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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쯔하오]130년 전통 중화요리의 '만능소스' 굴소스 명가 이금기(李锦记)

기사등록 : 2018-01-2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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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권 요리에서 '만능 양념'으로 통하는 굴소스
130년 '가족 경영'을 이어가는 모범적 기업

[뉴스핌=이동현기자] 중화 요리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만능 양념’ 이금기(李錦記) 굴 소스. 모든 음식에 이금기의 굴 소스를 뿌리면 ‘천하 일미’로 변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금기의 양념은 마법 같은 농익은 감칠맛으로 유명하다. 

올해로 창립 130주년 맞은 이금기는 220여종의 소스제품을 구비한 글로벌 1위 굴 소스회사로 도약했다. 더불어 이금기의 소스 제품은 120여개 국가에 달하는 해외 시장에 출시돼 세계 각국의 요리사와 주부들의 ‘황금 레시피 소스’로서 각광 받고 있다.  

아울러 이금기 굴 소스는 베이징 올림픽을 비롯해 상하이 국제 박람회, 항저우 G20정상회의, 샤먼 브릭스 정상회의 등 중국에서 개최되는 굵직한 국제행사의 만찬에 공급되는 ‘국가 대표 양념’으로 통한다. 또 이금기의 소스는 중국의 유인 우주선 ‘선저우 10호’에도 납품될 정도로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 흠결없는 품질을 자랑하고 있다. 

◆우연한 실수로 130년 전통의 굴 소스 탄생

이금기(李錦記)의 창업자인 이금상(李錦裳, 리캄성)의 우연한 실수로 인해 이금기의 130년 굴 소스 역사는 시작되게 된다.

중국 광둥성 어촌마을 남수(南水)에 살던 이금상(李錦裳)은 어민들에게 굴 요리를 파는 식당 주인이었다. 그는 굴 요리 조리 중 불 끄는 것을 깜박 잊어버려 요리가 완전히 졸아버리게 됐다. 하지만 걸쭉한 갈색으로 변한 굴 요리는 향긋하고 맛있는 냄새가 났다. 이 때 망친 굴 요리를 소스로 사용했는데 이것이 이금기 굴 소스의 시초이다.

1888년 이금상은 자신의 이름 ‘이금(李錦)’에 가게를 뜻하는 기(記)를 붙여 '이금기(李錦記)'로 상호로 양념 가게를 설립하게 된다. 그 후 그는 마카오로 건너가 1호점을 개설하면서 사업 범위를 광둥 지역 전체로 확대하게 된다.

이금기의 마카오 1호점<사진=바이두(百度)>

2대 경영자인 이조남(李兆南,리슈남)는 1932년 본사를 홍콩으로 옮기며 영업망을 확장하는 동시에 굴 소스의 품질 향상에도 심혈을 기울여 이금기의 굴 소스 제품은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다. 

이금기의 철저한 품질관리방침은 ‘먹거리를 100번을 잘 만들다가 한 번 실수를 하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라는 뜻의 ‘100-1=0’ 신념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원칙을 바탕으로 이금기는 모든 소스 제품에서 일정한 맛과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굴 소스의 경우 약 5 차례에 걸쳐 굴 생산지의 수질, 굴 상태 및 소스 품질 등을 점검한다.

이금기는 지난 1972년 대륙시장에서 미국의 닉슨 대통령의 방중을 기념해 판다 로고를 사용한 굴 소스 제품을 선보이면서 획기적인 전환기를 맞게 된다. 판다 브랜드 출시로 중국 전역으로 이금기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게 된 것.

그 후 이금기는 지난 1995년 이금성 일가의 고향이었던 광둥성 신후이(新会)에 생산 거점을 구축하게 하면서 본격적인 대륙 시장 공략에 들어가게 된다.

◆글로벌 패밀리 비즈니스의 본보기

이금기는 100년이 넘는 역사 동안 성공적으로 가족 경영을 이어오며 글로벌 ‘패밀리 비즈니스’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가족 기업’의 평균 수명은 24년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 중 30%의 사업체만이 2대 경영으로 이어진다. 또 3대 경영의 경우 10%대로 그 비율이 뚝 떨어진다. 4대째까지 성공적으로 사업을 계승하는 경우는 불과 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금기는 4대 경영체제를 유지하며 세계적으로 희귀한 ‘가족 경영’의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

한때 이금기도 가족 기업을 운영하면서 적지 않은 위기의 순간이 있었다. 그 중 2대 경영자인 이조남(李兆南,리슈남)회장이 경영을 맡았을때 형제 2명이 회사 매각을 시도해 결국 다른 형제의 지분을 매입하면서 분쟁은 종결됐다.

그 후 1980년대 3대 경영에서도 회사 매각을 둘러싼 형제간 분쟁은 재연됐다. 결국 3대 경영자인 이문달(李文達,리만탓) 회장이 다른 형제의 지분을 사들이면서 갈등은 일단락됐다.

이런 사건의 영향으로 이금기는 지난 2002년 가족위원회를 구성하고 약법삼장(約法三章)이라는 가족 규율을 제정하게 됐다. 회사의 지속적 경영을 위해서는 가족 구성원간 화목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 내린 조치였다.

이 약법삼장의 규정에는 가족 구성원의 ‘낙하산’ 승진을 막고 불륜을 금지하는 규정을 담는 등 기업을 운영하는 가족 구성원들에게 높은 도덕적 자질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경영을 담당할 가족 구성원이라면 평직원으로 출발해 경험을 쌓게 하고 배우자 외 다른 상대와 불륜이 발생할 경우 경영진에서 제외된다는 엄격한 규정도 담고 있다.   

더불어 이금기는 기업 이념인 ‘사리급인(思利及人)’에 입각해 협력 업체와의 관계를 공고히 유지하고 있다. 사리급인은 ‘이익을 생각할 때는 그것이 남에게도 미치도록 하라’는 뜻이다.

이에 따라 이금기는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서도 협력사의 입장을 고려한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단기적인 이익을 쫓기보다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결국 회사에 이득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제품의 문제 발생 시 협력사와 함께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파트너에 전가하지 않는 원칙을 준수하고 있다. 이러한 상생의 원칙으로 인해 이금기는 홍콩의 유통업체와는 50년 이상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등 모범적인 파트너십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현 기자(dongxu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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