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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노조 '쇠사슬 파업' 막고 임단협도 4년 이상해야

기사등록 : 2018-03-21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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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車 생태계]<下> 지나친 노조권한 보호... 미국, 일본, 독일은 회사의 재산권 보호
임단협 교섭기간도 4년으로 늘리고 노동유연성 확보해야

[ 뉴스핌=한기진 기자 ] “자동차생산설비는 수명이 다하는 ‘10년’ 마다 새것으로 교체한다. 현대자동차에서 가장 낡은 울산1공장도 코나를 만들려 2000억원이나 들여 새로 설비를 깔았다. 멕시코, 미국, 동유럽에 비해 낮은 노동 생산성을 노후 설비 탓으로 돌리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국내 모 자동차제조사 공장장은 국내 자동차회사들의 낮은 생산성은 노동문제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임단협에서 노조가 임금은 올리라고 하고 근로조건은 더욱 경직화시키는데 생산성 개선 제안을 한 적은 한번도 못 봤다”면서 “한국GM 위기로 불거진 저효율 고비용 구조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강성노조가 버티는 곳일수록 이 같은 문제가 더욱 심각했다. 현대차의 직원 1인당 생산대수는 2012년 32대에서 2017년 24대로 25%나 줄었고 기아차도 48대에서 43대로 10% 감소했다. 임금은 매년 5%씩 올라, 누적 30~40% 인상됐다.

그러나 노사문제가 심각하지 않은 르노삼성자동차는 56대에서 61대(2016년 기준)로 8% 늘었고, 현대차보다 150%, 기아차 대비 40%나 더 많이 생산한다. 르노삼성차의 부산공장 생산성은 르노닛산얼라이언스그룹의 전세계 46개 공장 중 8위로 최상위권이다. 반면 현대기아차의 국내 공장은 전세계 꼴찌로, 멕시코 공장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2011년 르노삼성차는 지금의 한국GM보다도 어려운 처지였지만, 노사가 협력적 관계를 구축하며 부활할 수 있었다. 노조는 2012년과 2013년에 임금동결과 생산목표 달성을 위한 긴급 특근요청 수용, 공정개선운동, 노사간 도시락 미팅, 무인운반차 도입에 협조했다. 또 임금경쟁력 확보를 위해 임금피크제 도입, 호봉제 폐지,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산입 제외에 합의했다. 

반대로 현대차 노조는 성과연봉제를 무산시키고 호봉제를 고집했고 업무성과나 징계와는 무관하게 매년 인상되도록 했다. 정기호봉승급을 할 때 현재 호봉표는 매년 1월에 2호봉씩 정기적으로 올리는데, 회사가 직원의 인사고과를 반영해 호봉승급에 차등을 둘 수 없다. 인사상 불이익을 감수하며 승진을 포기해도 고임금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임금구조도 인상만 가능토록 했다. 물가변동과 생산성 향상을 감안해 매년 1회(4월) 조정 실시하도록 했을 뿐, 동결이나 삭감 조항은 없다. 

르노삼성차의 사례에서 보듯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과 노동유연성 확보를 통한 안정된 임금구조와 생산성 향상만이, 자동차산업을 부흥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우선 노사단체협약 유효기간을 노조법상 2년 보다 늘려 미국처럼 협약 당사자가 합의로 정하거나 통상 4년으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잦은 임단협으로 1년마다 파업이 발생하는 등 교섭비용과 생산차질이 커서다. 또한 파업 조건도 미국 등 글로벌 스탠다드로 조합원 3분이2 이상의 동의로 해야지, 지금처럼 2분의 1만 동의로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현대차 노조는 60%가 조금 넘는 찬성표만으로도 파업을 매년 반복한다.

글로벌 스탠다드와는 달리 근로조건도 해고가 사실상 불가능한 데다 파업 시 대체근로도 쓸 수 없는 조건도 바꿔야 한다. 공장 간 물량 조정, 사업장 내 전환배치까지 노조와 합의해야 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최근 기아차가 엔진 부품 일부를 외주화하려 하자, 노조가 이유를 설명하라며 거부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노조가 공장을 점거해도 사용자의 사유재산 침해를 이유로 어떠한 조치도 할 수 없다. 미국, 독일 등은 경찰력을 동원해 노동자의 파업권만큼 사용자의 권리도 보호한다. 

김희성 강원대 교수는 “법제도 등이 노사간 교섭력균형을 확보해주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노사간의 상호존중과 신뢰를 방탕으로 한 협력적 노사관계가 구축된다”고 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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