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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강화도 텃밭, 주중 강단'으로 '제2 전성기' 김영익 서강대 교수

기사등록 : 2017-10-12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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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집게 애널리스트'에서 대학 교수로 후학 양성 '즐거움 만끽'
"내년초 '제2 글로벌 경제 위기' 대비해야"

[뉴스핌=이민주 전문기자] "잡초는 사람이 자신을 찾아 올 지, 그렇지 않을 지 신기할 정도로 잘 압니다. 주말에 한번씩 강화도 텃밭에 가서 어김없이 무성하게 자라있는 잡초를 보면서 실감합니다."

김영익(58, 사진)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주말이면 어김없이 강화도 텃밭엘 간다. 이곳에 마련해놓은 200여평의 텃밭을 부인(박현주)과 함께 가꾸면서 그는 '초보 농부'의 즐거움을 만끽한다. 그는 "텃밭의 한 구석에 지은 20여평의 가옥에서 부인과 함께 커피도 마시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날이 훌쩍 저문다"고 했다.

증권가의 '족집게 애널리스트'로 명성을 떨쳤던 김영익 교수가 '주말엔 초보 농부, 주중에는 대학 교수'로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서울 마포구 서강대 캠퍼스의 교수 연구실에서 만난 김 교수는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내 인생에서 사실상 처음으로 번잡하지 않고 여유 있는 인생이 뭔지 실감하는중"이라고 했다.

김영익 서강대 교수가 강화도에 마련한 자신의 텃밭에서 수확한 호박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그는 '제자 취업에 발벗고 나서는 교수'기도 하다. 20여년 증권가 현업 시절에 쌓은 인맥을 활용해 인턴 취업을 가장 많이 시키고 있는 교수 중 한명이다. 또, LG하우시스 사외이사를 맡고, 기업과 기관에서의 특강도 활발히 하고 있다.

이제 그의 본업은 대학 교수이다. 그는 서강대에서 '경제원론', '거시경제지표 분석', '증권투자 및 시장분석'의 3개 강좌를 강의하고 있다. 한국은행 통계청 홈페이지에 직접 들어가 지표를 해석하고 활용하는 법을 설명하는 '거시경제지표 분석' 은 실용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수강생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원래 대학교수가 저의 꿈이었습니다. 증권사 근무 시절에 지방대 교수가 될 기회가 있었는데 현업에 바빠 접었지요. 오랜 꿈이 이뤄진만큼 강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준비를 꼼꼼하게 하고 있습니다.

은퇴 이후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58년 동년배 개띠의 로망을 실현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지만 이 같은 제2의 전성기는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다.

2012년, 그는 서재형 대표와 함께 세운 창의투자자문을 대신자산운용에 매각하면서 글자 그대로 '실업자'가 됐다. 하나금융투자, 대신증권 등에서 근무하면서 베스트 애널리스트상을 숱하게 수상하며 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직접 투자자문사를 설립해 이론가에서 주식 운용의 책임자로 변신했다. 그의 브랜드 파워 덕분에 창의투자자문은 상품 출시 3개월만에 1조 5000억원을 모았다. 그렇지만 시장 대응이 다소 부족했고 이런저런 시행착오로 '쓴 맛'을 보고, 결국 자문사를 정리하기에 이르렀다. 자문사 정리 후 '탐색' 기간 동안 그는 "크든 작든 자신의 일을 갖고 지내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지 절감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증권가의 대표적인 '흙수저'다. 전남 함평이 고향인 그는 집안 형편으로 농고에 진학했다 검정고시로 고교 졸업 자격을 얻은 후 곧바로 중퇴했다. 전남대 경제학과를 3년 반만에 졸업하고 1988년 30세에 대신증권에 입사하면서 증권인생을 시작했다. 최고학부의 명문대생들이 즐비한 증권가에서 그는 '역대 최다 베스트 애널리스트상 수상' 기록을 세웠다. 무슨 일이 있어도 새벽 4시에 기상해 세계 경제 흐름을 분석하고 보고서를 작성한 것을 반복한 덕이다.

"증권사는 성과에 비례해 보상이 주어지는 조직입니다. 은행이나 보험사에 취직했다면 그같은 성과를 내기 어려웠을 겁니다. 저는 인생을 다시 시작한다고 해도 증권업을 택하겠습니다."

김영익 교수가 아내 박현주씨와 함께 한 사진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자신의 전공인 글로벌 경제와 관련, 그는 "내년초에 글로벌 경제 위기가 닥쳐 한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가 2008년 글로벌 위기 못지 않은 쇼크를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이 그간 9%씩 경제 성장을 하면서 피로감이 누적돼 있습니다. 조정을 필연적으로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은 통제할 수 있지만 시장은 통제할 수 없다'는 격언이 있어요. 그렇지만 위기가 끝나고 나면 세계 경제는 건강하게 재탄생할 겁니다."



[뉴스핌 Newspim] 이민주 전문기자(hankook6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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