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욜로(YOLO)가 트렌드? 방송가에서는 울상인 이유

기사등록 : 2017-06-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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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황수정 기자] "욜로 잘못하다 골로 가요"

지난 5월 방송된 MBC '무한도전'에서 욜로 라이프 즐기기에 나선  멤버들은 법인카드를 통해 사고 싶은 것을 사고, 먹고 싶은 것을 먹고, 하고 싶은 것을 했다. 그러나 한도 초과에 걸린 유재석은 모든 멤버들이 쓴 금액을 뒤집어 써야 했다. 욜로 트렌드를 비튼 것.

'욜로'는 'You Only Live Once'의 약자로, '한 번뿐인 인생 후회 없이 살자'는 뜻을 담고 있다. 현재를 중시하는 젊은이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맞아 떨어지면서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방송가에서도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한 프로그램들이 속속 탄생하고 있다.

그러나 '힐링' '먹방' 등 다양한 트렌드를 성공시켰던 과거 방송들과 달리 '욜로'를 주제로 한 방송들에 대한 반응은 조용한 모양새다. 최근 종영한 tvN '윤식당' 정도가 유일한 성공 사례. '윤식당'은 평균 1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반면 욜로족을 찾아나선 tvN '주말엔 숲으로', 100만 원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올리브TV '어느날 갑자기 백만원', 섬으로 떠나 원하는 방식으로 사는 tvN '섬총사' 등 새롭게 생겨난 욜로 프로그램들은 반응이 신통치 않다. 결국 '주말엔 숲으로'는 저조한 시청률로 종영을 맞이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욜로'를 다루는 프로그램이 많이 나온다는 현상 자체가 '욜로'가 트렌드라는 것을 반증한다"면서도 "프로그램의 성패는 트렌드와는 상관이 없다. 어떻게 잘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방송에서 표현되는 '욜로'는 여행과 취미, 소비에 집중되어 있다. 해외는 기본이고, 국내 여행이라도 떠나고 본다. 또 피규어를 사거나, 맛있는 것을 먹거나, 무언가를 배우는 등 '돈을 쓰는' 행위가 기본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존 일상을 보여주던 리얼리티 프로그램 출연자들이 여러 가지를 시도하는 모습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방송에서 다루는 '욜로'는 소비나 여행 등으로만 흘러들어가는 면이 많다. 여행을 한다고 해서, 비싸더라도 평소 꿈꿨던 것을 산다는 것이 욜로라고 말하기 어렵다"며 "현실적으로 방송에서 보여지는 욜로를 사람들이 실천하기는 힘들다. 대리만족을 줄 수도 있지만 오히려 현실적 괴리감을 느끼게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욜로 열풍이 오히려 과소비나 충동소비를 조장하고 있다는 것. 또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대리만족이나 모방심리를 통해 도전 의지를 갖게 되는 긍정적인 효과를 갖는 것보다 과거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나 육아 예능을 통해 시청자들이 느껴왔던 '상대적 박탈감'을 더 크게 느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방송에서는 다 던져버리고 여행을 가는 등의 약간은 극단적인 측면을 보여주고 있다. 대리만족을 느끼거나 방송을 보면서 '떠나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비교하면서 내 현실을 더 나쁘게 생각하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낙담하거나 우울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지난 5월 JTBC '비정상회담'에서 '욜로 열풍'에 대해 다룬 가운데, 멕시코 대표 크리스티안은 "최근 욜로의 의미가 변화됐다. 위험한 행동이나 철없는 행동을 하기 위한 핑계로 변질됐다"고 말했다. 방송에서 무조건적으로 트렌드를 따르기보다 올바르게 트렌드를 반영하는 자세가 필요한 이유다.

곽금주 교수는 "'욜로'를 말할 때 돈을 쓰고 여행하고 노는 것에만 집중하지 말하야 한다"며 "나중에 후회없이 살기 위해서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도 포함될 수 있다. 현재 내 주위에 있는 즐거움, 행복감을 느끼고 열정적으로, 멋지게 사는 것이 '욜로'가 아닐까"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사진 MBC '무한도전', JTBC '비정상회담' 캡처, tvN '윤식당' '주말엔 숲으로' '섬총사', 올리브TV '어느날 갑자기 백만원'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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