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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환의 기후변화이야기<1>] 기상이변의 징후들 - 기상이변 그리고 지구온난화란?

기사등록 : 2016-06-2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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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제사회에서 가장 심각하게 떠오른 환경 관련 이슈는 ‘지구온난화’라 할 것이다. 산업발달에 따라 석유와 석탄 같은 화석연료를 사용하고 또 개발 과정에서 숲을 파괴하면서 온실효과의 영향이 커졌다. 지난해에 이어 금년에도 지구촌 이곳저곳에서는 기상이변과 자연재해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 미국에서는 한겨울에 벚꽃이 피는가 하면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이상한파가 몰아닥쳐 많은 도시들의 기능을 마비시키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산성비가 내리고 황사와 미세먼지가 밀려오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 더욱이 태평양에 있는 섬나라들은 침몰 위기에 처해 있기도 하다. 모두가 지구온난화로 빚어진 현상들이다. 이러다 우리와 미래 세대들이 살아 나가야 할 터전인 이 지구가 정말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닐까하는 불안과 걱정이 든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해 12월 파리에서는 신(新)기후협약이라고 불리는 ‘파리 기후협약’이 성공적으로 도출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전 세계 195개국 정상과 장관들이 모여 기존의 교토협약이 사실상 종료되는 2020년 이후부터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개별국가마다 탄소배출량을 줄여 나가는 약속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낸 것이다. 이러한 때 경제전문가인 이철환 전 재경부 금융정보분석원장은 지구촌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기상이변의 징후, 원인과 폐해, 대책에 관한 의견을 알기 쉽게 제시하고 있다. 그는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은 결국 에너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다시 말해 경제운영방식을 어떻게 바꿔나갈 것인지에 달려있다고 했다. 관련 내용을 우선 기상이변의 징후부터 게제하기로 한다. 


‘기상이변(氣象異變)’이란 일반적으로 평상시 기후의 수준을 크게 벗어난 기상현상을 의미한다. 세계기상기구(WMO,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에서는 정량적 통계분석 결과 월 평균기온이나 월 강수량이 30년에 1회 정도의 확률로 이상하게 발생하는 기상현상을 ‘이상기상’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또 월 평균기온이 정규분포인 경우 평균값으로부터 편차가 표준편차의 2배 이상 차이가 있을 때를 ‘이상고온’ 또는 ‘이상저온’이라 하고, 월강수량이 과거 30년간의 어떤 값보다 많은 때를 ‘이상다우’, 적을 때를 ‘이상과우’라고 하고 있다.
‘기후변화(climate change)’란 어떤 장소에서 매년 평균적으로 되풀이되고 있는 기후가 태양 활동의 변화· 해수면 온도 등 자연적 요인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 방출· 삼림 파괴 등 인위적인 요인에 의해 점차 변화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빙하기 이후부터 계속 따뜻해지고 있다. 이 온난화 현상은 산업화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많아지고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고 있는 데 기인한다. 산업화 시대 이전에는 280ppm 에 불과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난 100년 사이 빠르게 증가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에 의하면 2015년 3월, 인류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관측한 이후 최초로 전 지구 월 평균이 400ppm을 넘어섰다고 한다.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에 오래 머무르는 성질이 있고 대기에 열이 축적되면 다시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악순환의 고리 때문에 앞으로 매우 오랜 기간 동안 400ppm 이상을 유지할 것이다. 지금부터 10년 또는 20년 동안 이산화탄소 배출을 전면 중단해도 지구는 계속 더워진다는 얘기다.
그 결과 지구의 평균 기온은 19세기말 산업혁명 시기에 비해 약 1℃ 정도 높아졌다. 2014년 발간된 UN 제5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보고서에 따르면 1880~2012 년 기간 동안 지구표면의 온도가 0.85(0.65-1.0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관측이 개시된 1880년 당시의 지구표면 온도는 13.8℃이었다. 그런데 2015년 9월에는 14.95℃까지 상승하였다. 더욱이 갈수록 온도상승의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즉 최근 35년 동안 빠른 속도로 온난화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특히 21세기 들어서는 극심해지고 있다. 또 특단의 대책 없이 지금과 같은 지구 온실가스의 배출량이 지속된다면, 2100년 지구의 평균 온도는 지금보다 3.7℃가 더 상승하며 해수면은 무려 63cm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급속히 녹는 극지 얼음 <사진=AP/뉴시스>

