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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독립PD협회 "두 독립PD의 죽음은 방송사-외주제작사 간 갑을 관계 아닌 인권의 문제"

기사등록 : 2017-08-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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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현경 기자] 방송 외주제작 생태계정상화를 위한 공동 선언이 진행됐다. 이날 한국독립PD협회 측은 故 박환성 독립PD와 故 김광일 독립PD의 죽음은 단순히 방송사와 외주제작PD의 갑을(甲乙) 문제를 넘어 인권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송 외주제작 생태계 복원을 위한 공동 행동 선언'이 16일 오후 한국방송회관 3층 회견장에서 열렸다. 이날 한국PD연합회 오기연 회장, 정의당 추혜선 의원,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 언론개혁시민연대 김동찬 사무처장, 언론 이태봉 사무처장, 고 박환성PD 동생 박영준, 한국독립피디협회 전 회장이자 현 위원장 최영기가 참석했다.

최영기 방불특위(한국둑립PD협회) 위원장은 “두 PD는 7월31일 귀국 예정이었다. 두 PD는 말을 하지 못하고 일정보다 빨리 귀국했다. 그러나 말을 못한다”라며 동료를 잃은 슬픔을 드러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박성환PD가 출국하던 당시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했다. 최 위원장은 “박PD가 ‘형님만 믿고 갔다 올랍니다’라고 했다. 그래서 제가 ‘그래 넌 촬영에만 집중해라. 그리고 건강히 돌아오라’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지난 2017년 7월15일(한국시각) EBS다큐프라임-야수의 방주' 제작을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촬영 중이던 박환성 독립PD, 김과일 독립PD가 교통사고로 처참하게 숨을 거뒀다. 박환성 독립PD는 출국 전 까지도 자신이 제작하고 있는 '야수의 방주' 제작을 위한 국자지원금 일부를 EBS가 간접비 명목으로 부당하게 취득하려 한다면서 불공정한 행위로 규정하고 강하게 대응하고 있었다.  

최 위원장은 “오늘 공동선언 이후 계속해서 우리의 입장을 전할 거다. 24일 세미나를 열 예정이다. 그 이후 공동대책위원회를 마련할 거다. 이 문제는 우리 시민사회와 전체가 공감할 수 있는 문제다. 사회적 담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절대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방송사도 기 귀울여 대화의 테이블에 나와 달라”면서 “만나서 진지하게 논의하여 함께 윈윈(WIN-WIN)할 수 있는 패러다임을 만들면 된다. 어려운 일이 절대 아니다. 그러나 쉽진 않을 거다”라며  “우리는 싸우자는 게 아니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을거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외주제작사의 성명도 언급했다. 그는 “어제 외주제작사 측의 성명이 나왔다. 공감한다. 하지만 인간의 존엄성과 노동권이 빠졌다. 이게 채워지지 않으면 절반의 성공밖에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위원장은 이 모든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외주 정책을 도입하고 한 번도 들여다 보지 않았다. 철저하게 정부의 책임이다. 방송사도, 외주제작사도, 독립PD도 잘못 없다”면서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근로기준법이 있는데도 (독립PD들은)영향을 못받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이겠나. 그것이 알고 싶다”라며 호소했다.

언론개혁 시민연대 김동찬 사무처장은 “박환성, 김광일 PD의 황망한 죽음을 통해 방송 제작 환경의 각박한 실태가 드러났다. 새롭게 드러난 것이 아니라 저희가 그동안 눈감고 외면했던 현실에 비로소 눈을 뜬거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이제라도 두 PD의 의지를 받들어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공동행동에 함께 할 것”이라며 “EBS와 독립PD 협회 간 서로에게 주어진 책무를 다 할 것이다. 문체부와 방통위에 강조하고 촉구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일 외주제작사의 실태 환경을 조사하겠다고 발표한 문체부에 실질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태조사 설계를 처음부터 실시할 것이다. 이는 누구를 위한 조사인가. 고 박환성, 김광일의 비참한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면 누구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야 하나. 국정과제 수행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지금 바로 당사자가 직접 조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해줘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날 참석한 김경진 의원 역시 현 독립PD들의 상황을 의회에 제대로 반영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아마 다들 답답한 심정일 거다. 두 가지 상황이 겹쳐서 힘겹다. 앞으로도 생길 가능성이 상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하나는 방송 사업이라고 하는 부분에 경영과 수익성이 계속해서 악화된다는 전체적인 흐름, 두 번째는 최근 10년간 외주와 비정규직의 일선에서 근무하는 사람에게 정당한 비용조차 지급하지 않는다는 구조와 문제가 겹치면서 이 사건이 생겼다”고 바라봤다.

그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는 최종점을 찾는 게 우리가 가야할 방향일 것이다. 뜨거운 의지와 열정을 갖고 얼마나 노력하느냐가 관건일 거다”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사진 한국독립PD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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