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광연 기자] 국내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연구개발(R&D)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주요 사업 강화와 미래 성장 동력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16일, 각사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대표 한성숙), 카카오(대표 임지훈), 넷마블게임즈(대표 권영식),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 등 ICT 기업들이 R&D에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우선 네이버는 3분기 누적 8456억원을 R&D에 투입했다. 국내 주요 ICT 기업 중 가장 많은 금액이다. 누적 매출 대비 비율도 24.7%로 매우 높다.
네이버는 매년 1조원 이상의 금액을 R&D에 투자하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연매출 4조원 돌파가 확신한 네이버의 성장은 공격적인 R&D 전략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포털 양강 카카오도 1755억원을 집중했다. 매출 대비 12.2%에 달하는 금액이다. 카카오는 지난해에도 매출 14.5%에 해당하는 2116억원을 R&D에 투자한 바 있다. 게임 등 주력 사업에 대한 투자와 모빌리티 등 신사업, 여기에 AI라는 중장기 먹거리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지속성장 발판을 다지는 중이다.
게임사 중에서는 분기 매출 7000억원이라는 기록을 세운 엔씨소프트가 눈에 띈다. 3분기 누적 R&D 금액만 2072억원으로 매출의 16.9%를 쏟아부었다. 덕분에 창사 이후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이라는 벽을 3분기만에 넘어섰다. 매년 1000억원 이상을 R&D에 집중했던 성과가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다.
누적 매출 1조8090억원으로 연매출 2조원 돌파를 사실상 확정지은 넷마블도 11%에 달하는 1997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전체 259억원에 불과했던 R&D 비용을 상장 이후 비약적으로 늘렸다. 3분기 이후 다수의 신작을 준비하고 있어 해당 투자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이통3사 R&D 비용은 제자리 걸음이다. 5G, 사물인터넷 등 신사업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지만 통신비 인하 정책에 따른 부담 증가로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졌다.
SK텔레콤(사장 박정호)의 3분기 누적 R&D 비용은 3044억원, 매출 비중은 2.3%로 전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KT(회장 황창규)는 3634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2109억원을 넘어섰지만 추가된 전산시스템 개발비용을 제외하면 작년과 큰 차이가 없다.
LG유플러스(부회장 권영수) 역시 0.4%에 불과한 386억원에 그치며 예년 수준이 전망된다. 갈수록 R&D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ICT 산업 흐름을 감안할 때 보다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정호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R&D 투자 중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네이버는 3분기에만 2894억원의 비용을 집행했다. AI와 결합한 검색 강화, 다양한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확대 등 4차 산업혁명 패러다임의 국내 대표 기업으로 지위를 공고히 하는 행보”라며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정광연 기자(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