나금융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이 작년 12월말 현재 가장 많이 대출과 보증을 제공한(신용공여액, 잔액기준) 두번째 기업은 현대중공업으로 여신총액은 1조2283억원이다. 1위인 삼성전자 1조2909억원과 차이가 없다. 상위 20대 차주 신용공여액은 13조6006억원으로 현대중공업이 10%를 차지한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에도 각각 1조854억원, 1조753억원의 여신을 제공했다. 

계열사를 포함한 10대 주채무계열 그룹에 대한 신용공여액을 보면 현대중공업은 2조6584억원으로 다섯 번째로 많은 규모다. 주채무계열 전체 여신 27조에 10%나 된다.

주목되는 점은 주채무계열 가운데 유일하게 현대중공업만 조선업이 핵심이다. 삼성이  5조438억원의 대출로 가장 많지만, 삼성전자 1조2000억원, 삼성중공업 1조원으로 업종이 분산돼 있다. 나머지 주채무계열을 보면 현대자동차(4조5298억원), SK(3조5944억원), 롯데(1조9691억원), LG(2조7043억원), 한화(1조5424억원), 한국전력공사(1조6588억원)등이다. 구조조정 대상업종으로는 철강의 포스코(1조7116억원)가 포함돼 있다.

현대중공업은 가장 위험이 높은 조선업인데다가, 휘청거린다면 연쇄적으로 하나금융의 대출 2조6000여억원에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하다.

이와 관련 하나금융은 내부적으로 조선업을, 해운, 철강, 건설, 석유화학 등과 함께 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올해 1분기에만 대출을 3조원 줄였다.

특히 현대중공업에 대한 정부의 구조조정 방향은 채권은행(KEB하나은행)의 권환 강화다. KEB하나은행이 최대한의 자구계획을 마련하고, 선제적 채권보전 차원에서 자구계획 집행상황을 관리해 나가야 한다. 

현대중공업은 인력구조조정과 자산을 매각했지만, 정부의 조선업 구조조정 방향에 따라 하반기에 추가적인 자구계획을 내놔야 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대기업 여신이 큰 폭으로 늘어난 (구)하나은행 입장에서 처음으로 기업구조조정에 나서게 된 셈으로 현대중공업과 한배를 탔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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