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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움직이는 중국자본] ④ 글로벌 시장의 '혜성' 하이항 자본

기사등록 : 2017-07-27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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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항공사에서 세계 500대 기업으로 껑충
지도부 부패설 연루 등 의혹에 위기 직면

[편집자] 이 기사는 7월 26일 오후 5시33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 남부 하이난(海南)에 기반을 둔 하이항(海航) 계열 자본은 항공·관광·금융 분야를 망라한 중국의 10대 자본 중 하나로 꼽힌다.

하이항 자본 계열의 핵심축인 하이항그룹(海航集團)은 2015년 처음으로 '포춘'선정 500대 글로벌 기업에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시장에 '혜성'처럼 존재감을 드러냈다. 

포춘 500대 기업 순위에 진입한 지 1년 만인 2016년 하이항의 순위는 무려 111위가 껑충 뛰어올라 353위에 안착했다. 하이항 측은 2020년 세계 상위 100대 기업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이항그룹의 사업은 크게 항공, 호텔, 관광, 금융, 물류, 선박제조, 에코테크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 지방의 작은 항공사, 위기에 정면승부 전략으로 종합 대기업으로 성장 

항공은 오늘날 하이항그룹과 하이항계열 자본을 탄생시킨 '뿌리'라고 할 수 있다.

지난 1993년 현재 하이항그룹 이사회 주석 천펑(陳峰)이 하이난성으로부터 받은 1000만위안으로 하이난항공을 설립,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고 하이항그룹을 출범시킨 것은 중국 재계에서는 이미 유명한 성공 '신화'다.

당시 천펑이 받은 1000만위안은 하이난성이 지시한 항공사는 커녕 비행기 날개 하나 사기도 힘든 적은 금액이었다. 하이난성이 마련해준 사무실은 보잘것 없은 3층짜리 건물이었다.

부족한 자금을 해결하기 위해 천펑은 회사를 주식회사로 전환했고, 이를 통해 종잣돈 2억5000만위안을 마련하는 데 성공한다. 이 자금으로 1993년 5월 첫 비행기를 마련한 후 하이난항공은 중국 민항 역사에 중요한 획을 그으며 성장을 거듭하게 됐다.

하이난항공을 모태로 설립된 하이항그룹은 현재 자산 규모 1조위안에 달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중국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도 활발한 투자를 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항공 부문에서는 하이난항공, 톈진항공, 샹펑항공 및 가나 AWA항공, 프랑스 Aigle Azur항공, 터키 myTECHNIC 등 항공운수 기업 18개, 항공사 9개 기업을 거느리고 있다.

관광 서비스 분야에서도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중국 자본의 해외 기업 인수가 맹위를 떨치던 2016년에는 미국 호텔체인 힐튼과 칼슨 호텔, 유럽이 레지도르 호텔 그룹의 지분을 대량으로 사들였다.

하이항그룹 산하 하이항관광투자그룹은 중국의 대표 온라인 여행 서비스 업체인 투뉴왕(途牛網)과 카이사투어의 대주주다.

금융 분야에서도 보험,선물,신탁,핀테크,투자은행,렌탈,펀드,증권 등 광범위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밖에 엔터테인먼트, 식품, 에코테크, 부동산 등 실업 분야에서도 막강한 실력을 드러내고 있다.

작은 지방 항공사에서 중국 재계와 산업은 물론 세계 시장을 주무르는 큰손으로 성장하기까지 하이항 계열 자본은 많은 위기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위기'를 정면돌파하는 전략을 통해 '기회'를 창출하며 빠른 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하이항그룹은 탄생과 발전 과정에서 크게 두 차례의 위기와 한 차례의 전환점에 직면하는데, 그중 첫 번째 위기는 하이난항공이 하이항그룹으로 도약한 2000년에 발생했다.

그해 7월 중국 국가민항국은 국제항공, 남방항공과 동방항공의 3대 업체를 중심으로 중국 민항 산업을 육성하려는 전략을 마련했다. 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은 중국 최남단에 본거지를 둔 하이난항공에겐 커다란 위협이 될 수 밖에 없었다.

3대 항공사에게 먹히지 않기 위해 하이난항공은 스스로 몸집 키우기에 나선다. 구조조정, 융자와 재융자를 통해 하이난항공은 신화항공, 산시항공, 창안항공 등 중국 국내 지방 항공사의 지분을 인수했고, 인수합병을 통해 신탁,증권 등 금융분야로도 사업을 확대했다.

하이항의 '선제대응'은 결과적으로 성공했고, 하이난항공으로 시작된 하이항그룹은 첫 번째 위기를 통해 지방 항공사에서 전국적인 대형 종합 항공사로 거듭나게 됐다.

두 번째 위기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의 영향으로 관광과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찾아왔다. 대부분의 자금이 항공 부문 사업을 통해 창출되던 하이항그룹은 이를 계기로 관광, 면세품,소매, 금융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게 됐다.

2008년 전후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는 하이항그룹의 전환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 당시 많은 중국 기업과 자본이  해외 투자에 나섰고, 하이항도 2007년 벨기에의 Sode, Edipras, Data Wavre 호텔을 인수했다. 2008년에는 700만달러에 터키의 ACT 항공운수회사를 인수했다.

◆ 초고속 성장과 팽창에 의혹, 중국 지도부 부패 연루설로 곤욕 

불과 20여년 만에 하이항 계열 자본은 지방의 작은 항공사에서 종합기업으로 성장, 세계 500대 안에 드는 대기업이 됐다.

2016년 하이항그룹의 매출총액은 6000위안, 자산총액은 1조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하이항그룹의 성장속도가 안방계열 자본에 버금간다고 평가한다.

하이항그룹은 감동적인 성장 '신화'를 자랑하는 대형 자본으로 여겨지지만, 그룹 지배 구조와 실질 지배 세력에 대한 정보는 많지 않아 간혹 의혹이 대상이 되기도 한다. 특히 하이항그룹이 2015~2016년 급격한 팽창세를 보인 것에 대한 '배경'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하이항그룹은 2016년 500억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의 인수합병(M&A)을 성사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6월 미국으로 도피한 중국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郭文貴)가 하이항그룹을 중국 지도부의 비리와 연루된 '돈줄'로 지목하면서 하이항그룹이 다시금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중국 정부도 막대한 자금을 조달하며 '폭풍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하이항 계열에 대한 감시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미국 월가 은행들도 하이항그룹의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이유로 거래 중단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푸싱,안방 등 중국의 유명 대형 자본이 연이어 정부 당국의 매서운 감독을 받고  있고, 이들 자본의 핵심 그룹사 오너가 정부의 조사를 받는 상황이어서 국내외의 각종 의혹에 하이항그룹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하듯 하이항그룹은 최근 지배구조를 공개하는 등 각종 의혹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하이항그룹에 따르면, 하이항그룹의 대주주는 하이난성 츠항공익기금회(慈航公益基金會)다.

지난 세 차례의 위기를 정면승부로 돌파한 하이항그룹이 네 번째 위기도 동일한 전략으로 극복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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