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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는 숙명, 주말엔 힐링이 필요해!” 나홀로 호황 치유산업

기사등록 : 2017-07-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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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지숍·요가원·수액 주사·에너지드링크 인기
자녀는 입시·취업스트레스, 가장노릇 힘든 부모
세대도 성별도 구분없이 만연한 피곤·스트레스

[뉴스핌=이성웅 기자] #1 직장인 이모(33, 경기 안양시)씨는 최근 들어 잦은 책상머리 야근에 피로가 좀처럼 가시지 않아, 사무실 앞 마사지숍에 정기회원권을 끊었다. 피로가 극에 달해 몸이 뻐근해지는 금요일이 되면 마사지숍을 찾는다. 그나마 퇴근길이 가벼워질 수 있는 이유다.

게티이미지뱅크

#2 가정주부 김모(49, 경기 남양주시)씨는 얼마 전부터 주민센터 요가수업에 나가고 있다. 아침부터 남편 출근에 중·고등학생 연년생 아이 둘을 학교 보내면 녹초가 된다. 집안일도 이만저만 고된 게 아니지만, 그래도 요가수업을 듣고 나면 몸이 '힐링'되는 걸 느낀다.

#3 얼마 전 종강한 대학원생 민모(31, 서울 영등포구)씨는 지난 기말고사 기간동안 카페인이 많은 에너지음료를 입에 달고 살았다.

시험범위가 워낙 많은 탓에 밤새 공부해야 했기 때문이다. 시험공부하고 아침에 시험보고 집에 가 뻗어버리는 생활을 계속했다. 몸엔 안좋은 걸 알지만 어쩌겠는가. 눈 앞에 닥친 시험의 부담부터 떨쳐내야 했다.

피곤한 대한민국이다. 시험과 과제, 취업난에 시달리는 대학생부터 야근과 격무에 녹초가 되는 직장인, 슈퍼우먼이 돼야 하는 엄마들까지. 피곤과 스트레스에는 세대도, 성별도 구분이 없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는데,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친 심신을 치유하기 위해 마사지를 받거나, 병원을 찾아 수액주사를 맞는 이들이 늘고 있다. '치유산업'이 성장하는 셈이다.

한국마사지협회에 따르면 전국의 마사지숍은 1만여개로 20년 전에 비해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스포츠마사지, 발마사지 등이 이에 해당한다. 피부관리실에서 마사지를 하는 경우도 있어 이를 더하면 규모는 더 커진다. 단 시각장애인이 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은 마사지숍은 불법이다.

사진=이대목동병원

마사집숍과 비슷한 속도로 성장한 것이 요가원이다. 대한요가협회에 따르면 20년 전 400~500개에 불과하던 전국 요가원이 현재는 7000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단시간에 피로를 회복할 수 있는 수액주사도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기다. 주로 피부과에서 주사를 맞을 수 있지만, 최근엔 이비인후과나 내과에서도 피로회복이나 숙취에 좋은 주사를 처방하고 있다.

지난해 청와대에서 구입한 것으로 알려지면 화제가 됐던 '마늘주사'부터 '백옥주사', '비타민주사' 등이 대표적이다. 한번 처방받는 데 싸게는 3만원부터 비싸게는 8만원까지 하는 비급여 항목이지만, 주사맞는 30분~1시간동안 쉬면서 맞을 수 있어 피로가 더 잘 풀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 건강보험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의원급 의료기관의 비급여 주사료는 전체 8.7%에 불과했지만, 2013년에는 25%까지 급증했다.

음료로 이 같은 '약빨'을 경험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한 편의점업체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핫식스'와 같은 에너지 드링크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1% 증가했다. '박카스'와 같은 피로 회복 음료의 매출 역시 25.8% 급증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이 같이 치유산업이 호황을 누리는 이유는 한국인의 긴 노동시간과 함께 다양한 사회·문화적 요인에서 오는 높은 스트레스 지수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 2015년 한국 취업자 1인당 연간 노동시간은 2113시간으로 35개 회원국 중 2번째(1위 멕시코 2246시간)로 길었다. 평균보다 347시간 많았다.

또 아시아·태평양 지역 건강생활지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스트레스 지수는 6.6점으로 아태지역 15개국 평균(6.2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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