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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지만 더 새롭게' 식품업계에 新복고 바람

기사등록 : 2017-03-27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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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태 '토마토마' 12년만에 재출시..농심도 너구리 업그레이드
친숙한 브랜드로 안정적 시장 안착 노려
경기 불황에 유행 주기 짧아져..신제품 연구 뒷전 지적도

[뉴스핌=전지현 기자] 식품업계에 新복고 바람이 불고 있다. 단종 제품을 다시 내놓거나 익숙했던 제품을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이다. 신제품에 대한 저항을 줄이는 대신 브랜드 충성도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해태제과는 최근 아삭한 얼음 알갱이와 토마토를 섞은 토마토맛 슬러시 아이스크림 '토마토마'를 12년만에 다시 출시했다. 2005년 출시됐던 '토마토마'는 출시 후 20일만에 30억원 돌파, 3개월 누적 매출 170억원을 기록했으나 1년 만에 생산을 중단했다.

(사진 좌측부터) 해태제과 토마토마, 농심 볶음너구리, 오리온 마켓오 리얼초콜릿. <사진=각사>

당시 빙과류 카테고리 매출 1위를 차지한 탱크보이 등 주력 제품 주문량을 맞추기 어려워 토마토마 생산 우선순위가 뒤로 밀렸던 것. 하지만 해태제과는 최근 웰빙 트랜드에 맞춰 달지도 않고 건강한 맛을 담은 토마토 맛이 소비자 입맛에 적중할 것으로 봤다. '토마토마'는 출시 당시 아이스크림에는 한번도 사용되지 않았던 토마토를 주원료로 시대에 앞선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토마토마는 지난 수년간 끊임없는 재출시 요청으로 고객이 되살린 제품"이라며 "토마토가 웰빙트랜드에 잘 맞는 콘셉트라는 점도 고려해 12년 전 맛을 그대로 담아냈다"고 말했다. 

오리온은 지난 1월, 밸런타인데이 특수에 맞춰 2015년 단종됐던 ‘마켓오 리얼초콜릿’을 재출시했다. 마켓오 리얼초콜릿은 2010년 처음 소개됐으나 2015년 판매 부진으로 생산이 중단됐던 제품이다.

그러나 오리온은 팝 아티스트 찰스장과 진행한 ‘해피하트’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웃고 있는 하트 모양을 형상화한 패키지 디자인으로 다시 등장시켰다. 기존 제품에 새 옷을 입힌 결과, 출시 1개월만에 매출 27억원을 올리는 등 기염을 토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친숙한 제품을 업그레이드한 곳도 있다. 농심은 지난달 올해로 36살된 너구리를 업그레이드한 자매제품 '볶음너구리'를 선보였다. 볶음너구리는 쫄깃한 면발과 진한 풍미의 해물맛을 갖춘 국물 없는 볶음타입 제품으로, 그동안 짜파게티, 짜왕 등 짜장라면 계열과 찰비빔면만 판매했던 농심의 유일한 해물볶음우동 라면이다.

팔도 ‘팔도비빔면1.2’, 오뚜기 ‘함흥비빔면’, 삼양식품 ‘쿨불닭비빔면’ 등이 여름철을 맞아 국물없는 라면 성수기시장 준비에 나선데 반해, 농심은 볶음우동라면 시장에 처음 도전하는 만큼 신제품 출시보다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브랜드로 안정적 전략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볶음너구리 조리법 영상은 출시 일주일 만에 조회수 10만건을 기록했고, 시식체험단 모집도 5000개 가까운 댓글이 달리는 등 순항중이다.

다만, 이 같은 식품업계 전략을 두고 신제품 출시에 등한시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불황' 탓에 이미 검증된 제품에 변화를 주는 방식으로 R&D 비용 절감을 꾀한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각사 연구비는 해태제과 3억9494만원(2015년 3분기 누적 3억9332만원), 농심 42억8786만원(36억9577만원), 오리온 10억5604만원(10억1663만원)이었다. 농심이 약 6억원 늘린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두 회사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 향수를 자극하는 추억 속 식품은 친숙한 이미지로 기존 소비층의 브랜드 호감도를 높일 수 있고 입소문 효과로 신규 소비층까지 확보할 수 있다"며 "식품업체들은 업계 특성상 히트상품 하나 만들기가 어렵고, 경기불황, 짧아지는 유행 주기 영향에 리뉴얼 제품에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한동안 제품 복고열풍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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