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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반도체'공장인가?..V30 고화질 비결은 '청결 생산'

기사등록 : 2017-09-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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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결한 생산라인서 고화질 카메라 렌즈 제조
공정 대부분 성능시험…"품질에는 타협 없다"

[광주=뉴스핌 최유리 기자] 높이 2m가 넘는 육중한 로봇이 손톱의 4분의 1 크기도 안 되는 이미지센서 위에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를 얹었다. 로봇팔은 지름 6.5mm 렌즈를 1μm(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 단위로 움직이며 정확한 위치를 잡았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6장의 렌즈 위치와 입력된 좌표가 정확하게 일치하자 화면에 비로소 'PASS'(합격)가 떴다.

이현주 LG전자 MC사업부 상품기획팀 책임은 "1μm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초정밀 공정이 DSLR급 화질을 갖춘 V30 카메라의 비결"이라고 손꼽았다.

V30의 '눈'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는 LG이노텍 광주공장. 지난 20일 찾은 광주공장은 병원 수술실을 방불케 했다. 미세한 티끌 하나만 들어가도 사진에 얼룩이 생길 수 있는 카메라 특성상 출입 전부터 '완전무장'이 필요했다.

20일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LG이노텍 카메라 모듈 생산공장에서 연구원이 LG V30와 카메라 모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작은 가루가 떨어질 수 있는 화장은 금기다. 파운데이션과 마스카라는 물론 비비크림과 립스틱조차 허용되지 않았다. 우주복처럼 생긴 방진복에 방진화, 방진모, 마스크를 착용하고도 7단계의 먼지 제거를 거쳐야 비로소 입장이 가능했다.

공장 안에선 바닥에 촘촘히 박힌 공기 흡입구가 이물질을 빨아들였다. 공기 흐름을 위에서 아래로 향하게 해 공중에 떠다니는 작은 먼지를 차단하는 것이다.

절차 만큼 생산 공정의 환경 기준은 까다롭다. 약 30cm 정육면체 크기 공간에 허용되는 초미세먼지는 0.0005mm 크기 10개 이하다.

정밀한 공정은 스마트폰의 높아진 '눈'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V30은 스마트폰 중 가장 밝은 조리개값(F1.6) 렌즈를 탑재해 미세한 변화까지 통제하는 것이 필수다. 밝은 조리개값은 크게 연 조리개로 더 많은 빛을 받아들여 생생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한다. 그 만큼 많은 빛을 통제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20일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LG이노텍 카메라 모듈 생산공장에서 연구원이 LG V30와 카메라 모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이현주 책임은 "빛을 잘 컨트롤할수록 정확한 색을 구현할 수 있다"면서 "보다 정밀한 공정으로 빛을 통제해 카메라가 실제 보는 것처럼 담아내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성능 시험도 더 깐깐해졌다. 손이 떨려도 또렷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광학식 손떨림 보정 기능'과 플라스틱 대신 유리를 사용한 '크리스탈 클리어 렌즈'가 V30에 탑재되면서 통과해야 할 관문이 많아졌다. 전체 공정의 3분의 2가 성능 시험인 이유다.

특히 광학식 손떨림 보정 기능 시험이 눈에 띄었다. 카메라 모듈에 진동을 주는 기기에는 시험 횟수를 뜻하는 '2만7000'이라는 숫자가 떴다. 1초에 최대 10번까지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또렷한 사진을 담아내는 시험을 수 십만번 거쳐야 비로소 합격할 수 있다.

성능 시험을 마치면 혹독한 내구성 시험에 들어간다. 총 15개 과정에 따라 시험실에는 다양한 기기들이 빼곡했다.

한 켠에선 스마트폰을 담은 1.5m 높이 상자가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상자가 뒤집어지면 스마트폰이 철판 위에 떨어지는 방식이다.

박창곤 LG이노텍 광학솔루션생산담당 상무는 "카메라 모듈 두께가 얇아졌지만 높은 강도를 유지해야 한다"면서 "충격을 흡수하는 설계로 외부 충격에 견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막 모래, 여름철 차 안같은 85도 온도, 알래스카의 영하 40도 추위 등 다양한 환경 시험도 거친다. V30의 판매 국가 수가 전작보다 확대되면서 국가별 기후에 맞는 환경 테스트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박 상무는 "카메라 모듈의 성능이 높아질수록 정밀한 공정과 엄격한 품질 관리가 요구된다"며 "생산 노하우를 총 집약한 V30로 카메라 성능을 쉽고 편리하게 경험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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