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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부회장의 '세상에 없는' 마케팅, 이번에도 통할까?

기사등록 : 2016-08-24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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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경영합류 이후 신세계 '新유통화' 진두지휘

[뉴스핌=전지현 기자] “이마트타운을 통해 제가 지향하는 변화의 방향성을 보여드렸다는데 큰 의의가 있습니다. 클릭 몇 번이면 상품이 집 앞에 도착하는 시대에 유통업은 얼마나 더 새롭고 흥미로울 수 있을까. 피코크, 노브랜드, 일렉트로마트 등 많은 실험을 해왔고 지금도 새로운 시도들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 2일 SNS를 통해 남긴 글이다. 유통업계가 주목하는 오너경영인 정 부회장. 아직은 어머니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후계자 신분이지만 지난 1997년부터 시작된 경영행보가 국내 유통업계에 성장방향성을 제시하며 변화의 획을 긋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세상에 없는 스타필드', '세상에 없는 이마트타운', '세상에 없는 프리미엄아울렛' 등 ‘세상에 없는 시리즈’를 통해 기존 유통업계에 존재하지 않는 신모델로 끊임없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특히 미국 유학 시절의 선진유통 경험은 정 부회장의 다양한 실험정신과 맞물려 한국 유통 흐름까지 바꿔놓고 있다는 평가다.

▲'세상에 없는' 시리즈 최신판, '하남스타필드'

오는 9월 경기도 하남에 '스타필드 하남'이 오픈하면서 정 부회장의 '세상에 없는 시리즈' 최신모델이 공개된다. 스타필드 하남은 원데이 쇼핑, 레저, 힐링의 복합체류형 공간을 콘셉트로 한 '쇼핑 테마파크'. 정 부회장은 쇼핑, 여가, 레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신유통 플랫폼으로 또 한번의 변화를 선언한다.

정 부회장의 신유통 플랫폼은 10여년전에도 시도된 바 있다. 2007년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된 교외형 '프리미엄 아울렛'의 시작은 신세계첼시(현 신세계사이먼) 여주아울렛. 당시 신세계그룹은 미국 사이먼 프라퍼티 그룹과 합작해 이 사업에 뛰어들며 아울렛시장을 개막했다.

<사진=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1년 뒤 영원한 유통 맞수 롯데가 김해점을 오픈하며 뒤를 이었고,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2월에야 현대 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을 통해 프리미엄 아울렛 대열에 합류했다. 결과는 ‘A+'급이다. 신세계 프리미엄아울렛은 2011년 파주, 2013년 부산에 연이어 점포를 출점했고 2015년 말 기준 누적방문객이 4000만명을 돌파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경기도 시흥시에 4번째 프리미엄 아울렛 ‘시흥 프리미엄 아울렛’ 오픈을 앞두고 있다. 

사실 정용진 부회장의 '세상에 없는 시리즈' 1탄은 스타벅스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유학시절 즐기던 스타벅스를 국내에 들여오며 '테이크아웃 커피문화 시대'를 열었기 때문이다. 1999년 9월, 이대앞 1호점을 통해 혜성같이 등장한 스타벅스는 당시 '식사는 식당이나 레스토랑에서, 차와 커피는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라는 고정 관념을 깨 버렸다.

이후 '테이크아웃'이란 말은 일상화됐고 '테이크아웃족' 탄생과 함께 커피전문점의 기업화로 이어지며 ‘프랜차이즈 커피시대’를 열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오픈 첫해 6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7700억원으로 커졌고, 2016년 6월 기준 전국에 9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어려운 대내외 경영 환경이지만 투자와 성장을 멈출 수 없다"며 신규 사업 강화를 입버릇처럼 말하곤 한다. 실제 2010년 이마트 대표이사에 취임 후 행보를 보면, 그의 숨 가쁜 '실험'과 '도전' 행진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사진=스타벅스커피코리아. 1999년 이대 앞 1호점 오픈 기념행사>

2010년 11월 용인에 등장한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국내형 창고 할인점 시대를 열엇다. 트레이더스는 대형마트 시장이 성숙기에 들어서며 신장세가 줄어드는 가운데 이마트몰과 함께 이마트 성장을 이끄는 양대축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트레이더스 총매출은 9600억원.현재 운영중인 10개 점포는 매년 10~20%대 신장을 보이는데 이어 올 1~7월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무려 22% 신장했다.

