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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 산다, 1인가구용 '일코노미 재테크'

기사등록 : 2017-10-0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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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코노미 라이프스타일 맞춘 금융상품 '봇물'
1인가구 관련업종 기초자산으로 ELS·펀드도

[뉴스핌=조인영 기자] #1. 서울에서 회사를 다니는 진선미(여·31·가명) 대리. 취업 후 4년째 싱글이다. 딱히 결혼 생각도 없다. 퇴근 후 별다른 약속이 없으면 '혼밥'을 즐긴다. 주말엔 최근 개봉한 영화를 보고 서울 근교로 나들이 겸 여행을 다녀올까 계획 중이다. 옆자리 김 과장에게 슬쩍 얘기했더니 이왕 쓰는 돈, 자신이 아는 재테크 꿀팁을 알려주겠단다.

#2. 진선미 씨와 티타임 중인 김훈남(남·34·가명) 과장. 요새 카드 쓰는 재미에 푹 빠졌다. 카드를 많이 긁는 재미가 아니라 쓴 만큼 할인받은 '이달의 명세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전기·도시가스 요금과 통신비를 카드 하나로 몰아 자동이체해 놨더니 명세서에 요금 1만원이 할인된다. 주유비도 7000원이나 할인받았다.

카드뿐 아니다. 은행과 증권 꿀팁도 있다. 최근 목돈 마련을 위해 은행 적금을 알아봤는데 여행자보험, 상해보험이 무료란다. 적금 가입 동안이다. 올해 중국과 일본만 수 차례 다녀올 정도로 여행을 좋아하는 김 과장. 그때마다 보험에 가입할 필요가 없으니 좋을 듯싶다. 1인가구 증가로 수혜를 보는 종목이나 업종에 투자하는 ELS(주가연계증권), 펀드도 소개받았다.

혼술, 혼밥, 혼행, 혼영. 더이 상 낯설지 않은 단어다. 혼자 밥을 먹거나, 술을 마시거나, 혼자 여행하고, 혼자 영화를 보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아직 싱글인 기자도 종종 혼밥과 혼영을 즐긴다. 포털에서 검색하면 블로거들이 편의점별로 도시락, 스낵, 라면, 신제품 순위를 잘 정리해 놓아 크게 고민할 것도 없다.

동네 혼밥 맛집 후기를 보고 퇴근할 때 찾아가면 정말 혼자 식사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개의치 않고 뚝딱 해결한 뒤 집으로 발걸음하거나 근처 커피점에서 음료를 테이크아웃하기도 한다.

통계청에선 이런 1인가구 비율이 27.8%(2016년 기준)다. 10명 중 3명이 이런 나홀로 생활을 한다. 그래서 혼자만의 라이프스타일과 소비생활을 즐기는 사람을 지칭해 1인과 이코노미(economy)를 합친 '일코노미'라는 말도 생겼다. 일코노미는 '혼자 살아도 잘 살자'는 모토로 미래보다 현재의 행복을 추구하는 ‘YOLO(You Only Live Once)’ 문화와도 맞물리면서 가장 강력한 미래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일코노미가 갖는 경제적 파급력은 크다. 이미 편의점, 요식업, 부동산, 영화 산업뿐 아니라 이들 산업과 연계한 금융권까지 뻗어 나간다. 은행과 카드사, 보험사는 물론 최근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에도 일코노미를 타깃으로 한 상품이 출시되고 있다.

은행에선 일코노미를 겨냥한 적금이나 대출 상품에 관심이 높다. 카드사는 음식점, 커피점, 영화관, 대중교통 등 다양한 영역에서 마일리지와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보험사는 실손보험은 물론 일코노미의 노후 대책을 위한 연금이나 암보험을 소개한다. 최근 증권사들은 이런 1인가구 수혜 업종을 기초자산으로 만든 펀드나 ELS를 만들어 내놓는다.

<사진=뉴스핌>

▲'자기만족·편리성·외로움' 1인가구의 특성을 저격하라

일코노미들은 자신이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을 선호한다. 자기관리와 편리성도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다.

금융사들은 이런 일코노미들에 주목한다. 은행들은 건강 관리와 쇼핑 트렌드를 겨냥했다. 신한은행은 건강 관리에 특화된 ‘신한 헬스플러스 적금’ 상품을 내놓았다. 스마트폰 앱을 활용해 건강관리 목표를 달성할 경우 최대 0.3%의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우리은행은 1인가구들이 편리한 인터넷 쇼핑을 선호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우리은행의 ‘위비Life@ G마켓 옥션 팡팡적금’은 대표적인 온라인쇼핑몰인 G마켓, 옥션과 제휴해 만든 상품이다. 이곳에서 월 20만원 이상 결제할 경우 다음달에 연 1%p의 금리우대 쿠폰을 제공한다.

