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히든스테이지
주요뉴스 newspim

‘24일째 파업’ 최장기록 넘고도 강경한 철도노조

기사등록 : 2016-10-20 08:00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뉴스핌=김승현 기자]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대하며 지난달 27일 시작된 철도노조의 파업이 24일째에 접어들었다. 지금까지 가장 길었던 지난 2013년 23일을 넘어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출범 이후 최장 기간 파업이다.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의 총력 대응으로 현재까지 수송과 안전 문제에 큰 차질은 없지만 대체인력을 포함한 코레일 직원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

철도 노조가 수시로 장기 파업을 이어가는 배경으로 해고자들을 중심으로 한 노조 조직과 자금 구조의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20일 한국철도공사와 복귀 철도노조원, 철도관련 업계에 따르면 철도노조의 파업이 24일째 이어지며 역대 최장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철도노조는 해고자 복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인력충원, 경쟁체제 반대, 성과연봉제 반대 등을 요구하며 지난 2002년과 2003년, 2006년, 2009년, 2013년에 이어 올해까지 총 8차례 파업했다.

홍순만 코레일 사장은 서울 용산구 서울사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성과연봉제 철회를 요구하는 철도파업은 목적상 정당성이 없는 불법이다”며 “고용노동부에서도 목적상 정당성이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사진=김승현 기자>

해고자들이 고위직을 차지하고 있는 철도노조가 강경노선을 고수하면서 파업을 이끌고 있다는게 일부 철도노조원들의 주장이다. 철도노조는 코레일 내 노조 가입자의 95% 이상이 가입한 노조다.

현재 해고자는 98명이다. 이들은 지난 2004년 6월 ‘철도해고자투쟁위원회’를 구성해 노조 정책실장, 조직실장, 교선실장 등 주요보직을 포함한 국장급 이상 자리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랜 노조 활동에 불구하고 ‘별’(해고)을 달지 않은 김영훈 노조위원장이 해고자 복직을 위한 강성 투쟁 요구를 거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코레일의 주장이다.

철도노조는 민주노조를 표방하면서도 실제 운영은 비민주적으로 하고 있다는 게 일부 조합원들의 이야기다. 대표적인 사례가 파업에 참여하지 않거나 조기 복귀한 조합원을 ‘왕따’(경조사 조직적 불참, 상조회, 동호회 참여 배척 및 함께 식사, 대화 피하기 등) 취급하는 것이다.

또 비조합원 및 소수노조 조합원들이 파업 효과를 약화시킨다고 보고 이들을 적대시하는 것이 현장 조직문화에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조합원들은 이 같은 부담에 쟁의행위가 발생하면 개인 의사와 관계없이 단체행동에 나선다는게 파업 복귀 노조원들의 설명이다.

철도노조의 1인당 조합비는 월 6만3000원(연 76만원)이다. 월 기본급의 2.1% 수준으로 기본급의 1% 정도를 내는 다른 노조에 비해 2배 정도 많은 조합비를 낸다. 연간 조합비 137억원의 53%인 73억원은 해고자 구호기금 명목으로 지출된다. 이에 따라 현직 조합원에게 돌아가는 비용은 다른 노조의 평균 60% 수준인 5000원 정도다.

노조원들의 복지에 쓰여야할 조합비의 상당 부분이 해고된 조합원에게 쓰여 정작 현업에 있는 조합원에게 돌아가는 비용은 적다. 지난해 기준으로 해고자 구호금은 임금 명목으로 1인당 연 7000만원 정도 지급됐다.

철도노조는 연간 137억원의 조합비 외에 ‘투쟁 채권’도 판매하고 있다. 파업을 앞두고 투쟁기금 조성을 이유로 별도의 투쟁채권을 판매해 직원들에게 상당한 부담을 지우고 있는 것이다. 이번 파업에 대비해 지난 7월 발행된 채권이 조합원 1인당 20만원씩 총 30억원 규모인 것으로 추정된다. 파업 참가에서 제외된 필수유지업무에 종사하는 조합원들에게도 모금했다. 조합비의 절반은 상급단체 지원금을 포함한 일반회계에, 나머지는 투쟁기금과 해고자 구호자금에 활용됐다.

이처럼 철도노조는 대규모 조합비를 기반으로 파업을 반복하고 현수막 등 파업 도구를 구입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국 사업소 곳곳에 불법 현수막을 게시하는 것을 당연한 권리로 인식하고 있다는 게 파업복귀 노조원들의 이야기다. 

이에 따라 철도노조의 파업과 태업은 생존의 문제가 아닌 습관성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질적인 집단행동은 대국민 불편 및 운송차질 등으로 이어져 철도에 대한 대내외적 신뢰 하락을 수반하기 때문에 신중하고 성숙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게 철도업계의 이야기다. 

철도·지하철 공동파업 출정식이 열린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서울메트로 군자차량기지에 차량들이 멈춰서 있다. 지하철노조와 철도노조가 함께 파업하는 것은 지난 1994년 6월 이후 22년 만이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뉴스핌 Newspim] 김승현 기자 (kimsh@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