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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지금 만나러 갑니다' 손예진 "여전히 운명을 꿈꿔요"

기사등록 : 2018-03-1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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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장주연 기자] 그야말로 여왕의 귀환이다. 영화 ‘클래식’(2003), ‘내 머리 속의 지우개’(2004) 이후 줄곧 ‘충무로 멜로퀸’ 자리를 지켜온 배우 손예진(36)이 오랜만에 정통 멜로 영화로 극장가를 찾았다. 청순한 미모는 여전히 빛나고, 섬세한 감정 연기는 한껏 농익었다. 

손예진의 신작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14일 베일을 벗었다. 이치카와 타쿠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스크린에 옮긴 이 영화는 1년 후 비가 오는 날 다시 돌아오겠다는 믿기 힘든 약속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아내가 기억을 잃은 채 남편과 아들 앞에 다시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 극중 손예진은 기억을 잃고 돌아온 아내 수아를 열연했다.

“그동안 멜로 시나리오가 없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제 마음에 딱 와 닿는 작품이 없었죠. ‘클래식’ ‘내 머리 속의 지우개’과 결이 다른 감동을 보여주고 싶었고, 그러면서도 거기에 버금가는 작품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니까 더 쉽지 않았던 거죠. 원작은 아주 예전에 봤고, 시나리오 읽고 영화를 다시 찾아봤어요. 근데 구성은 같아도 각색이 많이 됐잖아요. 유머코드도 많아졌고 캐릭터도 다양해졌고. 그래서 그냥 영화를 덮고 해야겠다 싶었죠.”

수아를 연기하면서 손예진이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힘을 빼는 거였다. 최근 스크린에서 보여준 강렬하고 힘 있는 연기와 사뭇 간극이 있다. 

“비밀은 없다’(2015) ‘덕혜옹주’(2016)처럼 한 인물의 이야기에 집중해서 감정선을 따라가는 게 아니잖아요.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고, 그래서 수아의 감정이 세지 않아야 했죠. 한 발치 멀리 떨어진 느낌이랄까요. 오히려 뭘 더 보여주려고 하면 독이 됐을 거예요. 코믹한 장면도 억지로 웃기려 하지 않았죠. 전체적으로 힘을 좀 많이 뺐어요. 감정 과잉이나 너무 직접적인 표현도 피했고요. 절제되고 여백이 있어서 공감할 지점이 더 많았을 거예요.”

손예진과 멜로 이야기는 자연스레 ‘클래식’과 ‘내 머리 속의 지우개’로 이어졌다. 그러다 문득, 20대 초반 멜로 영화 속 손예진과 30대 중반 멜로 영화 속 손예진의 차이점이 궁금했다. 

“그때는 멋모르고 잘하고 싶다는 의지뿐이었죠. 물론 그때만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이 존재했고, 그래서 감사하고 소중해요. 하지만 생각해보면 늘 고군분투했고 예민했죠. 반면 이제는 내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어요. 배우가 오열한다고 관객이 슬프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됐고요. 첫사랑 이미지요?(웃음) 글쎄요. 멜로를 특히 좋아해 주는 건 느껴요. 감사하죠. 근데 전 종목이 있는 스포츠 선수가 아니잖아요. 그래서 스스로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으려 하죠.”

연기를 대하는 방법만 달라진 건 아니다. 그 시간 동안 ‘사랑’을 바라보는 손예진의 관점도 달라졌다. 특히 이번 작품은 그에게 ‘진짜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할 기회를 줬다. 무엇을 가장 먼저 느꼈냐는 질문에 그는 “진짜 사랑을 해보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장난스레 웃었다. 

“내가 한 사랑은 다 거짓이었다고(웃음) 생각했죠. 작은 거에도 ‘얜 왜 이래?’라고 불만을 품었던 게 다 진짜 사랑을 만나지 못해서 그런 거라고. 하하. 이 영화를 보면서 진짜 사랑은 그 존재만으로 힘이 돼 줄 수 있는 거라는 걸 느꼈죠.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도 그거고요. 물론 늘 그랬듯이 시간이 지나면 내가 생각하는 ‘진짜 사랑’의 의미는 달라질 거예요. 하지만 변하지 않는 건 아직도 운명 같은 사랑을 꿈꾸고 그 마음은 계속 가져가고 싶다는 거죠. 자꾸 이런 영화를 찍어서 현실 감각이 없는 걸까요?(웃음)”

다음 작품에서도 그의 멜로 연기는 이어질 예정이다. 차기작을 JTBC 새 멜로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로 확정한 것. 손예진의 5년 만에 안방극장 복귀작이자 ‘하얀 거탑’(2007) ‘밀회’(2014) 안판석 감독의 신작으로 오는 30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감독님과 꼭 한번 작업하고 싶기도 했고, 드라마가 억지스럽지 않아서 좋았어요. 30대 중반 여성이 직장생활을 통해 겪는 진짜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죠. 나이에도 딱 맞아서 공감이 많이 갔고요.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겠다 싶었죠. 멜로물 매력이요? 다들 ‘그놈의 사랑’이라고 하지만, 인류가 없어질 때까지 사랑은 반복되고 여전히 다른 방식으로 연주될 거예요. 떼려야 뗄 수 없는 게 사랑이고 그래서 공감하고 궁금하죠. 이게 제가 멜로를 찍으면서 또 다른 멜로를 찍고 싶어 하는 이유고요(웃음).”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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