카드사들도 1인가구의 소비 트렌트를 집중 겨냥했다. 롯데카드의 ‘세븐일레븐 멤버쉽 롯데카드’는 편의점 이용 비중이 높은 1인가구를 공략하고 있다. 또 ‘올마이쇼핑카드’를 이용하면 전국의 백화점부터 마트, 면세점, 슈퍼는 물론 온라인 소셜커머스까지 모든 쇼핑 업종에서 5%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1인가구의 지출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식(食)문화도 빼놓을 수 없다. LG경제연구원은 1인가구의 외식비가 월평균 17만원으로 2인가구에 비해 27%나 높다고 분석했다.

외식 비중이 높은 일코노미를 위해 삼성카드는 ‘CU·배달의민족 taptap카드’를 내놨다. 1인가구의 소비 비중이 높은 편의점에서 결제금액 1500원당 200원, 배달 앱인 배달의민족에서 1만5000원 이상 결제하면 2000원을 할인해 준다.

전기, 가스요금 등 공과금이나 통신요금 납부가 귀찮은 일코노미라면 신용카드 이체가 편리하다. 일코노미 중에서도 남성에 집중한 신한카드의 ‘Mr.Life' 카드는 전기, 도시가스, 통신요금 등 공과금 납부를 카드로 내면 10% 할인을 해준다. 교통수단 혜택도 빼놓을 수 없다. 자가용 이용률이 높은 남성들은 기름을 넣고 이 카드로 결제하면 리터당 60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KB금융지주는 아예 은행과 보험, 카드, 증권까지 일코노미를 집중 겨냥한 패키지 상품을 내놨다. 이름하여 ‘KB1코노미 청춘 패키지’. 특히 1인가구들이 주거에 관심이 높다는 점을 착안해 오피스텔 전세를 살 경우 맞춤형 우대이율을 최고 1.4%p까지 지원한다. 패키지에 포함된 ‘KB1코노미 주식형펀드’와 ‘KB1코노미 ELS’를 통해 1인가구 증가로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

외로움을 달래려고 반려동물을 택한 일코노미들도 금융상품에 눈을 돌려보자. IBK기업은행의 '참!좋은 내사랑 펫카드'는 동물병원 등 애완동물업종 이용금액의 10%를 청구할인해 준다. 제휴 반려동물 장례식장에선 5% 현장 할인도 가능하다.

보험상품도 있다. 현대해상의 ‘하이펫애견보험’은 90일부터 만 7세(96개월령) 애완견을 대상으로 최대 500만원까지 보상해 준다. 본인이 죽은 뒤 혼자 남게 될 반려동물이 걱정되는 일코노미라면 펫(pet)신탁을 고려해볼 만하다. KB국민은행의 ‘KB 펫(Pet)신탁’은 고객이 사망한 후, 반려동물을 돌봐줄 새로운 부양자에게 반려동물 관리, 보호자금을 일시에 지급한다. 납입 최고한도는 1000만원이다.

▲내가 받을 금융혜택 “직접 골라 쓰세요”

남이 정해 주는 혜택에 만족하지 못하는 1인가구를 위해 직접 자신이 혜택을 고르는 금융 서비스도 있다.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것으로 KEB하나은행의 ‘1Q카드 내맘대로’가 대표적이다. 내맘대로 카드는 소비자가 직접 △외식 △레저·문화 △쇼핑 △트렌드쇼핑 △교통 △생활비 6개 영역에서 3개 영역을 선택해 카드 결제 시 5~30%의 금액을 하나머니로 적립받는다.

싱글 라이프를 공략하며 나온 삼성카드의 ‘taptap I'는 일상 패키지와 여가 패키지를 매달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평상시 일상 패키지를 이용하다가 휴가철에 여행 패키지로 변경해 혜택을 받는 식이다.

일상 패키지의 경우 1인가구가 자주 이용하는 슈퍼마켓, 세탁소, 서점 같은 생활밀착업종과 카페, 베이커리, 레스토랑 같은 요식업종 등에서 할인 혜택을 준다. 여행 패키지는 해외에서 직접 구매한 상품 할인, 해외 렌터카 할인, 해외 800여 곳 공항라운지 무료 등 혜택이 있다.

혜택을 비교하고 고르는 게 귀찮은 일코노미라면 ‘빅데이터’에 결정을 맡겨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우리은행의 ‘올포미(All for Me) 적금·카드 패키지’는 데이터 분석기술을 이용해 ‘개인별 맞춤혜택’을 구현한다.

특히 올포미 카드의 경우 빅데이터로 개인별 소비성향을 분석해 주로 사용하는 업종별로 할인 혜택을 자동 부여한다. 대상이 되는 업종은 1인가구가 주로 이용하는 7대 업종으로 △편의점 △홈쇼핑 △온라인쇼핑 △할인점 △병원 △이동통신 △대중교통이다. 매월 카드 이용금액을 분석해 이용금액이 큰 순서대로 1위는 10%, 3~4위는 7%, 5~7위는 5%의 할인율로 자동 청구할인을 적용한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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