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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달린다 했더니...' VR의 전설 중국 폭풍과기 폭삭

기사등록 : 2016-10-2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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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업계 거품붕괴 우려에, '성장성 길게 봐야' 지적도

[편집자] 이 기사는 10월 26일 오후 3시21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황세원 기자] 미래 신기술 유망 기업으로 주목을 끌었던 중국 대표 VR 개발업체 바오펑커지(暴風科技, 300431.SZ, 이하 폭풍과기)가 최악의 영업난에 직면했다. 이 회사는 기업 실적이 극도로 악화되면서 절반에 가까운 직원을 줄이는 비상 경영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몇년간 중국 VR산업은 세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지만 진입장벽이 낮은 모바일용 VR기기 보급에만 집중한 나머지 경쟁력제고에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 실적 악화 전망 속 대규모 감원설 '모락'

최근 중국 유력 경제 매체 허쉰왕(和訊網)은 “중국 주요 VR개발사 폭풍과기의 누적 3분기 예상 실적이 대폭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폭풍과기는 비용 절감 차원에서 전체 직원의 40~50% 감원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폭풍과기의 올해 누적 3분기 예상 실적은 1430만위안에서 2030만위안(약 24억원~34억원) 사이로 전년동기대비 최소 15%에서 최대 40% 감소가 전망된다.

이에 대해 폭풍과기 측은 “콘텐츠 개발 투자 확대, 디스플레이 패널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의 이유로 비용이 급증했다”며 “장기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우려할 만한 일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폭풍과기는 “VR산업 내 안정적 수익 구조를 구축하는 한편 자동차, 여행, 부동산 등 사업 다각화를 통한 장기 성장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단기 조정기를 겪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폭풍과기의 이러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에서는 VR산업 전반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최근 몇 년간 폭풍과기가 중국 VR산업의 성장을 견인하며 승승장구했던 만큼 이번 인력 감원설이 중국 VR산업의 거품 붕괴를 알리는 전조가 아니냐는 의견이 많다.

◆ 가격우위 기반 승승장구, 장기 성장성은 제한적

2015년 1월, 폭풍과기는 그야말로 '폭풍'같은 성장세를 보이며 A주 증시를 뒤흔들었다. 2015년 한해 폭풍과기 주가는 연간 무려 2852.81%가 상승, 전체 A주 종목 중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으며 29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해 A주 역대 최장기 상한가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상장 초기 주당 7위안에 불과했던 주가는 2015년 5월 327위안까지 급등, 불과 몇개월만에 주가가 4600% 가까이 치솟았다. 최고점 기록 당시 시가총액은 400억위안(약 6조7000억원)으로 중국 1위 동영상 플랫폼 업체 유쿠투더우를 뛰어넘기도 했다.

그 외에도 폭풍과기는 지난해 4월 1000만달러(약 113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데 이어 올해 1월에는 2억3000만위안(약 380억원) 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하는 등 숱한 화제를 모았다.

끝을 모르고 승승장구할 듯하던 폭풍과기가 주춤한 데에는 저가 모바일용 VR기기 보급에만 집중한 나머지 자체 경쟁력을 구축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폭풍과기를 포함한 대부분의 중국 VR업체는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지 않아 가격 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모바일용 VR기기 시장에 집중했다.

모바일용 VR은 별다른 기술력이 요구되지 않아 저가 경쟁이 가능하다. 폭풍과기의 대표 모바일용 VR제품인 '폭풍마경4'의 가격은 5만원대로 경쟁사 '삼성 기어VR'(12만원대) 보다 절반 이상 저렴하다.

PC용 VR기기와 비교할 경우 가격 우위는 더욱 뚜렷하다. 중국 유력 경제 매체 왕이차이징(網易財經)에 따르면 소니의 PC용 VR제품 '소니PS'와 페이스북 자회사인 '오큘러스리프트' 기기 가격은 각각 47만원, 71만원대로 폭풍과기4 대비 최소 9배에서 14배 이상 비싸다. HTC의 대표 VR기기인 '바이브'의 가격은 100만원대에 육박한다.

콘텐츠 확보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중국업체가 시장에 진출하는데 매력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PC용 VR인 '오큘러스리프트' 전용 앱 수를 보면 약 60개로 모바일용 VR인 '삼성 기어VR' 전용 앱(260개)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PC용 VR 콘텐츠 확보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라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중국 유력 매체 텅쉰차이징(騰訊財經, 텐센트재경)은 업계 한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인용해 “PC용 VR의 경우 주 고객층이 게이머나 기술 매니아 등 준전문가인만큼 콘텐츠 품질에 대한 요구 수준이 높다”며 “완성도를 갖춘 콘텐츠를 개발하는데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들어 확보 수량을 늘리는게 쉽지 않다”고 전했다.

◆PC용 VR시장, 진입장벽 높아도 장기 성장성 높아

모바일용 VR은 중국업체가 사업 초기 시장에 진출하는데 확실한 메리트를 제공했지만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 같은 장점이 오히려 중국기업의 발목을 잡았다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국 유력 경제 매체 왕이차이징은 "PC용 VR시장의 경우 초기 진입장벽이 높지만 단순 기기제조에서부터 소프트웨어 개발, 전용 콘텐츠 확보 등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며 "페이스북이나 HTC, 소니 등 글로벌기업이 PC용 VR 시장을 끝까지 고집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매체는 "기술 매니아, 게이머 등 확실한 고객층이 존재한다는 것도 PC용 VR 시장의 장기 성장성이 높게 평가되는 이유"라며 "폭풍과기를 비롯한 중국업체들은 장기 관점에서 경영 전략을 재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원 기자 (mshwangs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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