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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황주영 여행박사 대표 "직원들이 자랑할 수 있는 회사 만들 것"

기사등록 : 2017-06-23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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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이 즐거워야 고객도 즐겁다…보편적 복지 혜택 제공"
"여행, 시간 멈추는 느낌…실수 감싸준 고객덕에 평생 업으로"
"여행업 성장하지만 여행사는 위기…세대별 맞춤형 전략 펼쳐"

[뉴스핌=함지현 기자] "제가 결혼할때만 해도 여행박사를 다닌다는 이유로 장모님께서 반대하셨습니다. 여행사인데다 회사가 유명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우리 직원들은 여행박사에 근무한다는 이유만으로 결혼 승낙을 바로 받을 수 있는, 누구에게나 자랑할 수 있는 그런 회사로 여행박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파격적인 복지혜택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여행박사 황주영 대표를 22일 용산구 여행박사 빌딩에서 만났다.

건물 입구에 들어서자 한 켠에 단돈 100원으로 수많은 게임을 선택해 즐길 수 있는  '오락기' 두 대가 '갈월 컴퓨터 게임장'이라는 이름 아래 놓여있는 게 눈에 띄었다. 안내를 받아 이동한 대표실은 통유리로 칸을 나눠 놓은 개방형으로 꾸려져 있었다.

황 대표는 "예전에는 직원들과 한 공간에서 일했지만 아무래도 직원들이 불편해해서요. 이 자리로 쫓겨오게 됐죠"라며 웃어보였다.

이것들이 여행박사가 추구하는 직원들에 대한 복지나 소통을 한 눈에 보여주는 사례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톡톡튀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활기찬 조직이라는 느낌을 주기에는 충분했다.

황주영 대표이사<사진=여행박사>

◆ "직원이 즐거워야 고객도 즐겁다…보편적 복지 혜택 제공"

황 대표에게 우선 여행박사가 직원들에게 다양한 복지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그는 "직원이 즐거워야 고객도 즐겁고, 고객이 즐거워야 회사가 발전한다는 게 여행박사의 창립정신"이라며 "여행사의 처우가 박하다보니 직원들에게 많은 연봉 대신 다양한 복지를 통해 만족도를 높이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전에는 여행박사의 복지가 뭔가를 노력하는 사람에게 보상으로 주어지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가만히 있는 직원에게도 보편적으로 혜택을 주고 있다"며 "젊은 친구들이 일에 빠져 자기생활이 없지 않도록 기념일 휴가 제도나 라운지 데이(3시 이전 퇴근) 등도 적극 권장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높은 만족도가 실제 회사의 성과와 어느정도 연관성을 보이냐는 질문에는 "얼마나 성과로 연관성을 보이는지는 모르지만 매년 성장하고 있다"는 말로 갈음했다.

여행박사는 그동안 건강관리 지원을 위해 골프입문 1년 이내 남성 100타, 여성 120타 성공시 1000만원의 포상금을 지원해 왔다.

연 6회 이상 마라톤 대회 참여 후 6위 안에 들면 10km 평균기록 남자 47분, 여자 57분 달성시 100만원, 1분 단축마다 100만원의 추가 포상도 했다. 이처럼 노력하는 직원들을 위한 포상도 물론이지만, 그렇지 않은 직원들도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게 황 대표의 의중이다.

매달 매달 모든 직원에게 자기개발비 명목으로 10만원씩 제공, 네일아트를 하든 가족과 외식을 하든 어떤 형태로든 사용이 가능토록 하는 식이다. 매출이 뒷받침 될 경우 직원 가족들과 함께 동반 해외 여행을 함께 가기도 한다.

그는 추가로 복지혜택을 만들 계획이 있냐고 묻자 "복지는 대표가 구상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스스로 원하는 것을 제안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는 목표했던 것보다 성과가 좋을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대표로서 직원들에게 추가적인 복지혜택을 제공할 계획은 세우고 있다고 했다.

◆ "여행, 시간 멈추는 느낌…실수 감싸준 고객덕에 평생 업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의미를 갖고 여행을 떠난다. 한 여행사의 대표를 맡고 있는 황주영 개인에게 여행은 어떤 의미일까.

