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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만에 교무실까지 뚫은 방배초 인질범..경찰은 3분만에 진압 개시

기사등록 : 2018-04-0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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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배초, 학교 보안관 출입관리 부실로 범인 무사통과
경찰 대응은 성공적..신고 3분 후 현장도착·1시간만에 검거
경찰, 인질범 양씨 구속영장 청구.."인질강요 등 혐의"

[뉴스핌=이성웅 기자] 경찰이 지난 2일 서울 방배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인질극의 피의자 양모(2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학교 측의 안일한 출입관리가 사태의 빌리를 제공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3일 서울 방배경찰서는 방배초에서 4학년 여학생 A(10)양을 인질로 잡고 위협한 양씨에 대해 인질강요 및 특수건조물침입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다고 밝혔다.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초등학교에서 초등생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인 범인 양모씨(오른쪽 모자)가 이날 오후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방배경찰서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김범준 기자>

경찰 조사에 따르면 양씨는 전날 오전 11시39분께 방배초 정문을 통과해 불과 1분여 만에 교무실에서 학생을 인질로 붙잡고 "기자를 불러달라"며 주변을 위협했다.

교무실에 들어갈 때까지 양씨는 어떠한 제지도 받지 않았다. 사건에 휘말린 A양과 목격학생 5명에 대해선 심리치료도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2014년 교육부가 마련한 '학생보호 및 학교안전 표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일일방문증을 발급받으려면 관리대장을 작성 후 신분증을 제출해야 한다.

특히 신분확인 과정에서 교내 보안 등을 해칠 우려가 있거나 기타 학교관리 및 학생보호에 위해롭다고 인정되는 경우 출입증을 발급해선 안된다.

이번 사건의 경우 학교 측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는 이같은 교육부 지침사항을 전혀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같은 비판을 의식한듯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도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 대책을 밝혔다. 

조 교육감은 3일 기자들과 만나 "피해학생 가족이나 가슴을 쓸어내렸을 학부모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학교안전관리 시스템 확보를 위한 TF(테스크포스)를 구성해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교 출입자에 대한 신분 확인은 지금이라도 철저히 되도록 하겠다"며 "더 엄정하게 가면 사전방문 예약제 등으로 가야할 것 같은데 이 부분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경찰의 현장대응은 성공적으로 수행됐다는 평가다.

2일 인질극이 벌어진 서울 서초구 방배초등학교에 경찰차량이 들어선 후 교문이 닫히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학교 보안관이 인질극이 벌어졌다고 최초로 신고했던 시각은 오전 11시47분이었다. 이윽고 방배경찰서 이수파출소 대원들이 도착한 시각은 불과 3분만인 11시50분이었다. 경찰청이 현장대응시간 최단 기준으로 잡은 5분보다도 빠른 셈이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은 범인 양씨를 상대로 "집이 어디냐. 군대는 어디 나왔냐" 등 질문을 지속적으로 던지며 양씨를 안심시켰고, 담배를 권하기도 했다.

또 인질극이 벌어진 지 40분만인 12시 20분께 양씨에게 붙잡힌 A(10)양의 안전을 우려해 양씨와 협상하고 물을 건네줬다.

이어 12시33분경엔 A양이 식사가 아직이라는 이유를 들어 빵과 우유를 가져다 주면서 지속적으로 빈틈을 노렸다.

경찰이 빵 포장지를 뜯어주고, 종이컵에 우유를 따라주는 사이 양씨는 한순간 흉기를 책상 위에 내려놨다. 이를 놓치지 않은 경찰은 양씨로부터 흉기를 떨어뜨려 놓은 뒤 양씨를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이 시간이 12시 43분이다.

지난 2015년 경기도 안산에서 발생한 인질극에서 신고접수부터 검거까지 5시간이 걸리며 10대 소녀가 목숨을 잃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신미애 방배초 교장은 "학교 보안관이 범인을 졸업생으로 보고, 범인에 대해서만 출입 일지도 적지 않고, 신분증도 받지 않았다"라며 "보안관이 이에 대해 실수라고 인정했다"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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