트레이더스가 본격화되기 전, 국내 창고형할인점시장은 코스트코가 독식해왔다. 트레이더스라는 새로운 플레이어가 시장에 나서자 창고형할인점 시장 규모는 2012년 2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4조4000억원으로 53%나 신장했다.

정 부회장이 자체 브랜드라는 옷을 벗어 던지고 HMR(가정간편식) 확대를 위해 2013년 야심차게 내놓은 ‘피코크’ 역시 성장세가 눈부시다. 이마트에 따르면 상반기 이마트 전체매출 신장율은 4.3%지만, 1~6월 피코크 매출은 78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580억원 대비 34.5% 증가했다. 매년 매출이 40%대로 급증하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피코크 매출 목표를 1500억원으로 잡았지만 지난해보다 30%만 매출이 성장해도 1650억원을 달성할 수 있어 현재 수준의 신장세라며 목표 달성이 순조로울 전망이다. 향후 상품 연구 개발 인력을 추가로 채용해 이마트 본사 9층에 있는 ‘피코크 비밀 연구소’에서 신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거듭되는 변화 고민, '고정된 틀을 깨다'

지난해 5월 정 부회장의 SNS에 마블코믹스의 만화책 사진이 올라왔다. 그는 이 글에서 “나와 같은 많은 이들이 함께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슈퍼히어로를 리테일과 접목하는 건 어떨까. 상상만 해도 벌써부터 즐거워진다”라고 느낌을 적었다.

한달 뒤, '어른들의 놀이터'를 콘셉트로 한 통합형 가전매장 일렉트로마트가 일산 이마트 킨텍스점에 등장했다. 슈퍼히어로 ‘일렉트로맨’을 내세운 ‘일렉트로마트’ 사업이 현실로 드러난 것이었다. 정 부회장의 키덜트'(Kidult) 문화에 대한 관심과 '전자사랑' 아이디어가 적중한 결과였다.

고가의 음향기기, 드론, RC카나 피큐어 제품을 한공간에 모아 취미생활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자발적 소비주체’로 '남심(男心)'을 저격하며 볼거리와 즐길 거리 두마리 토끼를 한번에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일렉트로마트 킨텍스점은 오픈 10개월만에 연 매출목표인 300억원을 초과달성했으며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7~8월에는 남성고객이 몰리며 매출목표 대비 115.0%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하는 성적표를 내놨다. 유통 불황속에서도 9월 초 경기도 하남 스타필드하남까지 1년새 총 8호점을 오픈하며 확장세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사진=신세계그룹. 스타필드하남>

일렉트로마트와 같이 오픈한 유통 실험매장 '이마트타운'도 지난해 등장한 ‘세상에 없는 시리즈’ 중 하나. 정 부회장은 이마트타운 오픈 전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큐레이션된 전문매장의 출현이 머지않았다”며 전문매장의 등장과 함께 탄생하는 ‘이마트타운’ 사업을 예고한 바 있다.

개장 1년만에 매출 2535억원, 구매고객 435만명. 유통 불황속에서도 경기도 일산 이마트타운 킨텍스점의 지난 1년간 성적표 역시 합격인 셈.

이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세상에 없는 시리즈'는 오는 9월로 연결되고 있다. 더군다나 스타필드하남에는 그동안 정 부회장이 추진했던 '세상에 없는 시리즈' 작품들이 총 집결된다. 

대규모 복합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가미한 '스포테인먼트' 물놀이·스파 시설 ‘아쿠아필드’ 뿐만 아니라, 30여종 스포츠를 한곳에서 즐기는 국내 최초 복합 스포테인먼트 파크 ‘스포츠 몬스터'도 등장한다.

정 부회장은 지난 8일 SNS를 통해 “사이즈만 큰 대형 쇼핑몰을 넘어 이제껏 세상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쇼핑 테마파크’를 지향한다”며 “지금 시대의 쇼핑은 새로운 것을 눈과 귀로 즐기고, 가족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며 휴식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 라이프스타일의 한 형태로 의미가 확장됐다”고 말했다. 그가 스타필드 하남을 선보이는 이유다.

이어 “‘사러오는 곳’이라기보다는 ‘하루 종일 신나게 보고 듣고 즐기고 채우러 오는 곳’”이라며 “즐기고 힐링되는 곳이 되길 바란다”는 소회도 적었다.

업계 관계자는 “정용진 부회장의 모든 도전이 다 통했다고 보긴 어렵지만 항상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고 있다”며 “업계가 그에게 주목하는 것은 추진한 과거의 사업들이 변화의 포문을 열며 유통업계에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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