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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는 없다” 인생 2막 설계 시니어의 새삶 도전기

기사등록 : 2017-06-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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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뉴스핌=이보람 기자] 전영희씨는 얼마 전까지 은퇴 후 삶을 고민하던 평범한 60대 은퇴자였다. 하지만 지금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영상맥가이어' 수업 보조강사이자 시니어들이 만든 50플러스코리안미디어협동조합의 영리사업을 위한 사단법인 50플러스코리안의 홍보팀장으로 활발한 사회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 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시니어들의 재취업과 재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자영업인 음식점 창업이나 단순한 업무를 담당하는 일자리 외에도 자신의 능력과 경험을 살릴 수 있는 일들을 찾아가는 시니어들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전 씨 역시 교사로 수십년을 재직한 뒤 은퇴 후 삶을 고민했다. 우연한 기회에 언론사 프로듀서 등으로 근무했던 시니어들이 만든 50플러스코리안미디어협동조합을 알게 됐고 이곳에서 영상 촬영 등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교육생에서 자신과 같은 은퇴자들을 교육하는 일에 동참하는 재취업 성공 사례가 된 것이다.

'세이(SAY)'에서 일하는 시니어들도 마찬가지다. 세이는 외국인 학생들과 시니어들을 1대 1로 매칭해 유학생들의 한국어 공부를 도와주는 청년 스타트업이다.

친구들과 함께 사업을 기획한 조연정 대표는 "50대 이상 어르신들이 다양하고 가치있는 경험을 많이 가지고 계신데 이걸 활용할 창구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외국인 학생들이 대부분 교과서로만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는 데 착안, 외국인들은 한국어 회화를 배우고 어르신들의 경험과 능력을 살릴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시니어들을 위한 프로젝트로 시작했던 세이는 시니어들과 외국인 학생들의 긍정적 반응에 힘입어 최근 스타트업으로 전환했다.

한 어르신이 'SAY'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인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주고 있다. [SAY 유튜브 동영상 캡쳐]

조 대표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선생님 가운데 한 분이 '일주일에 한 번 지구 반대편에서 나를 만나기를 기다려주는 학생이 있다는 게 너무 설레고 기쁘다'고 했을 때 뿌듯하더라"고 말했다.

프로젝트 기획 이후 스타트업으로 전환한 최근까지 100여 명의 시니어 선생님들과 100여명의 외국인 학생들이 세이를 거쳐갔다.

시니어컨설팅업체 'ASK'는 은퇴자들이 재교육을 통해 실제 창업에 이른 사례다.

ASK는 Age Solution of Korea의 준말로, 은퇴한 중장년층의 인생계획 설계를 돕고 일자리를 매칭하는 게 주요 업무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수업을 함께 수료한 이들이 모여 모임을 결성했고 이달 중 정식 창업을 앞두고 있다.

김성애 ASK 대표는 "4년 전 은퇴와 함께 뭘 하며 살아야 하나 막막하기만 했다"며 "하지만 재교육을 통해 새로운 삶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시니어들. [서울시50플러스재단]

하지만 여전히 시니어들의 일자리는 청소나 경비 등 단순하거나 저임금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창업 역시 음식점 등 상대적으로 준비가 쉬운 자영업이 대부분이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한 관계자는 "은퇴를 한다고 해서 이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 사라지는 게 아니다"며 "오히려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에 다시 기여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고 여전히 활발한 사회활동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시니어들을 위한 일자리 마련 등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시니어들도 서울시50플러스재단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자신의 인생 2막을 설계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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