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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닫는 즐거움의 발견 '인문 예능'…"시청자들의 지적 호기심 자극"

기사등록 : 2017-03-2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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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송가에 인문 예능이 인기다. <사진=tvN, KBS>

[뉴스핌=박지원 기자] 웃고 즐기는 ‘예능 프로그램’이 인문학을 품었다. 최근 방송가에 정치, 사회, 역사 등 인문학적 지식을 주제로 하는 교양 예능 바람이 불고 있다.

현재 방송 중인 tvN ‘어쩌다 어른’ ‘동네의 사생활’부터 KBS ‘노홍철×장강명 책번개’ ‘역사기행 그곳’ ‘천상의 컬렉션’, JTBC ‘차이나는 클라스’ ‘잡스’ 등은 깨닫는 즐거움은 기본, 예능적인 재미는 ‘덤’으로 준다.

근래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프로그램은 OtvN ‘어쩌다 어른’. 어른들을 위한 특강쇼를 표방한 ‘어쩌다 어른’은 그동안 김미경, 설민석 등 유명 강사진들을 앞세워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특히 유명 사회탐구 강사 설민석의 한국사 강의는 자체 최고 시청률(8.7%, 1월 7일, 닐슨코리아)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22일부터는 인문학 강사 최진기가 ‘우리에게 미래, 복지, 정의는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함께 인문학’ 강의를 전하고 있다.

tvN ‘동네의 사생활’은 동네가 담고 있는 역사, 트렌드, 철학, 고전, 건축, 종교 등 다양한 인문학적 재미와 정보를 전달하는 교양 토크쇼. 연예인 패널들은 수원, 북촌 등 각 지역을 방문해 평범한 공간에 얽힌 인문학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역사의 숨은 이야기를 다루는 ‘역사 예능’도 여럿이다. 지난 25일 첫 방송된 ‘역사기행 그곳’은 KBS의 오래된 역사 프로그램 ‘역사저널 그날’의 스핀오프. 앞서 ‘역사저널 그날’에서 호흡을 맞춰온 동갑내기 역사 교사 최태성과 개그맨 이윤석이 직접 역사적 현장을 찾아가 생생한 역사 이야기를 전한다.

강희중 PD는 역사라는 무거운 주제에 ‘여행’이라는 대중적인 코드를 접목시켰다. 그리고 최태성과 이윤석이 각각 팩트 전달과 재미를 맡아 역사 예능의 무게감을 조절해 나갈 계획이다.

JTBC는 '잡스'와 '차이나는 클라스' 등 인문 예능을 잇따라 선보였다. <사진=JTBC>

KBS는 ‘역사기행 그곳’ 외에도 ‘천상의 컬렉션’을 정규편성 했다. ‘천상의 컬렉션’은 매 회 3명의 호스트가 우리 역사의 한 장면을 장식한 ‘최고의 보물’을 하나씩 소개하고 현장평가단 100명의 투표를 통해 그 중 최고의 보물을 선정하는 배틀쇼.

역사적인 사실을 다루는 교양 예능이지만 호스트로는 최여진, 김수로, 서경석 등 ‘비전문가’들이 참여한다. 프로그램 연출을 맡은 조영중 PD는 “역사에 대한 심리적인 거리감이 있는 것 같다. 전문가가 등장하면 선생님과 학생의 구도가 형성되기 때문에 전문가를 배제했다. 대신 패널 평가단 중 역사 전문가 2명을 두고 발표의 의미를 짚어주는 역할을 맡겼다”고 설명했다. 결국 대중에게 좀 더 쉽고 재밌게 역사적인 사실을 알려주기 위한 장치로 스타들을 기용한 것.

인문 예능의 주제는 역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TV로 책을 보며 인문학적 지식을 쌓는 예능 제작도 꾸준하다.

KBS 1TV ‘노홍철×장강명의 책번개’는 앞서 방송된 ‘TV, 책을 보다’와 ‘TV 책’에 이은 ‘독서 예능’.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책 파티를 연다는 콘셉트로 방송인 노홍철과 젊은 작가 장강명이 함께 한다.

제작진은 독서 예능의 진부함을 탈피하기 위해 일반인들을 참여시켜 책을 읽고 자신의 경험을 나누는 과정에 집중했다.

이밖에 종영한 KBS ‘서가식당’, O tvN ‘비밀독서단’ 등이 책을 매개로 한 독서 예능이었다.

그동안 ‘먹방’ ‘쿡방’ ‘집방’ 등으로 방송 트렌드를 이끌어 온 종편 채널 JTBC는 최근 ‘차이나는 클라스’ ‘잡스’ 등 인문 교양 예능을 잇따라 선보였다.

‘잡스’는 다양한 직업인을 스튜디오로 초대해 직업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눠보는 직업 토크쇼, ‘차이나는 클라스’는 질문과 답변을 통해 무한한 지식을 나누는 강연 프로그램이다.

특히 ‘차이나는 클라스’에서는 정치, 사회, 문화, 역사 등 어떤 한 영역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질문을 통해 지식을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첫 번째 선생님으로 유시민 작가가 출연해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스타강사 설민석과 최진기는 '댓글 알바' 논란으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사진='어쩌다 어른' 캡처>

◆스타 강사에만 의존해선 안돼…“팩트 체크·강사 검증은 필수”
인문학 예능의 이 같은 인기는 사회, 역사, 정치적인 지식을 다양한 방송을 통해 얻으려는 현대인들의 니즈에 따른다. 때문에 인문 예능을 만드는데 가장 우선시 돼야할 것은 팩트 체크. 특히 스타 강사의 의존도가 높은 강의쇼의 경우 전문 강사진들의 검증은 필수다.

앞서 인문학 강사 최진기는 OtvN ‘어쩌다 어른’에 출연해 조선 미술사 강의를 하면서 작품을 잘못 소개해 논란이 됐다. 이후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지만 인문학 열풍에 제동을 거는 계기가 됐다.

또 얼마 전에는 최진기와 ‘어쩌다 어른’, MBC ‘무한도전’ 등을 통해 스타강사로 떠오른 설민석이 ‘댓글알바’를 고용했다는 의혹으로 학부모단체로부터 고발당했다.

방송가 한 관계자는 “최근 인문학 열풍을 예능에 녹여낸 프로그램들이 시청자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면서 “하지만 검증이 덜 된 사실을 전달하거나 스타 강사에만 의존하는 방식은 탈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박지원 기자 (pj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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