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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 상황반전 '240번 버스 논란'…인터넷 글 사실?

기사등록 : 2017-09-13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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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심하늬 기자] '240버스 논란' 사건이 처음 알려진 것과 다르다고 전해지면서 인터넷상 일방의 주장을 믿고 행동한 누리꾼들 사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터넷의 확산 속도가 엄청나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퍼뜨릴 때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도 나온다.

11일 오후 인터넷상에는 '240번 버스 기사를 신고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같은 날 오후 6시 20분쯤 중곡차고지 방향으로 향하던 240번 버스에서 5살도 안 되는 어린아이가 내렸지만, 아이 엄마가 많은 승객 탓에 미처 내리지 못해 버스 뒷문이 닫혔다는 내용이었다.

자신을 목격자라고 밝힌 글쓴이는 아이 엄마가 '울부짖으며' 버스를 세워달라 요청했지만, 기사가 이를 무시하고 버스를 운전했다고 주장했다.

처음 온라인상에 올라온 '240버스' 사건 목격담 게시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목격담을 본 누리꾼들은 공분했다.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 홈페이지에 12일 오전 240번 버스 기사를 신고하는 게시글이 100여 건 올라왔고,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버스 기사를 해고하라'는 청원 글이 빠르게 공감을 얻었다. 관련 기사에는 버스 기사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댓글들이 '베스트 댓글'이 됐다.

하지만 12일 오후 경찰과 서울시가 진상조사에 착수하고, 버스 기사와 회사 측은 CCTV 공개를 원하지만 아이 엄마는 원치 않는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상황이 반전됐다. 아이의 나이 또한 목격담과 달리 5세 미만이 아닌 7세로 알려졌다.

누리꾼들은 '반전이다', '버스 기사에게 미안하다' 등 반응을 보이며 "양쪽 말을 다 들어보고 행동했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방의 주장만을 담은 인터넷상의 글이 문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2년 '채선당 임신부 사건'이 대표적 사례다.

당시 자신을 임신 6개월이라고 밝힌 글쓴이가 식당 종업원과 시비가 붙어 배를 걷어차였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누리꾼들은 공분했고, 해당 사건이 일어났다는 채선당의 불매운동도 일어났다. 하지만 이후 CCTV 및 목격자 확인 결과 배를 걷어차였다는 임신부의 주장은 거짓이었음이 밝혀졌다.

'세 모자 성폭행 조작 사건'도 있다. 2015년 누리꾼들은 자신과 두 아들이 남편과 친척에게 성폭행당해왔다는 글에 분노했다. 하지만 이 또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 취재 결과 조작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혀졌다.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보 확인 시간과 확산 시간의 비대칭'을 원인으로 들고 있다. '온라인상의 화제를 충분히 검증하고 기사화하지 않았다'며 논란에 불붙인 언론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정보를 확인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한데 온라인 상 정보의 확산 속도는 너무도 빠르기 때문에 일어나는 문제로 볼 수 있다"며 "확실하지 않은 정보는 확인 후 퍼뜨리는 개개인의 신중한 자세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상황을 잘 검증해야 할 언론이 충분히 검증하지 않고 보도함으로써 논란을 키웠다는 비판도 나왔다. 전우용 역사학자는 12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최초에 페북에 글을 올린 사람은 과장할 수 있고 당황한 애 엄마도 어떤 요구도 할 수 있다"면서도 "페북 글만 보고 그대로 보도한 언론은 봐줄 대목이 없다"는 글을 게시했다.

이에 대해 13일 인터넷에는 "개인과 언론은 책임의 무게가 다르므로 언론이 더 노력해야 한다", "언론은 부수적인 책임이 있을 뿐 확인하지 않은 사실을 마구 퍼 나르는 누리꾼들의 책임이 크다" 등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뉴스핌 Newspim] 심하늬 기자 (merongy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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