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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환시 극심한 쏠림..후폭풍 온다

기사등록 : 2017-08-08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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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엔 '팔자' 2012년 이후 최대
유로 '사자' 5년래 최고치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외환시장 트레이더들의 포지션에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다.

투기 거래자들을 중심으로 유로화 상승 베팅과 달러화 하락 베팅에 앞다퉈 나선 결과다. 시장의 예측이 변화하면서 기존의 포지션이 한꺼번에 청산될 경우 후폭풍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다.

유로화 <사진=블룸버그>

8일(현지시각)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헤지펀드를 필두로 한 투기 거래자들이 지난 1일 기준 달러화에 대해 78억7000만달러에 달하는 순매도 포지션을 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 2013년 초 이후 최대 규모의 달러화 하락 베팅에 해당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데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기대 역시 한풀 꺾인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유로화에는 ‘사자’가 몰려들고 있다. 지난달 유로화 상승을 겨냥한 포지션이 130억달러를 돌파, 5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엔화 하락 베팅도 2012년 이후 최고치까지 증가, 전세계 주요 통화의 트레이딩이 일제히 쏠림 현상을 연출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강한 경계감을 내비치고 있다. 대규모 포지션이 한꺼번에 반대 매매에 나서면서 외환시장 전반에 충격을 가할 것이라는 우려다.

당장 2주 앞으로 다가온 잭슨홀 미팅에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매파 발언을 내놓거나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자산 매입 축소에 대해 소극적인 뜻을 내비칠 경우 투기 거래자들이 기존의 달러 하락 포지션과 유로화 상승 포지션 청산에 나설 수 있다.

엔화 <출처=블룸버그>

지난 4일 미국 고용 지표 호조에 따라 6개 바스켓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ICE 달러 인덱스가 0.8% 뛴 것이 시장 급변동의 가능성을 엿보게 하는 단면이다.

스코샤뱅크의 에릭 테오렛 외환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외환시장의 거래 쏠림이 멈추지 않고 있다”며 “특히 130억달러에 달하는 투기적인 엔화 하락 베팅이 투자자들을 긴장하게 한다”고 전했다.

엔화는 지난달 달러화에 대해 3% 상승했다. 강세 흐름이 지속될 경우 엔화 약세를 겨냥했던 투기 거래자들이 손실을 떠안게 되고, 관련 포지션이 급속하게 청산되면서 시장 질서를 흔들어 놓을 여지가 높다는 지적이다.

엔화 하락 포지션이 빠르게 청산되면서 상승 탄력을 부추길 경우 일본은행(BOJ)을 포함한 정책자들이 원치 않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이는 외환시장을 이외에 광범위한 영역으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우려된다.

뿐만 아니라 엔화로 자금을 조달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이 기대되는 브라질 헤알화나 러시아 루블화 자산을 매입한 캐리 트레이더들이 커다란 혼란에 빠질 전망이다.

아문디 파이오니어의 파레시 우마드야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WSJ과 인터뷰에서 “앞으로 수개월간 달러화 대비 엔화 상승 시나리오에 베팅하고 있다”며 “외환시장 전반의 엔화 ‘팔자’가 지나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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