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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도 친환경①] 무너진 '클린 디젤' 신화...친환경 부상

기사등록 : 2017-11-1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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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친환경 규제에 디젤차 2년 안에 사라질 수도
강남 인기차가 디젤엔진 카이엔에서 하이브리드 ES300h로 이동

[뉴스핌=한기진 기자] "카이엔 3.0 디젤은 판매금지됐어요.”

서울 역삼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박승환(43) 씨는 지난 7월31일 포르쉐코리아 딜러의 전화를 받고 분통이 터졌다. 박씨는 “카이엔 디젤을 지난 4월 계약하고 당초 예정일보다 석 달 넘게 차를 인도받지 못해도 참았는데, 판매 금지로 자동차를 인도하지 못한다는 통보만 하고 전화를 끊어 화가 났다”고 말했다. 그는 렉서스 RX450h를 서둘러 구매해야 했고, 결국 다섯 달이나 속 태우며 신차를 기다렸다.

박씨 외에도 포르쉐의 마칸, 파나메라 디젤 차량을 계약했던 고객들은 같은 불편을 겪었다. 독일 당국이 포르쉐 디젤 자동차에 대해 배출가스 인증서류 조작 혐의를 조사하고 있었지만 포르쉐코리아는 신차 구매계약을 받아서 생긴 일이다.

포르쉐코리아는 지난 7월 31일 딜러들에게 ‘판매금지’ 공문을 갑작스레 보냈다. 재고로 남아 있는 디젤 차량은 모두 배에 싣고 독일로 반송했다. 대신 가솔린 모델인 신형 파나메라를 판매하기 위해 환경부에 인증을 신청했다.

카이엔뿐만 아니라 독일 디젤 차는 모두 판매가 어려워지고 있다. BMW코리아는 플래그십 SUV인 X5 40D(디젤)와 55D, 55D를 8월 예약분만 팔기로 하고 신규 계약은 받지 않는다. 아우디·폭스바겐은 판매중단된 모델들을 겨우 재인증받는 데 성공했지만 판매 재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비자의 반(反)디젤 정서가 크다고 봐서다.

배출가스 서류 조작으로 촉발된 디젤 차의 몰락은 되돌리기 힘든 분위기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미세먼지 저감 우선정책을 강력히 추진해 디젤 차 규제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환경부는 디젤 차량에 새롭게 강화된 배출가스인증제(국제표준배출가스시험방법, WLTP)를 적용할 방침이다. 다만 당초 올해 시행 방침에서 국내외 자동차회사들의 “너무 촉박하다”는 반발을 감안, 딱 1년 더 연장(2019년부터)했을 뿐이다.

강화된 WLTP 기준을 살펴보면 차량 테스트 주행시간은 현행 1180초에서 1800초로 10분가량 늘어나게 된다. 주행거리도 11㎞에서 23.26㎞로 2배 이상, 주행 평균속도는 시속 33.6㎞에서 46.5㎞로 빨라진다. 최고속도도 시속 120㎞에서 131.3㎞로 높아진다.

반면 테스트 중간에 엔진이 멈추는 시간의 비율은 10%포인트 단축돼야 한다. 통상 주행거리가 늘어나고 속도가 빨라지면 엔진에 부하가 더 걸려 배출가스가 많이 나오게 된다. 기준은 강화되지만 디젤엔진의 대표적 배출가스인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은 기존과 같은 ㎞당 0.08g에 맞춰야 한다.

디젤이 쇠퇴하자 하이브리드(HD)를 필두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중간 단계), 전기차(EV)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미래 얘기로만 느껴졌던 수소자동차도 성큼 다가왔다. 완성차 업체들은 친환경차의 3대 주축인 'PHEV, HEV, EV’를 서둘러 출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가 토요타·렉서스와 현대·기아차다. 토요타·렉서스는 프리우스, ES 등 세단에서 NX, RX 등 SUV까지 하이브리드 천하로 만들 기세다. 현대·기아차는 하이브리드를 넘어 궁극의 친환경차인 수소차 판매 시기를 엿보고 있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 차들도 SUV에 하이브리드를 장착하거나 PHEV 세단을 대거 쏟아낼 계획이다. 디젤로 장악했던 럭셔리 수입차 시장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친환경차가 없는 르노삼성자동차는 QM6에 가솔린엔진을 장착한 모델을 출시해 디젤과 친환경차 사이에서 갈등하는 소비자를 잡을 계획이다.

디젤의 몰락이 친환경차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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