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진 요구 봇물 박기영, ‘주말 사퇴설’... 난감해진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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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송의준 김신정 이윤애 기자] ‘황우석 사태’에 연루된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 대한 사퇴 요구가 빗발치면서 박 본부장의 이번 주말 사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박 본부장이 전격 사퇴의사를 밝힌다면, 전날(10일) 저녁 박수현 대변인이 이례적으로 긴급 브리핑까지 열면서 임명 불가피성을 설명했던 청와대로서는 난감한 처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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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영 신임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서 열린 과학기술계 원로 및 기관장과의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11일 서울대 교수 288명은 박 본부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교수들은 성명서에서 “박 본부장은 2005년 황우석 사태가 발생했을 때 당시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으로서,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위치에 있었지만 반성하거나 사죄한 적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또 “만약 박 본부장이 자리를 지킨다면 이는 황우석과 그 비호세력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면서 “황우석 사태 이후 한국의 대한 사회와 학문 사회가 연구 윤리를 정립하기 위해 기울여온 노력을 송두리째 무시하는 것이고 한국 과학계에 대한 전면적인 모독”이라고 날을 세웠다.

성명서엔 황우석 사태 때 서울대 연구처장이던 자연대 노정혜 교수와 현 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인 의대 호원경 교수, 우희종 수의대 학장 등이 이름을 올렸고, 자연대와 의대 교수 등이 다수 포함됐다.

또 고려대 교수의회도 자연계와 의과대 교수들을 중심으로 이날부터 서명운동이 시작되는 등 과학계의 퇴진요구가 확산하고 있다.

박 본부장은 10일 과학기술계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황우석 사태에 연루된데 대해 사죄하면서도 “일할 기회를 주신다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으며, 일로써 보답드리고 싶다”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밝혔었다.

박 본부장 임명 직후부터 시작된 정치권의 사퇴 압박도 이어졌다. 야당은 일제히 사퇴 거부 의사를 밝힌 박 본부장에 대한 청와대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원내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줄기세포 조작으로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사람"이라며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더 이상 감싸거나 두둔하지 말고 박 본부장 임명을 철회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양순필 국민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황우석 사태는 연구진실성과 과학윤리를 짓밟아 정직한 과학기술자들을 모욕했고 우리 과학계의 국제적 위상을 나락으로 떨어뜨렸다"며 "박 본부장이 스스로 사퇴를 거부한 이상 이제 문 대통령이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도 "정부가 박 본부장이 황우석 사태에 무거운 책임이 있다고 하면서도 당시의 보좌관 경력을 높이 샀다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며 "과학계는 물론이고 참여연대를 비롯한 9개 시민단체도 반대성명을 발표할 정도로 부적절한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새 정부 인사에 반발하지 않았던 정의당 역시 박 본부장 임명 반대 대열에 가세했다. 최석 대변인은 "황우석 논문 조작 사태라는 대한민국 역사와 과학사에 지울 수 없는 오점을 야기한 장본인이 도대체 무슨 낯으로 과학기술 발전과 혁신이라는 말을 입에 담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박기영 본부장은 개혁의 대상이지 주체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급격히 부정적으로 흐르고 있는 여론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다. 강훈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청와대가 여러 군데에서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과정이어서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면서 “(박 본부장의 주말 사퇴설에 대해선) 지금은 청와대가 여러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니 명확한 답변을 내놓을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문재인 정부의 개혁기조를 지지해 온 참여연대 등 9개 시민사회단체도 성명서를 내고 “촛불민심이 요구한 적폐세력 청산에 배치된다”고 지적했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박 본부장을 해임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면서도 사퇴 가능성에 대해선 본인의 의사가 중요하다는 반응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박 본부장을 해임하는 것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 “(사퇴 가능성은) 본인이 그럴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확인 못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본부장 임명에 대한 여론이 급격히 부정적인 쪽으로 흐르고 있고, 특히 과학기술계의 반발이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청와대가 ‘박기영 카드’를 더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청와대는 전날 저녁 박수현 대변인 브리핑 말미에 “그를 임명한 취지에 대해서 널리 이해를 구한다”면서도 “이에 대한 과학기술계의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밝혔었다

 

[뉴스핌 Newspim] 송의준 기자 (mymind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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