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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앉은 국제유가, 전망은 '오리무중'

기사등록 : 2018-02-14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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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들 낙관론 선회하자 청산 나선 헤지펀드
미국 증산 경계감 속 가격 반등 가능성에 '무게'

[편집자] 이 기사는 2월 13일 오후 3시20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지난달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주요 투자은행(IB)들의 전망 수정이 잇따랐던 국제유가가 다시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어 가격 전망을 두고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 한 주 9.5% 떨어지고 브렌트유는 8.5%가 밀리며 2016년 초 이후 최악의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지난달 국제유가가 3년 1개월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직후 나타난 하락세로, 그간 회의론 일색이던 IB들이 석유 시장 전망치를 긍정적으로 조정한 상태라 더욱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물론 최근 매도 흐름은 석유시장 자체적인 요인에 주식시장 변동성, 달러 강세 등 외부적인 요인이 더해진 결과다. 하지만 예상보다 빠른 미국의 석유 생산 증가 속도는 장밋빛이던 유가 전망을 위협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헤지펀드들도 대거 유가 롱베팅 청산에 나서면서 시장 불안을 키우는 모양새다.

WTI 가격 1년 추이 <출처=블룸버그>

◆ IB들 회의론 막 뒤집었는데…

지난주 국제 유가 흐름은 오랜 기간 비관론을 견지했던 주요 해외 투자은행(IB)들이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직후 나타난 것이란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시대는 저물었다며 유가 약세를 점쳤던 골드만삭스는 브렌트유 6개월 전망치를 종전보다 30% 넘게 높인 82.50달러로 제시했다. 감산 및 글로벌 경기 호조에 따른 가격 반등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올해 공급 과잉 문제가 다시 불거질 것이라던 씨티그룹은 골드만삭스와 함께 원유 재고 물량 과잉 문제가 해소됐다는 진단을 내렸다.

JP모간은 올해 브렌트유 평균 가격 전망치를 작년 10월 제시했던 가격보다 50% 넘게 상향한 배럴당 70달러로 제시했다. 모간스탠리도 비관론을 접고 유가 반등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란 의견을 내놓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는 지난달 올해 브렌트유 평균 전망치를 배럴당 64달러로 종전의 56달러보다 높여 잡았다. 재고 물량이 투자자 예상보다 빨리 줄고 있어 원유 시장이 균형에 이르는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 청산 나선 헤지펀드…’미국’ 경계감 확산

가격 랠리와 긍정적인 IB 평가에도 불구하고 최근 헤지펀드들은 매수 베팅을 거둬들이며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2일(현지시각) 논평에서 유가 랠리가 뒤집히고 미국 생산 급증 소식이 나오면서 헤지펀드들이 역대 최대 수준이었던 매수 포지션을 청산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달 6일까지 일주일 동안 헤지펀드들은 순매수 포지션을 4100만 배럴 축소했으며, 최근 2주 동안 축소된 순매수 포지션은 총 6300만 배럴에 달한다. 앞서 5주 동안에는 순매수 포지션이 2억5800만 배럴 확대됐었다.

골드만삭스도 작년 중순 이후 유가가 50% 가까이 뛰었는데도 투자자들의 시선은 여전히 회의적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만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리서치 노트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미국 (석유) 생산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리지 않을 것이란 점을 투자자들이 신뢰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수요 전망이 더 견실하다 하더라도 공급 차원에서 성장세가 자발적으로 제한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12일 공개된 OPEC 월간 보고서에도 미국의 산유량 증가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보고서는 올해 비회원국의 산유량이 하루 140만 배럴씩 늘 것이라며 직전월 25만 배럴에서 상향 조정했다. 또 미국의 산유량이 하루 130만 배럴씩 증가할 것이라며 비회원국 산유량 증가세를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전문매체 시킹알파(Seeking Alpha)는 이번 OPEC 보고서가 미국의 생산 전망을 다소 과소평가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재고 전망이 여전히 강력해 유가를 짓누르기보다는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 유가, 반등 가능성에 ‘무게’

원유<사진=블룸버그>

석유 시장을 둘러싼 갖가지 전망에도 불구하고 매체들은 최근 주춤했던 유가 흐름이 랠리 반전 신호이기 보다는 일시적 조정에 불가할 것이란 데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헤지펀드 청산에 주목했던 로이터 통신은 헤지펀드 매수 포지션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지난해 6월 말 대비 순매수 포지션이 11억1200만 배럴이나 많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펀드메니저들의 매수 포지션이 매도 포지션을 계속해서 앞서고 있는 것은 그만큼 하방 리스크를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또 최근 헤지펀드들의 포지션 변화가 매도 포지션 확대가 아닌 매수 포지션 축소에 기인하는데 이는 가격 랠리에 따른 차익 실현 움직임 때문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은 지난 1월 23일 이후 석유 관련 매수 포지션을 7100만 배럴 줄였으며 같은 기간 매도 포지션은 800만 배럴 축소되는데 그쳤다.

CNBC는 헤지펀드 분석툴 ‘켄쇼’를 활용한 결과 과거 유가가 닷새 연속 하락해 주간 기준으로 5% 넘게 내렸을 때 미 원유 선물 가격은 2~3주 뒤에는 더 높게 반등하는 흐름을 보여왔다며, 지난주 하락 흐름 역시 이와 비슷한 패턴을 보여 앞으로 유가가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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