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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개방 40년] 박수받으며 명퇴한 중화권 최대 재벌 리카싱

기사등록 : 2018-03-19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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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최고부자로 70년 중국 경제 발전 기여
경영승계 아들 빅터 리, 조용하고 대담한 사업가

[뉴스핌=황세원 기자] 홍콩 최고 부자이자 중국 개혁개방의 산증인, 리카싱(李嘉誠, 리자청) 청쿵그룹(長江實業集團) 회장이 오는 7월 90세 생일을 앞두고 은퇴를 선언했다. 중국인들은 지난 70여년간 중국의 경제 발전 및 개혁ㆍ개방에 기여한 리 회장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있다. 2018년 중국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아 은퇴를 앞둔 '중국 최고 기업가' 리카싱 회장의 70년간의 발자취를 되짚어본다. 

◆ 홍콩 최고 부자이자 중국 개혁개방의 산증인, 리카싱 회장 명예로운 은퇴

지난 16일 리 회장은 홍콩에서 열린 실적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5월 주주 총회에서 공식 은퇴하고 그룹 고문으로 남겠다”며 장남 빅터 리(李澤鉅, 53세) 부회장을 후계자로 지명했다. 향후 리 회장은 고문직과 더불어 자선 사업에 전념할 계획이다.

리 회장은 자산 354억 달러(약 38조 원)의 전 세계 24번째 부호다. 그는 부동산, 통신, 항만,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성공 신화를 창조했으며, 지난 70여 년간 중국 경제와 함께 성장한 만큼 ‘개혁개방 40년의 산 증인’으로도 불린다.

중국 광둥(廣東)성 차오저우(潮州)에서 태어난 리 회장은 12살 때 중일전쟁을 피해 홍콩으로 피란을 왔다. 이후 플라스틱 조화 제조업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부동산, 항만 등에 투자해 큰돈을 벌었다.

특히 1979년 영국계 항만기업 허치슨왐포아를 인수한 것은 ‘신의 한 수’였다. 홍콩 경제가 살아나고 아시아 물류 허브로 부상하면서 홍콩항의 물동량이 급증했고 허치슨왐포아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중국 본토 시장에 진출한 것은 1980년대 초반이다. 당시 중국에서는 덩샤오핑(鄧小平)의 진두지휘 아래 개혁개방 움직임이 본격화됐고, 리 회장은 중국 고위급 정치계 인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항만, 토지개발 등 국가 주요 사업에 투자해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당시 그는 상하이 컨테이너 터미널, 광저우-주하이 고속도로 건설 등 사업을 맡아 진행했으며, 이후 미디어, 호텔, 항만, 식료품점, 정유 사업 등 중국 본토 다양한 시장에 투자해 성공을 거뒀다.

16일 은퇴를 선언한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

최근 몇 년간 리 회장은 중국 내 자산을 해외로 이전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실제 2013년 8월 청쿵그룹은 광저우(廣州) 시청(西城) 광장을 매각했고, 같은 해 10월엔 상하이 둥팡후이징(上海東方匯經) 센터를 처분했다. 2016년 리 회장은 상하이 스지후이 광장(上海世紀滙廣場)을 싱가포르 부동산 회사에 매각했으며, 지난해에는 홍콩 센트럴 타워(Central Tower)를 전 세계 빌딩 거래 역사상 최고가인 51억5000만 달러(약 5조5200억 원)에 처분했다.

이와 동시에 그는 영국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 영국의 통신, 부동산, 에너지 산업 등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고 2015년에는 신규 법인을 모두 영국령인 케이맨 제도에 등록해 비판을 받았다.

16일 기자간담회에서도 리 회장이 자산을 해외로 이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그는 “사업가가 자산을 팔고 사들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며 “중국에서 발을 빼고 있다는 말은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까지도 홍콩 내 호텔 및 쇼핑센터를 매입, 임대 사업을 하고 있다. 그 외에도 허스키 에너지 천연가스 프로젝트를 포함해 중국 해안 지역에 400억 위안(약 6조7700억 원)을 투자하고 있다”며 자산 이전 비판을 전면 반박했다.

◆ 신중하면서도 대담한 사업가, ‘리틀 리카싱’ 빅터 리

리 회장의 후계자 리쩌쥐(李澤鉅, 빅터 리)에도 많은 관심이 쏠린다. 리카싱의 장남이자 올해 55세인 빅터 리는 1985년 청쿵그룹(長江集團)에 합류했다.

리 회장의 후계자, 빅터 리

빅터 리의 승계 작업은 몇 년 전부터 진행됐다. 2012년 리 회장은 차남 리처드 리가 보유하고 있던 청쿵홀딩스(長江實業) 지분을 빅터 리에게 넘겼다. 청쿵홀딩스는 ‘리카싱 제국’의 지주회사로 빅터 리는 지분 3분의 2를 확보하며 사실상 후계자 입지를 굳혔다. 당시 그는 자산이 8500억 홍콩달러(129조 원)까지 증가하며 리 회장 자산 규모를 뛰어넘었다.

빅터 리는 다소 조용한 성격 탓에 사업가 기질이 다분한 차남 리처드 리에게 후계자 자리를 위협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신중하면서도 대담한 사업가 기질을 발휘해 리 회장의 인정을 받았다. 1996년 그는 청쿵인프라(長江基建) 분할 상장을 주도해 애초 모집금액의 25배를 넘어선 초과청약금을 유치해 냈으며, 캐나다 정유회사 허스키에너지, 호주 전기회사 ETSA 등 해외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리카싱 제국’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원 기자 (mshwangs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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