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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산 우려' 원자재 업종 경계론 부상…"이번엔 달라"

기사등록 : 2018-02-0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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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가격 랠리에 4년 전 악몽 재현 우려
주가 저렴…원자재 선순환 고리 진입

[편집자] 이 기사는 2월 5일 오후 3시24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 이홍규 기자] 지난 2년간 기록적인 수익을 가져다준 원자재 주식 투자에 우려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원자재 가격 랠리가 공급 과잉으로 이어져 수익성 악화를 초래했던 지난 2014년~ 2015년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경계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업계에 증산 조짐이 보이지 않고, 중국의 공급 제한 정책도 상당 기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원자재 관련주 랠리가 계속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일부는 올해가 원자재주 투자에 최적기라는 진단을 내놨다.

지난 3일 파이낸셜타임스·마켓워치·CNBC뉴스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이후 앵글로 아메리칸과 BHP빌리턴, 글렌코어, 리오틴토 등 대형 광산 기업을 추종하는 FTSE350광업지수는 186% 급등했다. 글로벌 성장세와 공급 제한이 맞물리면서 원자재 가격이 3년 만(블룸버그원자재지수)에 최고치로 상승,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덕분이다.

대규모 배당을 노린 투자금도 주가 상승에 한몫했다. 모간스탠리는 현재 원자재 가격이 유지된다면 광산업계가 작년 230억달러의 초과 현금을 창출한 데 이어 올해에도 210억달러의 초과 현금을 추가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FTSE350광업지수 추이 <자료=마켓워치>

원자재 가격 랠리에 4년 전 악몽 재현 우려

하지만 이같은 원자재주 랠리가 지속할 수 있을지 회의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지속하자 업체들이 과거처럼 대규모 설비 투자에 나설 것이란 예측에서다. 지난 2000년 원자재 호황 당시 광산업계는 중국의 막대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새 프로젝트와 인수합병에 9000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대규모 설비 투자를 통해 나온 공급량은 중국 경제가 둔화하기 시작하면서 공급 과잉을 초래했고, 이는 관련 원자재 가격을 끌어 내려 지난 2014~2015년 기업들의 수익성을 크게 악화시켰다. 이후 업계는 신규 프로젝트 중단과 부채 상환, 비용 절감에 나섰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업계가 시장 점유율 회복을 위해 과잉 지출에 나설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우려에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업계에서 과거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데다, 가격이 더 오르더라도 설비가 예전보다 크게 줄어 즉각 증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글렌코어는 신규 광산 프로젝트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반면, BHP빌리턴은 지난 2013년 200억달러가 넘었던 자본투자와 탐사비용을 작년 52억달러로 대폭 줄였다. 제프리스에 따르면 광산 업계 전체 설비 투자액은 최대치에 달했던 6년 전 1600억달러에서 작년 약 500억달러로 감소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원자재 주식이 더 오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수요가 둔화하더라도 중국의 공급 제한 정책이 가격 하단을 지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중국 정부는 환경 오염을 줄이고 비대해진 국영 기업의 수익성을 개선시키기 위해 철강과 알루미늄 생산에 제한을 가하고 있다. 중국의 광산 생산량 역시 타격을 입긴 마찬가지다.

이 같은 중국의 정책은 아연과 구리(전기동)뿐 아니라 알루미늄, 철광석 가격을 떠받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지난해 구리와 아연 가격은 각각 20%, 25% 올랐고, 발전용 석탄은 27% 뛰었다.

JP모간자산운용의 닐 그레그손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애널리스트들의 이익 추정치에 반영되면서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올해는 분석가들이 계속해서 순익 예상치를 상향 조정하는 한 해가 될 수 있다"고 FT에 말했다.

<자료=골드만삭스>

 ◆ 주가 저렴…원자재 선순환 고리 진입

최근 강력한 랠리를 펼쳐왔음에도 주가 수준도 아직 저렴한 편이다. RBC캐피탈마켓츠에 따르면 FTSE350광업지수의 기업가치(EV)는 상각전이익(EBITDA) 대비 6.5배에 거래되고 있다. MSCI전세계지수 10배에 비하면 크게 낮은 것이다.

퍼스트 스테이트 인베스트먼츠의 탈 롬니처 글로벌 리소시즈 부문 차장은 "경기 순환 업종인 만큼 이익에 변동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어느 정도의 할인은 타당하지만, 이는 너무 크다"고 말했다.

한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 2008년 이후로 지금처럼 원자재에 투자하기에 더 좋은 시기는 없었다며 원자재 시장이 '3R(리플레이션, 리레버리징, 리컨버전스)'로 불리는 긍정적인 순환 고리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작년 구리와 유가 등 대부분의 원자재 가격이 달러화 약세와 공급 제한 전 세계적인 경제 성장에 지지를 받았고, 이 덕분에 부채가 많았던 생산 업체가 악성 채무를 줄였다는 분석이다.

이에 은행의 재무 건전성이 개선됐고 이는 금융 여건이 완화되는 결과로 이어져 신흥시장에서 더 많은 신용 증가세가 일어날 수 있었다고 해석했다. 또 이는 신흥 시장의 성장세가 선진국 경제 성장을 따라 잡는 현상으로 이어졌는데, 이러한 현상은 다시 원자재 가격의 상승을 유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골드만삭스의 글로벌 원자재 리서치 책임자 제프리 커리는 "공급이 긍정적인 피드백 루프를 깨뜨리지 않는 한, 가격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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