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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판타스틱…삶을 바꾸고 예술이 되다

기사등록 : 2017-09-21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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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메이커스 작품 'New Wave'. '플라스틱:상상 사용법' 전시장 입구에 설치됐다. <사진=디뮤지엄>

[뉴스핌=이현경 기자] 플라스틱으로 하는 상상이 전시장의 문턱을 넘어서자마자 바로 시작된다. 투명한 플라스틱이 하늘에서 쏟아지는 별빛을 연상시키기도, 큰 파도를 떠올리게도 한다. 자세히 살펴보면 투명한 플라스틱이 한자리에 모여 하모니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플라스틱 그 끝에 매달린 징벌은 청명한 소리를 뽐내며 관람객에게 반가움의 인사를 건넨다. 전시장으로 안내하는 이 설치물은  국내 크리에이터그룹 메이커스가 참여한 작품이다. 플라스틱도 소리를 낼 수 있다는 즐거운 상상으로 탄생했다. 

우리 생활의 새 물결을 일으킨 플라스틱의 이야기가 디뮤지엄에서 'PLASTIC:상상 사용법'으로 전시되고 있다. 플라스틱이 우리 생활에 본격적으로 들어온 것은 1950년부터. 지난 반세기 동안 열정 넘치는 40여 명의 세계적인 크리에이터들이 플라스틱을 이용해 만든 2700여 점의 제품, 가구, 조명, 그래픽, 사진을 선보이고 있다. 플라스틱이 단순히 일회성에 그치는 제품이라는 의미를 뛰어넘어 관람객은 미적 가치를 뽐내는 작품으로써 마주하게 된다. 'PLASTIC:상상 사용법' 전시는 총 6개 섹션으로 나뉘어져있다.

첫번째로 '폴리머 꿈꾸다'에서는 플라스틱이 형태와 색을 갖기 이전 단계의 순수한 성질과 형태를 상징적으로 사용한 설치 작품을 전시한다. 스스로를 연구하는 엔지니어라고 여기는 디자이너이자 예술가 도쿠진 요시오카의 작품이다. 빛, 물결과 같은 자연의 현상을 담은 그의 작품이 단박에 시선을 머물게 한다.

두 번째 섹션은 '컬러로 물들이다'다. 1950년대부터 플라스틱이 상용화되기 전 나무와 같은 자연재료로 가구를 만들거나 유리로 생활용품 등을 만들었다. 자연재료와 다르게 플라스틱은 다채로운 컬러까지 입힐 수 있었다. 이 점이 플라스틱 디자인이 발전할 수 있게 된 가능성으로 점쳐졌다. 가볍고 실용적인데다 형형색색을 뽐내는 플라스틱 용품은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게 됐다. 이번 전시에는 다양한 색을 자랑하는 플라스틱 그릇, 가구를 비롯해 최초의 플라스틱 의자도 전시돼있다.

세 번째 섹션은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꿈꾸다'다. 그야말로 플라스틱의 부흥기였던 1960년대, 1970년대 플라스틱의 세계를 전한다. 당시 시대적 배경과 더불어 우주 시대의 개막, 야외 활동의 유행 등이 디자인에 반영됐다. 내구성과 방수성이 뛰어난 아웃도어, 어린이 야외 의자가 탄생했다.

또 당시에는 이탈리안 디자이너들이 활발하게 활동했다. 눈에 띄는 것은 그들의 과감한 디자인. 물론, 사용하는 이에 따라 기능은 달랐다. 누군가는 책을 올릴 수 있는 책장으로 누군가는 정원에 둘 수 있는 탁자로 쓰기도 했다.

조명을 테마로 구성된 섹션에서는 플라스틱만이 구현할 수 있는 과감하고 독특한 디자인을 볼 수 있다. 이전의 플라스틱은 열에 약해 녹거나 변질되기 쉬웠으나, 1960년대로 가면서 이 성질을 극복할 수 있어 더욱 다양한 형태의 디자인이 가능한 이야기가 소개된다. 

네 번째 섹션은 '디자인, 풍경이 되다'다. 사진과 영상 두 개의 공간으로 나누어 배치됐다. 유명 사진, 예술가들의 포착한 새로운 맥락의 플라스틱 제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이는 카르텔의 사진집 '150 ITEMS 150 ARTWORK'에 실린 사진 작품이다. 이어서 대표 디자이너들의 인터뷰 필름이 상영되는 영상 공간에서는 디자이너들의 철학과 작업 세계를 접할 수 있다.

다섯 번째 섹션은 '마스터 디자이너, 일상으로 들어오다'다. 이탈리안 디자인의 전설 에토레소스타스, 필립스탁, 안토니오 치테리오, 피에로 리소니의 설치 작업을 볼 수마리오 벨리니와 같은 디자인 눈의 작품을 통해 플라스틱의 새로운 면모를 체험할 수 있다.

여섯 번째 섹션은 '또 다른 세상을 꿈꾸다'이다. 앞으로도 무한 발전이 가능한 플라스틱의 이야기를 꿈꾸고 있다. 쇼메이커스의 영상과 설치작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플라스틱의 역사를 나열하기보다 우리의 생활과 밀접하게 상호작용한 플라스틱의 스토리를 담고 있어 흥미롭다. 시대에 따라 추구하는 디자인이 달랐던, 그렇게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스며들었던 플라스틱의 이야기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더욱이  디자인의 평등을 원한 디자이너들은 플라스틱의 다량 생산이 가능해졌고, 이것이 자신의 뜻을 이룬 성과로 평가한 역사적인 의미도 빼놓을 수 없다.

무엇보다 세계적인 마스터 디자이너 40여 명의 작품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 전시장을 들려야할 이유다. '플라스틱 판타스틱:상상 사용법'은 2018년 3월4일까지 디뮤지엄에서 전시된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사진 디뮤지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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