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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 "트럼프의 수사 종결 요청, 지시로 인식"

기사등록 : 2017-06-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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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트럼프 캠프 수사에 트럼프도 연관
러시아 수사가 트럼프 압박해 해임
특검 임명을 위해 메모 언론에 흘려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수사를 종결하길 바란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지시로 받아들였다고 진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그의 선거캠프의 연루 의혹에 대한 수사에서 직접 수사 대상은 아니지만, 그의 행동이 수사 범위 안에 들어갔다고 언급했다.

코미 전 국장은 8일(현지시간)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트럼프 대통령이 수사를 그만두도록 지시했냐"는 제임스 리쉬 의원(공화·아이다호)의 질의에 "말로는 그러지 않았다"고 답했다.

전날 공개된 성명에서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만 손을 뗐으면 좋겠다. 플린을 놔뒀으면 좋겠다. 그는 좋은 사람이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리쉬 의원이 다시 "그가(트럼프 대통령이) 수사를 그만두라고 명령했나"고 묻자 코미 전 국장은 "이 말은 명령이 아니었다. 내가 계속해서 '그의 말'이라고 이야기하는 이유는 내가 그것을 지시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는 미국의 대통령이고 '나는 이것을 바란다'고 말하는 것은 '이것이 그가 내가 하기를 원하는 것'이라고 받아들였다. 나는 그것을 따르지 않았지만, 이것이 내가 그것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르코 루비오(공화·플로리다) 의원은 이후 다시 "당신은 그의 위치와 환경과 분위기상 그것을 명령으로 받아들였느냐"고 물었고 코미 전 국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코미 전 국장은 증언 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요청을 했을 때 플린 전 보좌관이 유죄가 입증될 가능성이 컸다고 주장했다.

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 청문회<사진=AP/뉴시스>

◆ 트럼프 대통령 직접 수사 대상은 아니지만, 필연적으로 연관

마크 워너(민주·버지니아) 의원은 지난 1월 6일 코미 전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전 FBI 간부들이 당시 트럼프 당선인에 그를 수사하고 있지 않다고 확인해줄지를 논의한 것으로 안다면서 그것이 만장일치의 결정이었는지를 물었다.

이에 대해 코미 전 국장은 "지도부의 한 인사는 우리가 당시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 진행 중인 수사 파일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이것이 사실이지만 트럼프 선거 캠프와 러시아의 연루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었고, 그것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 캠프였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그의 행동과 활동이 그 같은 작업의 범위 안에 들어간다고 우려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문자 그대로 사실이었지만 그는 수사의 특성상 분명히 그것이 선거 캠프와 그 캠프의 지도자, 즉 후보에 손을 댈 것이기 때문에 그것이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고 전했다.

이는 코미 전 국장이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이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당사자에게 확인해줬다고 증언하면서 공화당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죄임을 보여준 것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한 반박으로도 풀이된다.

코미 전 국장은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플린 전 보좌관에 대한 수사 종결을 종용했다는 내용을 담은 메모를 고의로 흘렸다고 진술했다. 그것이 특별검사 임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청문회에서 코미 전 국장은 "나는 친구에게 그 메모의 내용을 기자와 공유할 것을 부탁했다"면서 "나는 그것이 특검 임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를 메모로 기록해 둔 이유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거짓말을 할 것 같아서였다고 답했다. 코미 전 국장이 메모 내용을 전달한 친구는 컬럼비아대의 댄 리치만 교수로 확인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사진=블룸버그>

◆ "녹음테이프 있으면 공개되길, 러시아 수사 때문에 해임"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의 대화를 녹음한 테이프가 있다면 공개되길 원한다고도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제임스 코미는 언론에 (정보를) 흘리기 전에 우리 대화 내용 테이프가 없기를 바라야 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이에 대해 코미 전 국장은 "테이프에 대한 트윗을 봤다"면서 "제발 테이프가 있었으면 좋겠다. 모든 테이프를 공개했으면 좋겠다. 나는 좋다"고 말했다.

코미 전 국장은 자신이 해임된 이유에 대해 러시아 수사가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고 불편하게 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것에 변화를 주고 싶었을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정부가 거짓말로 자신과 FBI의 명예를 훼손했으며 러시아가 미국 선거에 개입했다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날 청문회에 대해 코미 전 국장이 발언한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은 거짓말쟁이가 아니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청문회를 모두 봤는지는 모른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초 갑작스럽게 해고된 코미 전 국장의 증언을 로버트 뮬러 특검도 지켜봤다고 CNN은 전했다. 미 상원은 3시간 가까이 진행된 공개 청문회를 마치고 비공개 청문회에 들어간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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