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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산연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확대, 대금체불 개선효과 없어”

기사등록 : 2016-06-0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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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승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확대 제도는 대금 체불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도급대금 체불은 원도급자와 하도급자 사이에서 발생하지 않고 하도급자와 근로자, 자재‧장비업체 사이에서 생기는 문제이기 때문이라는 게 근거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6일 밝혔다.

공정위는 지난 4월 올해 공공발주 공사부터 하도급대금을 원도급자에게 지급하지 않고 하도급 업체에게 직접 지급하겠다고 내용의 정책을 내놨다. 기재부는 ‘전자조달의 이용 및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 하며 하도급대금에 대한 인출 제한을 실시해 사실상 하도급 대금 직접지급을 추진했다.

건산연이 지난 4월 18일부터 22일까지 5일동안 건설현장 및 공무담당자 등 건설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확대에 대해 67.9%가 ‘시장 상황에 부적합하다’고 응답했다. 이어 ‘발주자 및 원도급자의 업무 부담이 증가할 것’(44.2%), ‘대금체불 관행이 더욱 커질 우려’(24.2%) 등의 이유로 이번 정부 방침에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체불 원인에 대해서는 ‘하도급업체의 귀책’(56.9%)과 ‘하도급업체의 불성실한 행위’(18.3%) 등을 꼽았다.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에 따른 공사대금 체불 개선효과와 관해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17.5%), ‘도움이 되지 않는다’(39.7%) 등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매우 도움이 된다’고 응답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체불 개선효과가 없을 이유에 대해서는 ‘대금 체불문제가 하도급업체와 2차 협력자(건설근로자 및 자재․장비업자) 관계에서 발생하기 때문’(39.5%), ‘하도급업체의 재정능력 부족으로 체불이 양산될 가능성 때문’(27.7%) 순으로 답했다.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확대에 따른 우려사항에 대해서는 ‘공사대금 체불 양산으로 원도급자 대위변제 등 선의의 피해 확대’(61.6%), ‘하수급인의 관리․감독 약화에 따른 시공효율성 저하’(30.5%) 순으로 응답했다.

서울시 하도급부조리신고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원도급자-하도급자 간 공사대금 체불 발생건수는 15건(6.3%)이다. 하도급자-자재‧장비업자 및 건설근로자 간 발생건수는 222건(92.9%)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박용석 건산연 산업정책연구실장은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제도는 원도급자의 파산과 같은 명백한 사유가 있을 때 건산법과 하도급법을 통해 제한적으로 실시하는 제도인데 공정위와 기재부가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을 모든 건설공사에 일반적으로 적용하려는 것은 관련 법령의 취지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사적 자치의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실장은 “제도가 확대 시행될 경우 발주자로부터 건설공사 전반에 대한 책임을 위임받은 원도급자의 하도급자, 건설근로자 및 자재․장비업자 등에 대한 통제가 어려워져 공사 관리 비효율이 초래될 우려가 크다”며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을 일반화해 확대하는 것은 철회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현행 조달청 하도급지킴이와 같은 건설공사대금 지급관리시스템은 개별 건설업체의 현장별 자금흐름과 공사 단가 등 건설 경영 및 생산 활동의 핵심 사항들을 노출시킬 수 있다”며 “특히 특정한 계좌에 입금토록 하고 입금시 발주자 승인 등 구체적으로 대금지급의 형태 및 시행을 강제하는 것은 민간 기업 활동에 과도하게 정부가 개입하는 규제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승현 기자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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