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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열도 찾는 韓청춘①] 헬조선 떠나 취업천국으로

기사등록 : 2017-07-1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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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국내 대졸 이상자 2명 중 1명 ‘백수’
지난달 일본유학시험 최대 인파 몰려 성황
일본 취업자 2015년부터 두자릿수 증가율
日생산가능인구 감소 외국인 근로자 ‘눈길’

[뉴스핌=김기락 기자] 한국 청춘들이 공부 걱정, 취업 걱정에 일본으로 날아가고 있다. 일자리가 많아 취직이 잘 되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제 부흥 정책과 생산 인구 감소가 맞물려 ‘취업천국’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한국 젊은이들을 애써 키워 남의 나라로 보내는 꼴인데, 잡을 만한 이유가 커 보이지 않는다.

17일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한국인의 일본 취업자는 2011년 3만619명에서 지난해 4만8121명으로 57% 늘었다. 2011년 이후 한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다가 2015년 전년대비 11.3%에 이어 2016년 16.1% 증가한 것이다.

일본 대학생 취업률은 97.6%로, 조사를 시작한 1997년 이후 최고다. 취업을 희망하는 대졸자 대부분이 직장에 들어간다. 고졸자 취업률은 99.2%로, 대졸자보다 높다.

갈 수 있는 회사가 많다보니 일본이 ‘취업천국’이 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구직자 모으기에 애쓴다. 기업이 구직자를 선택하는 과거와 달리, 정반대가 된 것이다.

이런 원인은 급격한 인구 감소와 함께 아베 신조 정권 출범 이후 경기 회복세 덕이다. 일본의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2015년 7728만명에서 오는 2040년 5978만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일할 수 있는 자국민이 매년 70만명씩 사라지는 셈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한 마디로 ‘취업지옥’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여전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대졸 이상 실업자는 54만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11.8% 증가했다. 이는 1999년 실업 통계 기준을 변경한 뒤, 분기 기준 최고다.

같은 기간 전체 실업자 수는 108만2000명으로, 대졸 실업자의 비중이 처음으로 과반인 50.5%로 나타났다. 대졸 이상 고학력 계층의 실업자가 갈수록 증가, 청년고용시장의 빙하기가 계속되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한국 학생의 유학과 취업준비생에게 적중했다.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시선을 일본으로 돌리게 만들었다. 2018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7530원으로 결정됐으나, 비정규직 취업을 고려하는 대졸 실업자 규모는 많지 않다.

지난달 시행된 일본유학시험(EJU)에는 역대 최대 인원인 2800여명이 몰렸다. 한국에서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어려운 탓에 일본 유학 준비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취업 시장 관계자는 “일본이 정부 차원에서 해외 인재를 흡수해 인구 감소로 발생될 생산 공백을 채우겠다는 것”이라며 “일본 경제 회복세와 맞물려 일본 유학과 취업생 증가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최대 경제 대국에서 ‘잃어버린 20년’ 동안 경기 불황의 터널을 보낸 일본이 경제 재도약을 위한 필요·충분 조건으로 해외 인력을 택한 것이다. 한국도 일본처럼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는 만큼, 국가적인 중장기 취업 대책이 절실해 보인다.

서울 노량진 한 취업준비 학원에 붙은 취준생들의 격려 메모.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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