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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강철비' 정우성 "외모보다 연기 칭찬 더 듣고 싶죠"

기사등록 : 2017-12-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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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장주연 기자] 하고 싶은 말, 적어도 해야 할 말은 할 수 있는 사람. 작품으로 사회를 향한 메시지를 기꺼이 던질 수 있는 배우. 정우성(44)이 이번엔 핵전쟁 영화를 들고 극장가를 찾았다. 지난 14일 개봉한 신작 ‘강철비’를 통해서다. ‘변호인’(2013) 양우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북한 내 쿠데타가 발생하고 북한 권력 1호가 남한으로 긴급히 넘어오면서 펼쳐지는 첩보 액션 블록버스터다.

“던져지는 상상력이 재밌었죠. 무엇보다 민족이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했고요. 이런 화두를 던지는 영화가 많지 않잖아요. 우리는 막연해요. 저 역시 북한을 몇 가지 키워드로만 바라봤죠. 늘 생각하지도 않았고요. 그러다 이 시나리오를 읽고 많은 생각이 들었죠. 우리는 자의든 타의든 북한을 편향적으로 볼 수밖에 없는 시대를 지나왔어요. 모두 북한체제가 무너지고 평화 통일을 해야 한다고 하죠. 하지만 거기까지예요. 근데 그 준비는 우리 스스로 해나가야 하거든요. 제가 그랬듯 이 영화가 그 교통정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했죠.”

그렇게 정우성은 ‘강철비’ 출연을 확정했고, 엄철우의 옷을 입었다. 엄철우는 북한 최정예요원으로 스틸레인이 발사된 개성공단에서 총을 맞은 북한 1호를 발견, 그를 데리고 남한으로 피신한다. 이후 남한 외교 안보수석 곽철우(곽도원)를 만나게 되고 함께 핵전쟁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정우성은 엄철우를 그려내기 위해 언제나처럼 여러 노력을 기울였다. 그중 관객의 입장에서 가장 인상 깊은 건 단연 평양 사투리. 데뷔 20년이 훌쩍 넘은 정우성에게도 첫 도전이었다.

“새터민 출신 선생님이 계셨어요. 그런데 여성분이라 남자 톤이 필요했죠. 그래서 2014~16년 평양에서 찍은 다큐멘터리, 유튜브에 올라온 북한 영상을 많이 찾아봤어요. 속도가 굉장히 빠르더라고요. 대사가 씹힌다는 반응도 이 때문이죠. 사실 첫 대사는 그리 중요하지 않아요. 이질감을 들게 하는 게 중요하죠. 영화적 타협이요? 글쎄요. 반대로 남한 사투리로 타협했다면 ‘저게 사투리야?’라고 했을 거예요. 타협이 필요하지도 않았고 말했듯이 앞부분은 알아듣지 못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죠.”

사투리 연기만큼이나 액션도 빼놓을 수 없는 영화의 관전 포인트다. 그간 다양한 작품에서 액션 연기를 선보여온 정우성은 이번에도 강도 높은 액션을 소화, 엄철우를 독보적인 캐릭터로 창조했다.

“이번엔 멋이 아닌 생존을 위한 액션이었죠. 사실 액션은 멋을 최우선으로 할 수밖에 없어요. 남자 주인공의 강인함, 멋스러움 등이 필요하니까요. 근데 이번에는 강인함도 필요했지만, 살기 위한 치열함도 있어야 했죠. 가깝게 근접해서 타격하거나 완력의 싸움, 치고받는 싸움이요. 다친 곳이요? 잔 상처는 있어도 큰 부상은 없었어요. 다만 힘은 들었죠. 엄철우 자체가 살이 많이 빠진 상태라서 실질적으로 체력이 많이 저하된 상태였어요. 그래서 평소보다 체력 소모가 2~3배 컸죠.”

그의 말에서 알아챘겠지만 엄철우, ‘강철비’ 속 정우성은 어떤 순간도 화려하거나 멋있게 그려지지 않는다. 되레 매 순간 치열하고 처절하다. 물론 그 조각 같은 얼굴이 어디 가겠느냐마는 적어도 엄철우로서 정우성은 외적인 것을 모두 내려놓은 느낌이다. 이번 작품에서 외모보다 연기력으로 더 많이 평가받는 이유 역시 여기 있다.  

“글쎄요. 전 연기하면서 외모에 신경 쓴 적은 없었어요. 20대 때는 더 그랬죠. 배우가 되기 바빴거든요. 그럴 여유가 없었어요. 오히려 생김을 평가받는다는 게 쑥스러워서 숨었죠. 외모에 대한 평가는 나이를 먹으면서 더 받게 된 듯해요. 그러다 언젠가 인터뷰 때 그걸 유머코드로 받아쳤는데 파급력이 컸던 거죠. 그렇게 온 국민을 세뇌시킨 거예요(웃음). 만일 제가 외모에 신경 썼다면 ‘똥개’(2003)나 ‘마담뺑덕’(2014) 같은 영화를 할 수 있었을까요? 이번에도 엄철우 말고 외교 안보수석 곽철우 시켜달라고 했겠죠. 저 역시 배우이기에 잘생겼다는 말보다는 연기 칭찬이 더 듣고 싶어요. 가장 연기를 잘한 작품이요? 다음 영화?(웃음).”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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