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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시험 연기에 안도·당혹 공존…“수험생, 멘탈 더욱 강해져야”

기사등록 : 2017-11-19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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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오채윤 기자] “약까지 먹어가며 생체리듬 맞췄는데.”

사상 처음으로 재난으로 인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미뤄져 수험생은 물론 일반 시민들마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6일, 한 대학수학능력시험 고사장으로 지정된 고등학교 정문이 굳게 닫혀있다. 오채윤 기자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한 입시학원 근처에서 삼삼오오 모여 큰 소리로 수능 연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수험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수능에 맞춰 체력과 정신력, 스케줄 관리를 해온 수험생들은 수능 연기 발표에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고3 수험생 유모(19)양은 “생리 주기 조절약을 먹어가면서까지 생체 리듬을 조절했는데 미뤄졌다는 소식을 듣고 허탈했다”며 수능 연기 사실에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공부할 시간을 더 번 것 아니냐는 사람도 있는데, 그 일주일 동안 딱히 준비를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집에서 마지막 정리를 하다가 연기 소식을 들었다는 수험생 정모(19)양은 “처음에 미뤄졌다는 소식 듣고 사실이 아닌줄 알고 몇 번을 되물었다”며 “수능 이후에 논술 시험이 있는데 그런 일정들이 다 미뤄지는 것 아니냐”고 걱정스러워했다.

정양은 “연기 대신 다른 방식을 찾았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덧붙였다.

한 고교 교사는 “대입전형 일정, 연말 학교 일정 등 모든 스케줄이 변동되어 머리가 복잡하다”고 말했다.

16일 고사장 교실에서 한 교사가 수능 답안지 작성 안내문을 떼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면 시험 연기가 다행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포항에 거주하는 한 수험생은 “지진이 발생하고 나서 고사장에 가는 것조차 무서웠다”며 “이런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시험을 치르게 되는 것보다는 미뤄진 게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수험생 김모(19)군은 “조금 부족하다고 느꼈던 과목이 있었는데 그 부분을 보면서 마무리 할 수 있게 됐다”며 “부정적으로만 생각할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고교 3학년 교사 박모(36)씨도 “수능이 갑자기 연기돼 어젯밤에 긴급 대책회의를 했다”며 “많은 아이들이 지진으로 인해 두려워하고 있다. '공부할 시간을 일주일 더 벌었다고 생각하라'고 다독이며 학생들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격려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분위기에서 시험을 치르지 않게 돼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오채윤 기자 (cha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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