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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CIO] 이도윤 경찰공제회 “어려워진 채권? 장기투자 기관엔 되레 기회"

기사등록 : 2018-06-1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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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투자 관점에선 고이자율 채권 매수 기회"
"연기금 사회적 책임 중시...철저한 분석력 필수"
경찰공제회 첫 민간출신 CIO...직원들에 해외투자 노하우 전수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채권, 걱정되죠. 미국이 금리를 2번 더 올리면 금리차가 100bp로 벌어지니 한은도 고민이 깊을 겁니다. 우리도 금리를 조금 올리지 않을까 싶은데, 채권 투자하는 입장에서 채권가격이 빠지면 운용사 고민이 커집니다. 하지만 보험사는 금리가 올라가는 걸 좋아하기도 합니다. 장기 관점에선 고이자율 채권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죠. 경찰공제회도 장기 관점에서 투자하는 기관이죠.”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도윤 경찰공제회 금융투자이사 2018.06.14 leehs@newspim.com

미국 FOMC가 금리를 추가로 올린 뒤 채권 투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펀드매니저들 사이에선 ‘채권의 챌린지 시대’가 왔다는 말도 나온다. 운용자산의 40%가 채권인 경찰공제회의 이도윤 금융투자이사(CIO)는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이를 오히려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도윤 CIO는 자타공인 정통 ‘채권맨’으로 경찰공제회가 자산운용업계에서 ‘모셔온’ 첫 민간 CIO다.  

이도윤 CIO는 “채권 장기투자 관점에서 증권사의 트레이딩과 달리 우리는 금리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바이 앤 홀드(buy ann hold)’ 방식으로 운용한다”며 “공제회도 단기 평가액 줄었다고 쉽게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고이자율 채권을 담을 수 있는 기회로도 활용한다”고 강조했다.

2017년말 기준 경찰공제회의 총 운용자산은 2조2965억원 규모다. 이 중 대체투자가 52.2%로 가장 많고 채권 37.3%, 주식이 6.6% 수준이다. 다른 기관에 비해 주식 비중이 낮고 채권 비중이 높다.

보수적인 경찰 조직 특성상 주식 투자에 대해 다소 보수적이어서 정관상 주식투자 비중을 10% 미만으로 정해뒀다고 한다. 지난해 총 수익률은 7.3%. 주식이 잘 됐던 해에 주식 비중이 낮았음에도 대체투자에서 9.2%, 채권에서 4.2%라는 성과를 냈다.

이 CIO는 해외투자 중요성도 수차례 강조했다. 든든한 투자처를 넓힐 수 있어서다. 지난해 경찰공제회의 국내와 해외 투자 비중은 각각 64.4%, 25.6%였다. 그는 “해외 대체투자와 해외 채권 모두 비중을 늘리려 한다”며 “우리나라는 자금은 많은데 투자처가 적어 리스크 대비 수익률이 그리 높지 않음에도 과도한 경쟁이 발생해 여기서 싸우기보다 넓은 곳에서 좋은 투자처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원들의 식견을 넓히는데도 주력하고 있다. CIO 취임 후 직원 해외연수 경험과 비용을 10배 가까이 늘렸고, 직접 물건을 보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전수하고 있다. 경찰공제회가 민간 전문가 영입 효과를 제대로 보고 있는 셈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도윤 경찰공제회 금융투자이사 2018.06.14 leehs@newspim.com

이 CIO는 “공제회 현실이 대형운용사만큼 리서치 자원이나 운용력이 풍부하진 못하다”며 “해외투자를 하겠다고 하지만 경험이 없어 내실있는 심사 능력이 다소 미흡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에 “오자마자 해외연수 기회를 확대했고 젊은 팀원들을 중심으로 매주 아이디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며 “1년 반 동안 꾸준히 실제 상품을 두고 논의하다 보니 직원들 모두 운용사가 가져오는 딜의 가치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강조되고 있는 연기금의 사회적 역할론에 대해서도 공익적 역할을 중시했다. 다만 정확한 기업 분석 능력이 전제돼야 한다고 했다.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는 좋은데,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진짜로 분석할 수 있는 인력이 돼야 한다. 연기금은 대주주인 경우가 많아 모든 기업을 좌지우지 할 수 있어 그에 따른 병폐도 있을 것이기 때문에 절대로 남용되지 않아야 한다.”

그러면서 경찰공제회는 해당 기업이 사회적으로 '괜찮은' 기업인지를 판단한다고 했다. 이 CIO는 “주식의 경우 개별 종목을 거의 하지 않고 운용사 위탁이나 ETF를 활용하기 때문에 의결권을 행사할 일이 많진 않다”며 “다만 이 기업이 사회적으로 괜찮은 기업인지 아닌지는 판단하고 있으며 사회통념 등도 고려사항”이라고 덧붙였다.

이도윤 CIO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와 미국 코넬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았다. 자타공인 채권전문가인 그는 한국투자신탁운용 채권운용팀에서 10년 넘게 근무했다. 이후 삼성자산운용으로 옮겨 채권운용본부장을 역임한 뒤 지난 2016년 10월부터 경찰공제회에 몸담고 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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