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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사피오섹슈얼?” 대한민국 지식셀럽 전성시대

기사등록 : 2017-07-0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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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정재승, 김영하, 황교익 대표적
지식과 여행·강연·수다의 결합 잇따라
셀럽이 전하는 지식의 지나친 맹신 금물

[뉴스핌=이성웅 기자] '사피오섹슈얼(sapio sexual)'이란 말이 새삼 화제다. 사피오섹슈얼이란 상대방의 센스나 지성에서 성적 매력을 느끼는 사람을 뜻한다. 한마디로 '뇌섹남, 뇌섹녀(뇌가 섹시한 남성 혹은 여성)'를 좋아한단 의미다.

사피오섹슈얼이라는 말이 화제가 된 배경에는 최근 방송가에서 전통적인 의미의 방송인들이 아닌 '지식 셀럽'의 출연이 늘어나는 현상이 있다.

이 중 사피오섹슈얼들의 취향을 가장 잘 저격했다고 평가받는 프로그램이 tvN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유희열, 유시민, 정재승, 김영하, 황교익. <사진=tvN>

이 프로그램엔 전 보건복지부 장관 유시민 작가와 소설가 김영하 작가, 물리학자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맛칼럼니스트 황교익 작가 등이 출연한다. 진행자는 서울대 출신의 작곡가 겸 가수 유희열이다.

알쓸신잡은 출연자들이 국내 특정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 명소 등을 둘러보고 함께 밥을 먹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낮 동안 따로 여행을 한 출연자들은 밤에 모여 알게 된 사실이나 발생한 의문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그 과정에서 시청자들은 자연스레 출연자들이 가진 다양한 분야의 '잡다한' 지식을 체득하게 된다.

지식인 계층의 TV 출연은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니다. 지난 2013년부터 2년여간 방영했던 JTBC 예능 프로그램 '마녀사냥'에선 영화평론가 허지웅 작가나 곽정은 작가가 처음 등장하며 인기를 끌었다.

이밖에도 '어쩌다 어른', '말하는대로', '김제동의 톡투유' 처럼 예능프로그램인듯 하지만, 지식 전달의 성격이 있는 방송이 줄지어 방영했다.

또 역사강사 설민석, '공부의 신' 강성태 등 교육 영역에서 이름을 날리던 이들도 최근 들어 방송 출연이 잦아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이러한 현상에서는 명암이 확연히 구분된다.

방송 출연자에 다양성이 열리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측면으로 볼 수 있다. 시청자들이 새로운 형식과 내용을 원하는 가운데 개그맨, 탤런트, 가수 등 기존 방송인들이 출연하는 오락성 강한 프로그램으로는 그 욕구를 충족시키기 힘들어진 것이다.

다양한 계층의 다양한 인물이 나와 전하는 얘기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도 강의를 듣는 듯한 감상을 받게 한다.

다만, 지식인이 전하는 지식에 대한 지나친 맹신은 이미 여러 전문가들이 지적해왔다. 자칫 화자가 지식인이라는 함정에 빠져 그들이 하는 말을 아무런 여과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도 유명 인터넷강의 강사인 최진기씨는 방송에 출연해 조선 말 화가 오원 장승업의 그림을 소개하며 잘못된 그림을 보여줬다.

또 의학프로그램에 출연한 의사들이 검증되지 않은 건강기능식품을 추천해 대한의사협회 차원에서 가이드라인이 마련되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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