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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냉난방비 지원 예산 또 '전액 삭감'

기사등록 : 2017-08-30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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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287억원' 신청했는데 기재부 가니 '0원'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에 노인단체 예산 312억원 깎아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정부와 여당이 '사람중심 예산'이라고 강조한 내년 예산안에서 경로당 냉난방비 지원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강력한 정부 지출 구조조정을 한다더니 취약층 지원 예산을 깎은 꼴이다.

3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내년 노인단체 지원 정부 예산은 101억5400만원으로 올해(413억8700만원)보다 312억3300만원 줄었다.

예산이 감소된 가장 큰 이유는 경로당 냉난방비 지원 예산이 전부 삭감됐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경로당 냉난방비 지원 예산으로 287억원을 신청했으나 기획재정부가 전액 삭감했다.

복지부 노인정책과 관계자는 "전국에 있는 약 6만5000개 경로당 냉난방비 지원 예산안을 기재부에 보냈지만 전부 깎였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경로당을 이용하는 노인이 불편하지 않도록 여름철 냉방비와 겨울철 난방비를 지원한다. 2012년 노인복지법을 개정해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노인복지법 제37조의 2(경로당에 대한 양곡구입비 등의 보조)를 보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예산의 범위에서 경로당의 냉난방비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조할 수 있다'고 나온다.

하지만 기재부는 경로당 냉난방비 지원은 지자체 소관이라며 관련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기재부 복지예산과 관계자는 "경로당 냉난방비 지원은 2005년 지방에 이양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6년 4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광주에 있는 한 경로당을 찾은 모습 <사진=뉴시스>

또다른 문제는 복지부가 예산을 요청하고 기재부가 이를 전액 삭감해도 국회에서 증액하는 일이 반복된다는 점이다. 지난해에도 복지부가 300억원 규모 예산을 올렸지만 기재부가 전부 깎았고 국회에서 이를 되살렸다.

기재부 복지예산과 관계자는 "지난해 국회에서 2017년에 한해 경로당 냉난방비를 지원한다는 부대의견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내년 정부 예산안을 심의하는 국회에서 관련 예산이 증액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한편 문재인 정부는 아동수당 지급과 같은 100대 국정과제 이행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전날 발표한 '2018년 예산안'에서 "국정과제의 차질없는 수행을 위한 재원 확보를 위해 투자 우선순위, 사업성과, 집행수준, 지출성격 등을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해 불요불급하고 낭비성 지출을 구조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재부는 내년 예산안을 짜면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대폭 줄이는 등 11조5000억원의 지출을 삭감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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