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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발목 잡힌 유통업계, '이중고' 몸살

기사등록 : 2018-05-0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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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체 연평균 매출액 증가율 10년 새 10%p 감소
신세계, 롯데 등 업체 신규 출점 난항...벼랑 끝 위기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유통산업발전법과 상생법 등 각종 규제와 장기 불황에 따른 소비침체 등 이중고에 유통업계가 시름하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통업체들이 잇달아 신규 출점에 난항을 겪거나 이미 개점한 점포도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 허물어지고 표류하는 경제 활성화와 상생 노력

지난달 27일 전북 군산에 문을 연 ‘롯데몰 군산점’은 개점 나흘 만에 영업을 정지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롯데쇼핑은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소상공인협회와 상생방안에 합의했지만 중기부가 상생법을 근거로 또 다른 소상공인 3개 조합과 합의할 것을 명령했기 때문이다.

앞서 롯데쇼핑은 2016년 군산지역 소상공인협회와 상생방안에 합의해 1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하고, 650여명의 지역 주민을 채용했다.

최근 신세계그룹이 1조원을 투입해 만들려던 하남 온라인센터 계획도 좌초 위기에 놓였다. 하남시에 건립 예정이었던 온라인 전용물류센터는 정 부회장이 적극 추진해온 사업이다. 정 부회장은 “하남에 아마존을 능가하는 온라인 센터를 구상 중"이라며 "30층 아파트 높이로 지역 랜드마크가 될 건물을 짓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이마트는 최근 LH로부터 미사지구 자족8-3·4·5·6 4개 블록(총 2만1422㎡)을 972억200만원에 낙찰받았고 부지 계약 체결을 앞둔 상황이었다.

하지만 해당 부지 인근 지역 주민들의 반대 여론이 거세지면서 물류센터 건립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은 물류센터가 들어서면 교통체증 뿐 아니라 주변 환경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롯데복합쇼핑몰 사업도 5년째 표류 중이다. 롯데그룹은 2013년 서울시로부터 DMC역 인근 부지 2만644㎡를 1972억원에 매입했지만 상인들의 반발에 부딪혀 인허가도 받지 못한 상황이다.

지역 상인 및 지자체와 갈등으로 백화점 건립이 무산된 사례도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2015년부터 추진해온 경기 부천 상동 영상복합단지 백화점 건립 사업을 아예 철회했다.

당초 신세계는 이 부지에 백화점, 마트 등을 하나로 묶은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를 짓는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하지만 인근 상인들과 정치권의 반대로 계획을 수정, 개발 면적을 절반으로 줄이고 상인들과 품목이 거의 겹치지 않는 백화점만 넣기로 계획을 변경해 재추진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2일 오후 방문한 롯데몰 군산점 1층 패션잡화 매장 <사진=박준호 기자>

◆ 과도한 규제에 유통산업 경쟁력 매년 하락세

이처럼 유통업체들의 신규출점이 잇달아 난항을 겪는데다 의무휴업 등 규제가 강화되면서 유통산업 경쟁력도 갈수록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통계청 기업활동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2007∼2016년 유통기업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대형마트 의무휴업 등 규제가 시작된 2012년을 기점으로 유통업체 성장성과 수익성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등 규제가 시작되기 전인 2007년부터 2011년 유통업체 연평균 매출액은 3.7% 증가했지만 이후 2012년부터 2016년까지는 연평균 2.4%씩 떨어졌다.

유통업체 연평균 매출액 증가율도 2007∼2011년 12.1%에서 2012∼2016년 1.8%로 둔화했다. 이는 약 10년 동안 무려 10%p 감소한 수치다.

한경연 측은 대규모점포 규제 강화 이후 유통업체 수익성도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2007∼2011년 7.6%였던 유통업체 연평균 순이익(법인세 차감 전) 증가율은 규제강화 이후인 2012∼2016년 연평균 -6.4%로 역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유통업계가 서비스업 특성 상 일자리 창출에 상당한 역할을 해왔지만 유통업체들이 성장 정체에 놓이면서 고용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5년간 일자리 창출 상위 5개사 중 3개 업체가 유통기업으로 특히 신규 점포를 출점하면 상당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백화점의 경우 약 1600명, 대형마트 약 180명, 복합쇼핑몰 약 580명 등 고용 유발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영업시간 단축 규제와 신규출점에 대한 규제가 동시에 적용 될 경우 한해 최소 9836개~3만5706개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한경연은 “같은 비교 대상 기간 중 서비스업 매출액 증가율이 연평균 10.8%에서 3.8%로 둔화하고 업체당 매출액 증가율은 4.9%에서 1.1%로 낮아졌음을 고려하면, 유통산업의 성장세 약화는 상대적으로 과도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hj0308@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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