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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열 예술감독 "국립극단은 종갓집…성찰·개혁 통해 동시대적 창작극 개발할 것"(종합)

기사등록 : 2018-01-2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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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열 국립극단 신임 예술감독

[뉴스핌=황수정 기자] "지난 몇 년간 문화계는 블랙리스트의 가장 큰 피해자였다. 한국 연극계는 상당한 내상을 입은 상태에서 새해를 맞았다. 이제는 치유와 함께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고칠 것은 고치고,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전임 감독의 좋은 점은 적극 수용하며 온고지신의 입장으로 나아가겠다"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계동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국립극단 신임 예술감독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지난해 11월 10일 부임한 이성열 신임 예술감독이 3년의 임기 동안 국립극단이 나아갈 방향성과 2018년 국립극단의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성열 예술감독은 '성찰'과 '개혁'을 키워드로, 연극의 동시대성을 살리는 국립극단이 될 것을 강조했다. 그는 연극을 '빵'과 '거울'에 비유하며, 국민들이 문화의 양식도 먹어야 하며, 시대와 사회의 모습을 가감없이 비추는 것이 연극이 수행해야 하는 의무이자 목적이라고 전했다.

이 감독은 "동시대적 연극을 구현하기 위해 창작극을 중시하고 개발, 발전시켜나가겠다"며 "한국 연극의 국제 위상을 높이고 국제 연극과 교류를 활성화하는 노력 가운데 상대적으로 국내 연극계와는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많이 들었다. 앞으로는 한국의 배우, 연출, 작가 등이 중심이 되고, 서울 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지역 연극까지 확장하겠다. 현장 예술인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열 국립극단 신임 예술감독

국립극단은 명동예술극장, 백성희장민호극장, 소극장 판 등 3개 극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감독은 명동예술극장은 관객중심 레퍼토리 극장으로, 백성희장민호극장은 작가 중심의 창작극장으로, 소극장 판은 연출 중심의 실험극장으로 특성화할 예정이다. 극작가들의 신작을 온라인상으로 상시 접수받는 '빨간우체통', 낭독 공연을 진행하는 '작가의 방' 등을 통해 새로운 창작극을 개발한다.

특히 소극장 판에서는 윤한솔 판 예술감독과 함께 '연출의 판'을 따로 진행해 새로운 젊은 연출가들을 발굴한다. 윤 감독은 "연출가들이 정해진 시간의 압박 없이 개별적으로 작품을 고민하고 개발할 수 있는 프로젝트"라며 "국립극단의 역할과 위상에 대해 다시 돌아보고, 국립극단의 위치를 새롭게 찾을 수 있는 미학과 작품에 대해 고민한다. 국립극단 선언문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해 '국립' '연극' '극단' 개념들을 상대화하고 당연하다고 여겨왔던 것들을 의심하고 타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한솔 판 예술감독

이 감독이 취임하면서 국립극단은 기존 예술감독과 함께 판 예술감독, 작품개발실장(드라마터그)을 새롭게 맞이한다. 또 2014년에 시작했던 시즌단원제를 개편한다. 이 감독은 "그동안 부분적으로 자문위원회를 운영했었지만,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드라마터그는 극단의 초석을 깔고 나아가 미래를 설계하는 거다. 비상근으로는 할 수 없어 상근으로 해보려한다"고 말했다. 또 시즌단원제에 대해 "시즌단원 제한연령을 45세로 낮췄고, 근로 계약을 2년 기준으로 바꿨다. 상대적으로 30대가 많아지면서 젊어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국립극단이 선보일 작품은 △레퍼토리 '3월의 눈'(2월7일~3월11일, 명동예술극장)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9월5일~10월1일, 명동예술극장) '가지'(2월21일~3월18일, 백성희장민호극장) △창작신작 '얼굴도둑'(5월11일~6월3일, 백성희장민호극장) '전시의 공무원'(10월17일~11월12일, 명동예술극장) '2센치 낮은 계단(가제)'(5월30일~6월18일, 소극장 판) △세계명작 '성'(3월23일~4월15일, 명동예술극장) '페스트'(5월18일~6월10일, 명동예술극장) △근현대극 '운명'(9월8~30일, 백성희장민호극장) '호신술'(12월5~24일, 백성희장민호극장) △청소년극 '죽고 싶지 않아'(6월15일~7월1일, 백성희장민호극장) '사물함'(4월20일~5월6일, 소극장 판) '오렌지 북극곰'(10월11~21일, 백성희장민호극장) 등이다.

마지막으로 이 감독은 "국립극단은 연극계의 종갓집 같은 곳이다. 지켜야할 가치가 많다. 지금까지의 전통과 가치를 지키면서도 현대적으로 확장, 재생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립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일 수밖에 없지만, 물이 고여있으면 썩을 수밖에 없듯 스스로 성찰하고 변화해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익혀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사진 국립극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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