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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핌기자] 비트코인 선물 투자, '왜' '어떻게' 할까요

기사등록 : 2017-12-15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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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투자의 핵심은 리스크 관리
전문가들 "시장과 싸우지 말라"

[뉴스핌=김승현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비트코인 거래가 제도권내 열렸습니다. 바로 비트코인 선물 상품이 정식 거래소에 상장된건데요. 선물 투자란 무엇이며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특히 투기적 성격이 강하다는 선물투자, 어떻게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까요.       

선물 거래(futhre trading)는 말 그대로 어떤 기초자산의 ‘미래 가치’를 염두에 둔 거래입니다. 특정 일자(만기일)에 구매자와 판매자가 서로의 리스크를 조정해 미리 정한 가격으로 사고팔기로 약속한 선거래죠. 약속 이행의 ‘의무’가 있다는 점에서 거래를 포기할 권리도 갖는 ‘옵션’과 차이가 있습니다. 참여자가 늘고 시장이 커지며 지금은 대부분 실제 거래가 아닌 선물 자체가 투자 상품화됐습니다.

선물 투자는 기초자산 가격이 앞으로 오를지 혹은 내릴지, 즉 현재 가격보다 미래 가격에 대한 ‘방향성’ 예측이 핵심입니다. 따라서 기초자산 가격이 올라야만 반드시 수익을 낼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가격하락을 예상한다면 하락에 베팅하면 됩니다.

대표적인 선물 상품으로는 다우지수 등을 기초로 하는 지수선물, 유로화 등 통화선물, 미국채 등 금리선물, 금 등 금속선물, 옥수수 등 농축산선물, 원유 등 에너지선물이 있습니다. 이러한 선물 시장에서 비트코인이 하나의 기초자산으로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현재는 미국에서만입니다. 

<출처:뉴스핌 DB>

선물 투자는 투기성이 짙다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 근거는 두 가지 정도를 꼽습니다. 먼저 레버리지를 크게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증거금 얘깁니다. 증거금은 참여자들이 계약을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신용의 표시로 결제기관에 납부하는 금액입니다.

선물 상품의 레버리지는 평균 20배. 예를 들어 2000만원 규모 원유 거래가 있다면 현재 20분의 1인 증거금 100만원만 있으면 투자할 수 있습니. 예측이 들어맞는다면 한 번에 20배 수익을 거둘 수 있죠. 반대로 모두 잃을 수도 있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시황 변동이 워낙 크다는 점입니다. 원유나 농산물 가격은 채권이나 주식에 비해 가격 변동이 크고 예측이 더 어렵습니다. 갑자기 중동 지역에서 전쟁이 발발하거나 수십년만의 한파나 태풍으로 관련 상품의 현물 가격은 급변하죠.

따라서 현장 전문가들은 선물 투자의 성공법으로 ‘시장과 싸우지 말라’고 강조합니다. “해외선물의 경우 리스크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성공한 경우들을 보면 주식에서와 비슷하게 시황이 좋을 때 조금 길게 가져가고 손실나면 바로 정리해 시황에 맞춰 다시 조정한다. 물렸을 때 반등하겠지하고 마냥 기다리면 나오지 어렵다.” 김수한 하나금융투자 반포금융센터 과장의 조언입니다. 

콘탱고(근(近)월물 선물 가격보다 원(遠)월물 가격이 비싼 상황)나 그 반대인 백워데이션 상황에 따른 롤오버 전략과 같은 기본 원칙도 중요하지만, 시황 분석과 그에 대한 대응이 중요하다는 의미죠. 

윤주영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금 현물 가격이 1% 올랐다 하더라도 선물 가격은 안 오를 수도, 2%가 될 수도,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선물 가격은 현물 가격과 함께 가기 때문에 수익률이 유사해지지만 간혹 롤오버 비용이 극단적인 경우가 생긴다. 원유의 경우 가격 급변동에 따라 롤오버 비용이 수익률을 몇 퍼센트 이상 변동시킨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여기서 잠깐. 장기적으로 선물과 현물 가격은 비슷해진다? 잠시 비트코인 얘기로 돌아가겠습니다. 비트코인 선물 거래가 시작되며 요동치는 비트코인 현물 가격이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실제론 어땠을까요?

블록체인이라는 미래에 보편화 될 기술에 기반하지만 지금의 비트코인 가격은 ‘남이 나보다 비싼 가격으로 사줄 것’이란 기대로 하루에도 수십번의 큰 파동을 보입니다. 이 때 선물시장 영향에 따라 비트코인 현물 가격이 만기에 다가갈수록 선물 가격을 추종하며 가격 변동성이 줄어들 것이란 예측이 나옵니다.

실제 비트코인 선물 가격은 개장 후 상승 기대감에 1만7000~1만8600달러 수준까지 올랐습니다. 비트코인 현물 가격도 이보다 1000달러 정도 낮은 수준에서 움직였죠. 그러다 지난 13일 선물 가격이 10% 낮은 1만6500달러까지 하락하자 현물 가격도 1만7200달러에서 1만5800달러가까지 후퇴했습니다.

선물 거래 도입으로 가격 하락 베팅이 가능해지며 기대감으로만 출렁대던 가격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는 얘깁니다. 블룸버그는 "비트코인이 과열됐다고 보는 전문가들은 선물 도입이 비트코인 가격 조정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일부 헤지펀드는 하락 베팅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평가했죠. 다만 비트코인은 최종 대부자가 없는 '꿈'의 시장이라는 점에서 아무 이유없이 단숨에 가치가 하락할 수도 있습니다.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 성향이 가장 극명한 선물 상품은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투자자들이 선호합니다. 하지만 다소 보수적인 투자자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원유나 금에 투자하고 싶은데 리스크가 걱정된다면 선물 ETF(상장지수펀드)를 활용하면 됩니다. 국내에도 상장된 선물 ETF가 있지만 미국에 상장된 ETF가 보다 안정적이긴 합니다.  

김수한 과장은 “미국 상장 ETF는 워낙 거래량이 많고 유동성이 풍부해 추적 오차가 줄어들고 청산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며 “포트폴리오 다변화 측면에서 여유자금을 공격적으로 운용할 상품으로 적합하다”고 강조합니다.

비트코인 선물 거래의 시작으로 다른 선물 상품에도 눈길이 간다면, “진입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청산과 리밸런싱이 더 중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뉴스핌 Newspim] 김승현 기자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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