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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효성 울산공장 가보니…타이어코드 1위 이유 있었네

기사등록 : 2017-06-1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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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로 시작한 울산공장, 타이어코드로 성장 지속
마더플랜트로 글로벌 품질·생산 관리 도맡아

[울산 = 뉴스핌 방글 기자] 지난 9일, 울산공항에서 거대한 조선소와 항구를 지나 효성 울산공장에 도착했다. 효성 울산공장은 울산 미포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해있다.

효성 울산공장 전경. <사진=효성>

14만2000평에 달하는 웅장한 울산공장에 들어서자 창업주인 고(故) 조홍제 회장의 동상이 부지를 지키고 있다. 울산공장은 효성의 모태가 된 곳이다. 조홍제 회장은 1966년, 현 울산공장 부지에 ‘동양 나이론’을 세웠다. 효성의 역사는 섬유와 함께 울산에서 시작했다.

효성은 올해 1월, 조현준 회장과 함께 3세 시대를 열었다. 조 회장은 타이어코드, 스판덱스 등 세계 일류 상품과 함께 세계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조현준호 출범 6개월, 효성의 효자상품 타이어코드 공장의 모습이 궁금했다. 

울산공장은 타이어보강재와 나일론, 폴리에스터, 아라미드 등 산업자재와 섬유 원사 등을 생산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세계 일류 제품인 타이어코드를 중심으로 공장을 둘러보기로 했다.

타이어코드는 자동차 타이어 속에 들어가는 섬유 보강재를 말한다. 타이어고무 안 쪽에 들어가 형태를 잡는 역할을 하는데 이를 통해 타이어의 안전성과 내구성, 주행성 등을 높인다. 가장 보편화돼 있는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를 중심으로 공장을 살펴봤다.

타이어코드 공장과 공장은 대형 파이프로 연결돼 있었다. 파이프는 타이어코드의 원료가 되는 칩을 운송하는 역할을 한다. 일부 녹슨 듯 노란 파이프는 50년 효성의 역사를 실감케 했다.

효성 울산공장의 조홍제 창업주 동상. <사진=방글 기자>

공장 내부로 들어서니 귀가 터질 듯한 기계음이 온 몸을 감쌌다. 대형 스피커 옆에 서 있는 듯 온 몸이 흔들렸다. 설명하는 사람이 큰소리로 이야기해도 알아듣기 힘들 정도의 소음이라 마이크와 이어폰을 착용하고 설명을 들어야 했다.

김창협 울산공장 기술혁신팀 대리는 “PET(폴리에틸렌 프탈레이트) 칩을 원사로 만들고 원사를 엮어 강하게 만든 뒤 천 형태로 가공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공한 천은 접착력을 갖지 않아 접착액을 발라 고객에게 납품한다”며 “이 과정에서 타이어코드의 색이 까맣게 변하기도 하고, 갈색으로 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타이어코드는 방사에서 연사, 제직, 열처리 등 4단계를 거쳐 생산된다. 타이어코드 원료인 PET칩에 열을 가해 필름 상태로 만들고, 필름에 압력을 가해 원사로 뽑아낸다. 이후, 원사 2~3가닥을 하나로 엮어 강력을 높이고 1500개의 연사를 하나의 천으로 만든다. 마지막으로 열처리 과정에서 화학 접착액을 바르면 타이어코드가 완성된다.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를 만드는 대부분의 공정은 자동화 돼 있었다. 넓은 공장을 돌아다니며 마주친 사람은 4~5명에 불과했다. 원사와 원사는 자동으로 엮여 연사가 됐고, 연사는 또 자동화 공정을 통해 천으로 거듭났다.

효성 타이어코드 공장 내부. <사진=효성>

1500개의 연사가 하나의 직물로 합쳐지는 광경에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하얀 원사는 마지막 단계에서 갈색빛을 냈다. 앞서 김 대리가 설명한 대로 접착액을 바르는 과정에서 색이 변화하는 것이다.

김 대리는 “타이어 생산시 열을 가하는데, 이 때 접착액이 타이어고무와 타이어코드를 붙게 한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후발주자로 시작해 시장 점유율 45%…글로벌 1위 업체로
TPA에서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까지 수직계열화 완성

‘타이어코드’의 경우, 지금까지도 울산공장이 ‘마더플랜트’의 역할을 하고 있다. 효성은 1968년 나일론 타이어코드 생산을 시작한 이후, 현재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 ▲스틸코드 ▲아라미드 타이어코드 까지 영역을 넓혔다.

사실 효성은 후발주자로 타이어코드 시장에 발을 내딛었다. 하지만 2017년 현재는 세계 타이어코드 시장의 45%를 점유하는 글로벌 1위 업체로 거듭났다.

김경래 효성 기술혁신팀 부장은 “자동차 한 대에 들어가는 바퀴 4개 중 2개가 효성의 타이어코드를 사용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이어 “▲나일론 타이어코드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 ▲스틸코드 ▲아라미드 타이어코드 등 섬유 타이어코드에서 스틸 타이어코드까지 모두 생산하는 건 전세계에서 효성이 유일하다”며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이 가능한 포트폴리오를 갖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울산공장에서 생산과 품질을 총괄하고 있는 것도 한몫했다”고 덧붙였다.

효성은 특히 타이어코드 원료부터 최종제품까지 총괄하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한 상태다. 에틸렌글리콜(EG)만 외부 구입해 용연공장에서 만든 TPA(테레프탈산)와 섞는다. 이를 통해폴리에스터 칩을 만들고,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까지 생산하는 것이다.

효성 타이어코드 공장 내부. <사진=효성>

하병식 울산공장 관리팀 차장은 “수직계열화를 통해 원가 관리가 가능하다”면서 “생산량이 늘어난 데다 원가경쟁력까지 더해지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10년 35%이던 효성의 타이어코드 세계 시장 점유율은 7년만에 45%로 성장, 실적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 1분기 타이어코드를 포함한 산업자재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 657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효성은 타이어코드 시장에서 글로벌 1위로 성장한 데 대해 기술력을 우선으로 꼽았다. 또, 굿이어 컨버팅 공장을 인수하고 미쉐린과 장기공급 계약을 한 것이 안정적 공급선 확보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효성의 한 관계자는 “우수한 기술력과 글로벌 타이어업체와의 장기공급 계약 등이 주요 성장 동력이 됐다”며 “이 외에도 원가경쟁력 확보 등이 실적 향상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방글 기자 (bsmil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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