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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문가 이철환의 뜨거운 지구 이야기…"기상이변은 경제성장 동력 창출의 새로운 기회"

기사등록 : 2016-12-01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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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박지원 기자] “위기는 곧 기회입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기업에게는 새로운 먹거리, 즉 경제성장 동력 창출의 기회가 됩니다.”

경제전문가가 느닷없이 환경에 눈을 돌렸다. 하지만 그 의문은 곧 풀렸다. 기획재정부 전신인 재정경제부에서 금융정보분석원장과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등을 역임한 이철환(61) 한국무역협회 초빙연구위원은 기후변화 문제를 경제적인 관점에서 조곤조곤 짚어냈다.  

“나는 기상전문가도 환경전문가도 아닌 경제전문가입니다. 그동안 지구온난화나 기상이변 등의 말들을 건성으로 넘겼죠. 그러다 최근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재앙들을 보면서 이상기후가 단순히 환경문제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구온난화는 인간의 경제활동에서 비롯됐고, 그 해결책 또한 에너지 정책과 경제운영의 문제로 귀결된다고 본 거죠. 결국 경제문제와 환경문제는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올 여름은 유난히 뜨거웠다. 특히 35도를 웃도는 날이 계속되면서 연일 폭염경보가 발령됐고, 중동 사막지대는 50도 중반을 넘나들었다. 미국에서는 한겨울에 벚꽃이 피는가하면 이상한파가 몰아닥쳐 많은 도시들의 기능을 마비시키기도 했다. 폭염뿐 아니라 산성비, 미세먼지 등 세계 곳곳에서 기상이변과 자연재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모든 게 지구온난화 때문입니다. 지구온난화란 대기 중의 온실가스 농도가 증가하는 온실효과가 발생해 지구 표면의 온도가 점차 오르는 현상을 말합니다. 적당한 온실효과는 지구의 온도를 적절히 유지시켜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지만, 너무 강해지면 지금 같은 문제가 생기는 거죠.”

또한 갈수록 태풍피해 규모가 커지고, 그 밖의 혹한과 가뭄, 홍수 등으로 인한 사고 사망자 수가 늘어가고 있는 상황. 기상이변으로 인한 피해는 어느 정도나 될까.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은 태풍뿐 아니라 해수면 상승을 초래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는 것이죠. 현재 지구의 평균 기온은 15도로 과거에 비해 빠르게 오르고 있는데, 이 마저도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2100년 지금보다 3.7도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때 해수면은 63cm 상승하고요. 결국 투발루와 몰디브 등 작은 섬나라는 바닷물에 가라앉을 위기에 봉착합니다.”

이철환 연구위원은 이같은 기후변화를 방치했을 때 자연재해는 물론 경제적, 건강상으로도 막대한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은행은 기후변화 방치 시 2050년까지 13억 명이 자연재해 위험에 노출되고, 세계 GDP의 2배인 158조 달러의 손실이 발생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구의 온도가 오르면 병원체 번식에 적합한 조건이 만들어져 신종 전염병이 생겨나기도 합니다. 메르스와 지카도 신형 바이러스의 일종이죠. 또 다른 예로 미세먼지가 유발하는 천식과 기관지염 등 각종 호흡기 질병과 피부병을 들 수 있습니다.”

기상이변과 지구온난화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이철환 연구위원은 해수면 상승으로 물 증발 속도가 빨라지면 물 공급 부족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는 곧 산업계가 추가적인 관리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직격탄을 맞게 되는 산업은 농업이죠. 제멋대로인 날씨로 작황이 나쁘면 ‘애그플레이션(agflation·농산물의 지속적인 가격 상승 현상)’이 일어납니다. 또 굴뚝산업인 제조업, 특히 화석연료와 에너지 의존도가 큰 철강·조선산업도 큰 피해를 입게 되고, 유통업은 기상예측을 잘못할 경우 재고가 생겨 손실을 입게 될 것이고요.”

그럼에도 기상이변이 산업에 주는 긍정적인 영향은 있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이상기후는 신산업의 태동과 확장에 또 다른 촉매가 된다는 것. 금융업의 경우 날씨 관련 파생상품과 보험 상품이 각광을 받게 되고, 온실가스를 줄이려는 노력은 클린 에너지의 개발로 이어져 관련 산업이 급부상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노력이 오히려 기업체질 개선에 도움이 되고, 또 새로운 투자기회가 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 에너지 시장에 2030년까지 12조 달러 이상의 새로운 투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스마트 그리드 등 에너지관리 사업, 전기자동차 산업 육성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철환 연구위원은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후변화의 원인을 제공한 경제 주체들이 앞장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상생활에서 에너지 낭비를 줄이는 노력을 해나가야 할 뿐만 아니라 산업구조도 굴뚝산업을 지양하고 부가가치가 높고 친환경적인 3차 또는 4차 산업으로 이행해 나가야 합니다. 특히 기존 제조업 중에서도 에너지 다소비산업을 지양해야 하고요.”

이와 함께 경제운용 방식을 보다 중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개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미래세대가 살기 좋고 건강한 지구촌을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는 현세대가 환경문제를 염두한 경제발전에 힘써야 합니다. 산업정책과 에너지정책도 부가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환경 친화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얘기죠.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는 대신 신재생에너지의 활용을 높이고, 가솔린 자동차를 대체하는 전기 자동차 시대도 앞당겨야 합니다.”

이철환(61) 한국무역협회 초빙연구위원은 최근 ‘뜨거운 지구를 살리자’(나무발전소)를 출간했다.

책에는 기상이변의 징후, 기상이변의 원인과 폐해, 기상이변에 대응하는 국제사회와 우리나라의 움직임, 환경과 경제의 조화방향, 에너지 정책과 경제운용방향의 전환 등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특히 경제적인 관점에서의 기후변화 대응 방향에 방점을 뒀다.

[뉴스핌 Newspim] 박지원 기자 (pjw@newspim.com)·사진 김학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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