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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스페셜' 82년생 김지영-세상 절반의 이야기…현실 속 지영이를 만나다

기사등록 : 2017-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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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뉴스핌=장주연 기자] 1980년대에 태어난 '지영이'들은 왜 혼란에 빠져있는 걸까.

27일 방송되는 ‘SBS 스페셜’ 485회에서는 ‘82년생 김지영-세상 절반의 이야기’ 편이 방송된다.

소설 ‘82년생 김지영’은 82년생 김지영이라는 평범한 여성이 취업, 결혼, 출산 등 삶의 과정에서 마주하는 여성에 대한 일상적인 차별과 구조적 불평등을 말한 작품이다. 

금태섭 국회의원은 “잔잔하지만 잔인한 이야기”라고 평하며 동료 의원들 모두에게 책을 선물했고, 노회찬 의원은 “이것이 진짜 현실”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책을 전달했다.

뿐만 아니라 ‘82년생 김지영’은 지난해 발간 이후 꾸준히 입소문을 타며 누적 판매량 23만 부, 2017년 상반기 가장 많이 팔린 소설로 이름을 올렸다.

대체 소설 속 내용이 현실과 어떻게 닮아있기에 ‘김지영 열풍’이 만들어졌을까.

이에 ‘SBS 스페셜’ 제작진은 실제 1980년대에 태어난 ‘지영’이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소설 속 이야기들을 현실에서 들어보기로 했다.

87년생 김지영, ‘엄마 껌딱지’ 딸 시은이를 둔 전업주부

1987년생 김지영 씨는 10개월 딸아이를 둔 전업주부다. 산더미 같은 집안일과 삼시 세끼 요리, 1초도 눈을 뗄 수 없는 딸아이 돌봄까지 24시간이 모자란 하루를 매일 반복 중이다.

능숙한 살림에서 오랜 내공이 엿보이지만, 지영 씨가 전업주부가 된 건 최근의 일이다. 지영 씨는 불과 2년 전만 해도 중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가정 선생님이었다.

그는 과거 기간제 교사로 면접을 봤다. 당시 지영 씨는 면접관들로부터 “결혼은 했나” “아이는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합격 후에도 “중간에 임신하면 곤란하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계약을 앞두고 첫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지영 씨는 결국 취업을 포기했다. 매일 교단에 서던 지영 씨의 일상은 그렇게 바뀌었다.

지영 씨는 “슬펐다. 사회에서 내가 한 발짝 멀어진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

외국계 경영 컨설팅 업체 최연소 팀장, 싱글 86년생 김지영 씨

80년대 ‘지영’이들은 “둘째는 아들”이라는 어른들의 바람에 돌잔치에 남자 한복을 입고, 맛있는 반찬은 남동생 먼저였던 ‘웃픈’ 추억들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게 남 이야기인 ‘다른 지영’이도 있다.

“여자라고 못 할 게 뭐 있어”라는 어머니의 지원으로 학창시절 임원은 물론, 다양한 대외활동을 경험하며 명문대에 입학한 ‘엄친딸’ 1986년생 김지영 씨가 그 주인공이다.

하지만 노력하면 목표를 이룰 수 있고 그렇지 못했다면 노력이 부족한 것이라 믿었던 지영 씨에게도 시련의 시기가 있었다. 취업 당시 그가 마주한 세상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지영 씨는 “생산 경영 부문에 취업하고 싶었는데 면접마다 ‘여자라서’라는 말이 따라왔다. 처음 취업한 곳에서도 여성 직원은 10% 남짓, 승진 명단에도 여성은 많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현재 외국계 컨설팅 회사로 이직한 지영 씨는 ‘야근은 기본, 밤샘은 옵션’으로 하루하루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 하지만 가끔 동료들과 대화를 하다 또 다른 고민에 빠진다고 한다.

그는 “결혼하면 회사 나갈 거잖아”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기분이 착잡하다. 결혼 후에도 일을 병행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만, 임신한 채로 미팅이나 야근을 하지 못할 때 그 짐이 모두 팀에게 갈까봐 걱정이다.

그렇다면 1980년대에 태어난 수많은 ‘지영이’는 대체 왜 혼란에 빠진 걸까. 이들은 ‘남녀평등’을 위한 제도적 발전과 함께 각자의 꿈을 키워왔지만, 더디게 변하는 사회적 인식 속에서 혼란스러운 매일을 마주하고 있다.

‘2017년생 지영’이는 ‘여성’이라는 구분이 없는 세상에서 살길 바라는 마음으로 모인 80년대 지영이들. 이들의 이야기는 과연 변화에 가속도를 붙일 수 있을까.

한편 ‘82년생 김지영-세상 절반의 이야기’는 27일 밤 11시5분에 방송된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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