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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사라진 대형마트, 단무지도 눈치보며 먹는다

기사등록 : 2017-01-1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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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무 가격 급등에 분식코너 반찬 인심 사나워져

[뉴스핌=이에라 기자]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윤동훈씨는 지난 주말 동네 대형마트 분식코너에 들렀다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분식코너 앞에 난데없이 '오뎅만 드실 손님은 김치랑 단무지 등 반찬을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라는 공지가 붙은 탓이다. 한 개에 500원하는 오뎅만 먹는 손님에게는 반찬을 줄 수 없다는 얘기다.

윤씨는 "주말에 장을 보다 출출할 때면 분식코너에서 오뎅 3~4개로 배를 채웠는데, 공지문을 보고 나서는 오뎅만 먹는게 눈치가 보였다"고 전했다.

최근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생겨난 풍경이다. 배추와 무 등 주요 농산물 값이 평년보다 2배 가까이 뛰면서 밑반찬으로 나오는 김치나 단무지 역시 몸값이 귀해지고 있다.

1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가격통계에 따르면 전날 배추 1포기의 소매 평균가격은 4108원으로 1년전 2277원 보다 80% 이상 급등했다.

이는 평년 가격은 1958원보다도 2000원 이상 인상된 것이다. 전국 최고 가격은 1포기에 5000원에 달한다.

도매값도 1kg당 평균 1040원으로 1년전 대비 108%나 급등했다.

무값 역시도 큰 폭으로 뛰었다. 무 1개의 소매가는 평균 2687원으로 1년전 1329원 대비 102% 이상 뛰엇다. 평년 가격인 1233원 보다도 2배 이상 높은 가격이다. 전국 최고 값은 3000원에 달한다. 무 도매가격은 20kg당 1만9400원으로 1년전(8750원) 대비 급등했다.

지난해 여름 폭염에 이어 가을 태풍 등으로 작황 부진이 이어진 탓에 배추나 무값 등이 크게 오른 것이다. 다른 채소류도 크게 다르지 않다. 양배추 1포기의 경우 5120원으로 1년 전(2389원)보다 114% 이상 급등했다. 당근도 1kg당 5796원으로 전년 2505원 대비 130% 이상 뛰었다.

무나 배추, 당근 등 밑반찬에 들어가는 재료들이 가격이 오르자 가계를 포함한 식당들도 부담이 되고 있다. 반찬 리필을 제한하거나 일정 금액 이상 식사를 하지 않는 손님들에게는 밑반찬도 제공하지 않기로 한 것.

중랑구에 거주하는 한 40대 주부는 "장을 볼 때면 '월급만 빼고 다 올랐다'는 말을 실감할 정도로 안오른게 없다"며 "식당에서도 재료값이 부담될 것이라는걸 알면서도 넉넉히 반찬을 주던 인심까지 야박해진것 같아서 아쉽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설을 앞두고 배추와 무 등을 대량 공급해 물가잡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설 연휴 전날까지 무와 배추 각각 2000톤, 3000톤을 소매유통처에 우선 공급키로 했다. 이후 김치가공업체 등 대량 수요처로 공급을 넓힌다. 소매 시장에 풀린 이들 가격은 시중보다 40~50% 가량 할인된다. 무는 1개당 1500원, 배추는 포기당 2500원에 판매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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