황주영 대표이사<사진=여행박사>

황 대표는 "여행을 떠날때면 내가 시간을 멈추게 만드는 느낌이 든다"며 "가정이나 학교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그러다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면 그제야 다시 시간이 흘러가는 그런 느낌이 좋아서 여행을 간다"고 강조했다.

지난달에도 가족들과 함께 일본 크루즈 여행을 다녀왔다는 그는 여행이야말로 적극적으로 행복해지기 위한 행동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을 소개해 달라는 질문을 하자 황 대표는 뜻밖에도 자신이 여행을 평생 업으로 삼게 된 계기에 대해 털어놨다.

황 대표는 "여행박사 입사 초창기에 가이드를 함께 했는데 어느 여행에서 길을 잘못 들어서기도 하고 설명도 잘 못하기도 하는 등 실수를 너무 많이 했다"며 "그 여행에서는 삼십명이 넘는 고객 중 단 한분도 팁을 주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당시 여행이 끝나면 가이드에게 팁을 주는 것이 관례였는데, 금액이 문제가 아니라 고객들이 만족했고 가이드를 인정한다는 의미가 있었다.

그는 "실수했던 것들만 떠올리면서 고객들과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는데 화장실에 잠시 들렀다 입국심사장에서 나오니 고객들이 나를 가운데 세워두고 전부 빙 둘러서서 두둑한 팁과 함께 엄청난 박수를 쳐 준 적이 있다"며 "당시 가슴이 뭉클해 창피한 것도 모르고 엉엉 울었는데, 그때 여행을 평생 직업으로 삼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지금도 이 얘기를 꺼내면 눈물이 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아직도 당시 고객들이 여행박사를 통해 여행을 가기도 하고, 황 대표도 가끔 손님들이 운영하는 가게를 방문하는 등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 "여행업 성장하지만 여행사는 위기…세대별 맞춤형 전략 펼쳐"

황 대표는 최근 여행업계가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데 반해 여행사는 위기를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여행은 사정이 안좋아지면 제일 먼저 취소하는 항목에 속했지만, 이제는 주머니 사정과 상관 없이 나를 위한 소비를 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매년 10%씩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과 SNS 등 정보가 발달함에 따라 여행사의 역할은 줄어들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그는 이같은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중장년층과 젊은층을 구분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선 중장년층을 대상으로는 패키지 여행을 통해 편의성을 제공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패키지 여행의 경우 가격이 저렴하기도 하지만 여행사에 맡겨만 놓으면 호텔이나 이동수단 등을 모두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편리성이 큰 장점이다.

과거 여행박사는 일본 상품을 주력으로 판매했다. 하지만 다양한 패키지 장품에 대한 요구가 많아지는데다 일본 시장이 자연재해나 정치적 문제로 인해 더이상 확장성이 어려워지자 2년 전부터 중국이나 유럽 동남아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다. 이른바 '종합 여행사'로 변모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전문'이라는 여행박사만의 색깔이 없어지는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여행사도 '규모의 경제'가 통용되는 곳인 만큼 전문성보다 거대 종합 여행사로 전환하는 게 오랫동안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황 대표의 생각이다.

그 결과 과거 절반 수준이던 절반 수준이던 패키지 상품 비중은 약 60% 이상까지 올랐으며 전체 매출 역시 함께 상승하고 있다. 수탁고 기준 2015년 매출은 2207억원, 2016년에는 2470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도 성장할 것으로 회사측은 전망하고 있다.

개별 여행을 많이 떠나는 젊은층을 대상으로는 교통패스나 라운지입장권 등 현지에서 꼭 필요한 단품을 제공하는 데 힘쓰고 있다. 특히 황 대표는 여행박사를 통해 일본 현지에서 사용하는 단품 구매가 많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현지에서 해당 서비스가 가능한 업체를 찾아 인수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상장 여부에 대해서는 중장기적 청사진이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4년 옐로모바일에 인수된 만큼 개별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부연도 했다.

◆ 황주영 대표이사 프로필

▲1968년생 ▲장안대학교 관광과 졸업 ▲여행박사 창립 멤버 ▲여행박사 부산 지사장 ▲여행박사 대표이사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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