태양열은 지표면에 닿은 뒤 다시 우주로 빠져나간다. 그 열을 대기 중 수증기와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가 붙잡는다. 지구가 온도를 유지하는 원리다. 그런데 산업혁명기 이후 이런 자연의 원리가 깨지고 날씨가 점차 따뜻해지고 있다. 이는 공장과 자동차 등에서 이산화탄소 등의 온실가스가 늘어나면서 지구에 남아 있는 열이 너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온실효과’라고 한다.
지난 세월 온실가스는 지구가 지금의 평균온도를 유지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만약 온실효과가 없었다면, 지구의 평균기온이 지금보다 훨씬 내려가서 지구는 얼음으로 뒤덮이고 생명체가 살 수 없는 곳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적당한 온실효과는 지구의 온도를 적절하게 유지하여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들어 준다.
하지만 온실효과가 너무 강해지는 것이 문제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고 여기저기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만 해도 폭염이 점점 길어지고 있고 이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이상조짐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상황은 더욱 나빠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온실가스는 인류의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공적'이 됐다.
지구온난화는 대기 중의 온실가스(GHGs, Greenhouse Gases)의 농도가 증가하는 온실효과가 발생하여 지구 표면의 온도가 점차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지구의 대기에는 수많은 종류의 기체들이 떠다니고 있다. 이 기체들 가운데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6대 온실기체는 이산화탄소(CO₂), 메탄(CH₄), 아산화질소(N₂O), 수소불화탄소(HFCs), 과불화탄소(PFCs), 육불화황(SF₆) 등이다.
메탄은 늪이나 습지의 흙속에서 유기물의 부패, 발효로 인해 발생하는데 점화하면 푸른 불꽃을 내며 탄다. 고온에서 증기와 반응하면 일산화탄소와 수소기체가 발생하는데, 이때 발생하는 수소는 폭발물과 암모니아 비료를 만드는 데 쓰인다. 아산화질소는 외과수술에서 마취제로 주로 사용하는 것인데, 장시간 흡입하면 사망한다. 또한 식용 에어로졸의 분사제로도 사용된다. 수소불화탄소와 과불화탄소는 냉장고 및 에어컨의 냉매, 발포, 세정, 반도체 에칭가스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되며, 몬트리올 의정서에 의해 사용이 규제된 프레온가스의 대체물질이다. 육불화황은 인체에는 무해하나 지구온난화를 유발한다. 높은 절연성으로 변압기, 절연 개폐 장치 등의 절연 매체나 반도체 제품 제조과정에서도 사용된다.

온실기체가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을 지수로 나타낸 것을 ‘온난화지수’라고 하는데, 이 온난화지수가 높을수록 지구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 온실기체별 온난화지수는 이산화탄소 1을 기준으로 메탄 21, 아산화질소 310, 수소불화탄소 140∼11,700, 과불화탄소 6,500∼9,200, 육불화황 23,900 등이다. 그런데 세계기상기구(WMO,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와 국제연합환경계획(UNEP, 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me), 교토의정서(Kyoto Protocol) 등 국제기상단체들은 이산화탄소가 온난화의 주범이라고 공식적으로 선언하였다.
이처럼 온실기체 가운데 온난화지수가 가장 낮은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의 주요인으로 지목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이산화탄소의 경우 다른 온실기체보다 양이 월등히 많고, 산업화와 더불어 대기 중 농도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5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전체 온실기체 배출량의 76%를 이산화탄소가 차지하고 있으며, 다음으로 메탄이 16%, 아산화질소가 약 6%를 차지하였고 나머지 기체들의 비중은 매우 미미한 편이다. 또 이 보고서는 특단의 대책이 없을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30년에는 2000년 대비 최고 110%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결국 이산화탄소가 온실가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산화탄소의 농도 또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산업화 이래 120ppm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절반이 1980년대 이후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International Energy Agency)와 기후 변화를 연구하는 여러 예측기관들에 의하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산업혁명 이전 280ppm에서 2005년 379ppm으로 증가하였고, 2014년 397 ppm, 2015년 3월에는 400ppm을 상회하였다고 한다. 최근 10년 동안 매년 2ppm 정도 상승한 셈이다.

안타까운 일은 지구온난화현상을 억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늘어나는 온실가스가 여러 피드백 작용을 거쳐 더 많은 온실가스를 부름으로써 지구온난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그리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인다고 하더라도 지금 당장 효과가 나타나지도 않는다. 더욱이 한 국가가 온실가스 감축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다른 나라가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아무런 효과가 없다. 전 세계 모든 국가가 함께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만일 인류가 더워지는 지구를 그대로 방치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생태계와 인류 환경이 크게 위협받게 될 것이다. UN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보고서에 따르면, 현 상황에서 지구의 기온이 1.6도 상승하면 생물의 18%가 멸종 위기에 놓이고 2.2도 상승하면 24%, 2.9도 높아지면 35%의 생물종이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한다.
또한 독일의 기후변화 연구기관인 포츠담연구소는 ‘온난화 재앙 시간표’(2005.2)라는 흥미로운 자료를 발표한바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의 평균기온이 1℃만 상승해도 생태계는 위협을 받으며, 2℃ 상승하면 일부 생물종은 멸종하게 된다. 만약 3℃ 상승할 경우 지구에 사는 생명체 대부분은 심각한 생존 위기에 처하게 된다고 한다.  

저자 이철환 약력
- 20회 행정고시(1977년) 합격
-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보분석원장
-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 현재 한국무역협회 초빙연구위원 겸 단국대학교 경제과 겸임교수
- 저서: 숫자로 보는 한국의 자본시장, 중년예찬, 문화와 경제의 행복한 만남, 좋은 돈 나쁜 돈 이상한 돈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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