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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들' 77세 도보여행가 황경화 할머니, 10년 동안 지구 두바퀴 반 걷다

기사등록 : 2017-01-11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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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들’에서는 77세 도보여행가 황경화 할머니의 사연을 전한다. <사진=KBS>

'사람과 사람들' 77세 도보여행가 황경화 할머니, 10년 동안 지구 두바퀴 반 걷다

[뉴스핌=정상호 기자] KBS 1TV ‘사람과 사람들’은 11일 저녁 7시35분 ‘여보, 또 어디가?’ 편을 방송한다.

이날 ‘사람과 사람들’에서는 77세 도보여행가 황경화 할머니의 사연을 전한다.

평생 교직에 몸담아오다 예순다섯에 도보여행을 시작한 황경화(77) 할머니는 10여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구 두 바퀴 반 가까운 거리를 걸었다.

황경화 할머니가 지도를 펼쳐들면 할아버지는 말릴 수가 없다. 도보여행가 황경화 할머니는 국내 해안일주를 비롯해, 지리산 종주,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등 지금까지 8만km가 넘는 거리를 다녔다.

교직에 몸담았던 할머니는 40년 가까이 누군가의 아내, 엄마, 선생님으로서의 도리만으로 살아왔다. 퇴직할 때까지 자신을 위해 살아본 적이 없던 할머니는 2004년, 예순 다섯의 나이로 처음 장기도보 여행을 시작했다.

땅 끝 해남에서 임진각까지 두 발로 꼭꼭 다져 걸어 40여 일간의 국토종주를 완주한 할머니. ‘길 끝에서 다시 새로운 길이 시작됐다’는 할머니는 그때부터 도보여행가로 제2의 인생길을 걸어왔다.

◆뜨거운 가슴을 지닌 그대 이름은 ‘청춘’
길꾼들에게 할머니는 스타다. 할머니가 길에 떴다 하면 일흔일곱의 낭만가객(街客)과 동행이 되고자하는 길꾼들이 각지에서 모여든다.

꾸준한 걸음으로 지친 기색 없이 걷는 할머니를 보면 ‘청춘’이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른다는 사람들. 할머니도 길 위에서만큼은 나이를 불문하고 다양한 친구를 만들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할머니에게 묻곤 한다. 어떻게 그 연세에, 그 오랜 세월, 그 숱한 길을 걸어올 수 있었느냐고. 그에 대한 할머니의 대답은 “그냥 현관문을 여세요”다. 망설이지 않고 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마음에 깃드는 것은 바로 자유가 있다는 것. 그것이 황혼의 나이에 도보여행가로 살아올 수 있는 할머니의 비결이다.

‘사람과 사람들’에서는 77세 도보여행가 황경화 할머니의 사연을 전한다. <사진=KBS>

걷다가 문득 돌아보면 걸어온 길이 참 아득하고 막막하다는 할머니는 자신의 인생 뒤안길도 그랬다고 털어놨다. 사범학교를 가지 않으면 학비를 대줄 수 없다는 부친의 강권으로 할머니는 작가의 꿈을 포기하고 열아홉에 초등학교 교사가 됐다.

박봉의 철도 공무원이셨던 부친을 도와 다섯 동생을 부양했던 할머니. 게다가 20년이 넘도록 남편 사업 빚까지 대신 갚아나가야 했던 할머니의 세월은 참으로 신산했다.

지난 세월의 원망과 한숨, 아픔과 상처를 길에다 버리고 걸어온 할머니는 지금 정점의 자유를 걷고 있다.

◆여든 둘 할아버지의 독수공방
황혼의 아내가 가출(?)을 일삼기 시작하면서 신정진(82) 할아버지는 1년이면 적어도 넉 달은 독수공방하는 신세가 됐다.

그럼에도 언제나 불평 한 마디 없이 아내의 길을 응원하는 할아버지. 십전십일기로 마침내 작은 중소기업을 성공적으로 일구기까지 온갖 고생을 마다않고 뒷바라지 해준 아내가 남은 인생만큼은 원하는 만큼 누리게 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혼자 길을 나설 때마다 걱정이다. 타고난 길치인 할머니가 길을 잘못 들어 사고라도 당하면 어쩌나 하는 것.

수시로 지도책을 펼쳐놓고 할머니에게 전화로 네비게이터 역할을 하시는 할아버지는 건강이 받쳐주질 않아 함께 걸어주지 못하는 길을 그렇게 마음으로 동행한다.

할머니에게 세상의 모든 길은 걸어볼 만 했다. 길 위에서 만난 아름다운 인연들 덕이다.

2016년 겨울,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며 할머니는 그동안 만났던 인연들을 돌아보기 위해 남해안 도보여행을 계획했다. 두 번의 해안일주 기간 동안 길에서 만났던 사람들의 안부가 궁금해서다. ‘봄이면 노인들 부고를 더 많이 듣게 된다’는 할머니가 도보여행을 미룰 수도, 멈출 수 없는 이유다.

한편 ‘사람과 사람들’은 매주 수요일 저녁 7시35분에 방송된다.

[뉴스핌 Newspim] 정상호 기자(newmedi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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